<다시 쓰는 맑스주의 사상사>


/ 네그리


팀 버너스리는 월드 와이드 웹 www의 설계자이다.
그는 월드 와이드 웹에 저작권을 걸어서 돈벌이 수단으로 삼지 않고, 이 기술을 자유롭게 쓰도록 세상에 공개했다.

리누즈 토르발즈가 개발한 리눅스 또한 공유 정신의 결정판이다. 리눅스는 소스 코드를 공개(오픈 소스)하여 누구든지 공유하고 수정/재배포할 수 있도록 한 컴퓨터 운영 체제이다. - P492

인터넷을 만들고자 한 기획은 ‘핵전쟁에도 파괴되지 않을 통신망의 구축’이라는 ‘제국’의 프로젝트였지만 이를 실현한 세력은 ‘지식은 우리 모두의 것으로 공유할수록 풍부해진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집합 지성을 발현한 *’다중’이었다. - P493

제롬 글렌 같은 미래학자들은 멀지 않은 미래에 자본주의가 소멸하고
오픈 소스로 자신의 지식이나 기술을 내놓게 되는 공유 사회, 혹은 무소유주의 non-ownership 사회, 직접민주주의 사회가 올 것이라고 전망한다.

네그리는 맑스가 그 전모를 예측할 수 없었던 오늘날의 *정보화 사회 속에서 *노동과 지식, 그리고 *착취와 해방의 양상이 *바뀐 것에 주목했다. - P493

네그리는 맑스주의가 *발전에 대한 과학적 법칙을 가진 역사철학,
자본주의적 생산방식 비판의 기초이자 공산주의 혁명의 전제인 *노동가치론, *국가사멸론과 이와 연관된 법치국가의 거부 및 주체권론의 거부‘라면 자신은 맑스주의자가 아니라고 단언한다.

네그리는 다음과 같은 의미에서 자신을 맑스주의자라고 말한다.
① 비목적론적인 계급투쟁론의 구축,
② 가치 법칙 붕괴 후 새로운 가치화 분석,
③주권 개념의 재구성‘을 추구하며 맑스주의를 잇는다고 말한다. - P494

네그리는 맑스가 사용했던 범주에서 이탈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맑스의 범주들을 완성하기 위해서 맑스를 *능동적으로, *비판적으로 독해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네그리는 맑스가 파악한 것과 달리 *탈근대의
*‘노동은 *인지적 활동으로 변했다‘는 것, 그런데도 여전히 맑스가 말한 대로 *노동은 *‘착취되는 노동‘이라는 점에 주목하기에 자신이 *맑스의 후예라고 당당히 말한다. - P494

*목적론적인 *계급투쟁론은 역사를 하나의 스토리로 엮으면서 혁명 이후에 도달할 유토피아로서의 공산주의 사회를 상정하는 사고방식이다.

이 틀에서 근대를 바라보면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산업 혁명에 기반하며, 계급이 하나의 *객관적 실재로서 부르주아지와 프롤레타리아트로 적대하고 있다.

정치경제학의 *가치형태론에서 출발해 *국가 권력의 장악을 사고하는 *상향식 방법을 사용했고, *당과 노조, 그리고 *평의회를 조직하여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하는 것에서 대안을 찾았다. - P495

반면 네그리는 *‘제국‘ 대 *‘다중‘의 대립을 제기한다.

*‘제국‘은 은유적인 표현이 아니라 *하나의 개념으로서, *경계가 없는, *전체 문명 세계를 지배하는 전 지구적 질서"라고 규정한다.

*사회에 샅샅이 스며서 *인간의 *상호 작용뿐 아니라 *인간 본성까지 *지배하려 드는 *삶 권력이다.

*제국은 바깥이 없다. 따라서 제국의 안에서 새로운 사회를 창조하려는 전망은 유토피아가 아니라 *‘디스토피아‘라고 말한다.

디스토피아‘라고 하면 인류가 현재의 과오로 인해 도달할 최악의사회 상태로 이해되지만, 네그리의 *디스토피아란 *탈유토피아‘, 즉 *‘인류가 도달해야 할 이상향으로서 유토피아를 그리지 않은 채 창안한 사회 상태‘를 뜻한다. - P495

곧 역사는 비목적론적이라는 것이다. 네그리는 ‘디스토피아‘라는 말로써 *‘역사적필연’,* 역사 법칙‘ 이라는 말을 내세워 **주체의 역능을 **평가절하하는 주장들에 **종지부를 찍고자 했다.

