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코와는 다른 방향에서 혁명의 와중에 탄생하여 소비된 책, *들뢰즈와 과타리가 *1972년에 함께 쓴 *『안티오이디푸스는 *68혁명이 드러낸 *현상들을 *철학적으로 *해석하는 데 온전히 바쳐진 작품이라는 점에서 *68의 직접적 결과물이라 할 수 있으며 그 유례없는 성공은 이 책의 현실적 영향력을 증명하고 있다.
- P17
<무의식을 생산하라: 들뢰즈의 정치철학」(김재인)은 바로 이 책이 나타난 배경과 의미를 들뢰즈의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
이 글에 따르면 이 책은 단지 *정치철학으로만 이해될 수 없으며 무엇보다 *존재론과 *실천철학을 *결합하려는 시도이다.
**혁명의 시대에 **인식의 문제는 **존재의 문제로 *탈바꿈한다.
**실천의 문제는 *인간과 *세계의 *존재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요청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사르트르의 *자유의 철학과 *구조주의라는 *양자택일에서 벗어나 **비인간주의 존재론에서 출발하여 *실천철학에 이르는 지난한 과정을 보여준다.
68혁명의 분출과 좌절이 보여준 의문은 *스피노자와 라이히가 제기한 **"인간들의 자기 예속의 욕망"을 해명하는 것과 관련된다.
들뢰즈와 과타리는 *맑스를 *재소환하여 *자본주의의 본성을 해명하는 동시에 *정신분석학에 여전히 내재하는 *인간주의를 제거하여 *욕망의 작동 방식을 밝히고 *무의식에 관한 새로운 철학을 구성하고자 한다.
*해결책은 *거시적 차원의 *변화와 *해방에 있지 않다. *예속으로부터의 *도주는 *자본주의와 *정신분석이 *코드화한 *홈 패인 *공간을 넘어서는 것이다.
결국 *혁명은 *거대한 투쟁이 아니라 **미시적 차원의 행동에서 *출발해야 하고 무엇보다 **생각의 상을 바꾸는 것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 P18
마지막으로 68혁명을 단지 경험하고 사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와 *더불어 탄생하고 *성장한 철학자 바디우의 경우는 어떠한가?
「바디우와 ‘붉은 시대: ‘비제도적 정치‘와 ‘파괴‘ 개념을 중심으로」(장태순)는 바디우의 철학적 여정을 68혁명과의 관계 속에서 두 가지로 고찰하고 있다.
하나는 *‘비제도적 정치‘에 대한 *정치적 사유이며, 다른 하나는 *‘파괴‘라는 개념을 둘러싼 *존재론적 사유이다. 68년에 31세였던 바디우는 이 시기에 산발적인 기고문 외에는 아직 자신의 저서를 출간하지 않은 신참내기 철학자이자 통일사회당의 창립 멤버였지만 혁명을 계기로 이전의 정치적 입장으로부터 급선회하여 *마오주의자로 전향한다. - P19
*"붉은 시대 (les années rouges)" 라 불리는 이후의 10여 년은 철학자 알랭 바디우의 사유에서 결정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이 글에 의하면 "바디우에게 **진리란 *주어진 상황을 변화시키는 *유일한 길이며, *모든 진리는 *어떤 사건을 통해서만 시작될 수 있지만, *모든 사건이 *진리를 낳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68혁명은 명백히 바디우의 철학적 사건 개념의 한 예이고 *그것이 생성한 *정치적 진리는 ‘*비제도적 정치‘이다.
이 주제는 *정당을 대체하는 **새로운 정치조직의 형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 할 수 있다.
다른 한편 *정치적 혁명과 관련한 *존재론적 개념은 *파괴의 개념이다. 붉은 시대에 바디우는 *변화의 주체가 *기존 질서를 파괴하는 것을 *라캉의 *결여 개념과 결합하여 *정당화하지만 나중에 *수학적 존재론에 기초한 『존재와 사건』(1988)에서는 이를 *부정한다.
그러나 이로부터 18년 후 *존재론이 아니라 *현상학을 다루는 『세계의 논리』(2006)에서는 *파괴의 개념을 재소환함으로써 *마지막 마오주의자라는 호칭에 걸맞게 초기의 신념에 충실함을 보여준다.
"변화된 세계에 맞추어 68혁명의 정신을 개조하는 작업에 성공한 철학자이며, 변절하지 않은 몇 안 되는 늙은 투사, 이것이 이 글이 그리는 바디우의 초상이다. - P19
삐에르 부르디외(Pierre Bourdieu)는 저서 『호모 아카데미쿠스』에서 *다양하게 *잠재된 **위기의 동시화(synchronization, ‘공시화)를 거치며 *혁신적인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는 **‘결정적 사건(événement critique)을 말한다.
그에 따르면 *모든 *역사적인 사건이 *‘결정적 사건‘으로 *전화되지는 않는다.
*이질적인 *사회 주체들의 *경험과 인식을 *동시화함으로써 *다양한 *사회적 장(champ)에 포진된 *잠재적 위기를 서로 *중첩시키는 사건들만 **‘결정적 사건‘으로 자리매김한다.
나아가 *결정적 사건은 *일상이나 *관습 및 *통상적인 *시대 인식과의 **단절을 야기해 *개인이나 *집단의 *입장 표명을 이끌어내고 종국적으로 *기대와 요구를 불어넣는다.
*독일과 프랑스는 공히 68의 결정적 전환점이 되는 *사건을 경험한다. 그리고 프랑스 대학생이 독일 연대를 조직하여 양국의 사건들 사이에서 일정한 매개 역할을 수행한다. - P29
세계사에서도 유례가 없는 파업이었다. 이제 상황은 **‘결정적 사건‘을 지나 **‘결정적 순간‘으로 진입한다. 부르디외는 이렇게 쓴다.
"**결정적 순간이란 *단순한 과거 내지 *과거에 기댄 *미래의 *단순한 지속이라는 *통상적 시간 경험과 *단절되어 *모든 것이 *가능한 (혹은 그렇게 보이는) *시점이자, *미래가 정말로 **우연성의 지배를 받아 *앞으로의 일이 진정으로 *결정되어 있지 *않으며, *예상되거나 *예상할 수 있는 *결과 없이 *순간이 정말 순간 그 자체로 일시 정지 상태에 있는 그런 시점이다(Bourdieu, 1988: 287)."
프랑스를 뒤흔든 ‘결정적 순간‘의 정점에서 *‘자주 관리 (autoges tion)‘라는 구호가 솟아오른다. 신좌파 성향이 강한 프랑스민주노동동맹 (CFDT)‘이 5월 중순에 처음 내건 이 슬로건은 다소 모호하고 열려 있는 표현이지만, 반위계적이고 반권위주의적인 내용을 담고 있기에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단결시킬 수 있었다.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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