*미래는 *다중의 **창의적인 감행 속에서 *창조되는 것이지 *사전에 *기획된 *밑그림의 *결과물이 **아니다. 바로 이것이 네그리가 스피노자의 유물론을 받아들인 결론이다. - P495

***혁신을 욕망하며 *다른 삶을 살기를 감행하는 **주체들의 *역능이 *조율되어 *함께 울리는 상태가 곧 **공동체라고 보았다.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초월적 주체는 없다.
**창조적이고 전복적인 주체들이 *욕망한 **우연적 행위의 결과를 *세계는 우리에게 반드시 *허용한다.

그어떤 초월적 원리에 의해서가 아니라 *내재적 필연성으로 역사는 진행되어간다. - P496

흔히 우리가 꿈꾸는 **민주주의나 **코뮤니즘은 *서로가 *서로에 대해 **맺는 **관계의 방식이지 **어떤 상태에 대한 **명칭이 아니라는 것이 네그리 사상의 핵심이다.

*민주주의 혹은 *코뮤니즘은 *‘미래에 올 어떤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 속에 있고 *우리를 통해 표현된다.

**민주주의는 **‘영원한 되기(영원한 생성)‘이다. *우리가 욕망하고 *변형한다면 **언제든 **변혁되는 **현재이다. - P496

이 탈유토피아적 역사, 즉 *비목적론적 역사를 일굴 *주체가 *다중이다.

**다중은 민중people, 대중mass, 노동자계급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민중은 *주권의 담지자라는 *통일성으로 *인위적으로 묶인 개념이고,

**대중은 모든 **차이가 *제거된 **획일적인 개념이며,

**노동자계급은 빈민,
가내 노동자들, 실업자들을 *배제하는 개념이다.

반면 **다중은 *개방적이고 *포함적인 개념으로 *다양한 문화, 인종, 성별, 성적지향, 세계관 등의 **특이한 **차이들의 **다양체이다.

**미래에 올 민주주의, 코뮤니즘이라는 이름으로 *특이성의 차이들을 *억누르고 *지우려 한다면 그것은 이미 *민주주의, *코뮤니즘이 아닌 것이다. - P496

다중》은 《제국》의 제2권에 해당하는 저서이며, 《제국》이 자본의 권력에 주목했다면 *다중은 이를 *벗어나려는 *저항을 구상한 저서이다.

네그리는 다중》에서 **‘집합 지성‘에 주목한다. *지성은 근본적으로 *소통적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이 *소통하는 이유는 그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여럿이지만 **차이를 담지하고 있는 *‘다중‘은 스피노자에게서 길어낸 개념이다.

**다중은 집단이되, *명령하는 두뇌와 그에 *복종하는 사지처럼 **‘명령-복종‘의 유기적 전체가 아니라, **동일성으로 **환원될 수 없는 **차이를 가지고 자신의 **주체적인 욕망과 주장들을 결집해나가는 *무리이다. - P497

네그리는 맑스의 계급 개념, 즉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과 노동의 분할에 의해, 부를 생산하면서 재산을 소유한 유산자와 그렇지못한 무산자로 분할되어 있다는 것을 긍정한다. 그러면서 *자유주의자의 *계층 개념, 즉 *경제적 차이뿐만 아니라 *인종, 민족, 지리, 젠더,
섹슈얼리티 등 **다양한 요인들의 *차이에 기초한 *무수한 수의 계층이 있다는 것 또한 *인정한다.

여기에서 네그리가 제안하는 개념이 다중개념이다. 다중은 **환원 불가능한 **다양성이면서도 **함께 **정치적 기획을 할 수 있는 **공통의 조건을 가진 자들이다. 다중은 주어진 조건이같은 일정 부류의 지시 대상이 아니라, 서로 정치적 기획을 할 수 있는 역능을 가진, 그리고 그 역능을 발휘하면서 비로소 주체성을 형성하는 집합이다. - P497

다중은단지 투쟁을 통해서 무언가를 *항의하는 것만이 아니라 **새로운 것을 *창안하고 공유한다는 것이다. - P498

*산업사회 시기까지, 즉 *1960년까지 산업 노동에 헤게모니가 있었다.

그런데 **서비스와 정보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산업 노동의 헤게모니는 저물고, **비물질 노동 immaterial labor의 헤게모니가 출현한다.

1. 정보와 상징을 처리하는 노동
2. 상징 분석 노동
3. 정동적 노동 affective labor

상징 분석 노동이나 정동적 노동은 이 노동으로 생산된 생산품을 만질 수 없다, 즉 안심, 행복, 만족, 흥분, 정열을 만질 수 없다는 의미에서 ‘비물질적’이다.

**노동의 본성이 변한 만큼 *탈근대 사회의 착취 양상도 바뀌었다는 것이 네그리 주장의 핵심이다. - P499

생산적 노동의 헤게모니가 비물질적 노동으로 옮아간 탈근대 자본주의 - P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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