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대의 예배당 기차>
우선 모든 역의 정면 외벽에 대형 시계를 붙였다. 시계가 기차역의 필수품이 된 것은, 기술자들을 비롯해 철도 산업 종사자 모두에게 정확한 시간은 **종교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도 ‘정각 두 시‘라는 말을 쓰지 않던 당시에 기차시간표는 최초로 **절대적인 시간을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시켰다.
정각 두 시에 출발하는 기차는 정확히 두 시에 출발했고, 단 일 분만 늦어도 기차를 놓치고 말았기 때문이다.
**해를 보고 대충 시간을 말하는 게 다반사였던 시절, 전국 방방곡곡 역에 빠짐없이 내걸린 대형 시계는 곧 기차역의 상징물이 되었다. - P128
1837년 프랑스 최초의 기차 노선 개통식은 당시 파리 시민들 사이에서 최고의 화젯거리였다. 그날 2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인 파리의 광장은 전례 없는 열기와 흥분으로 들끓었다.
당시 증기기관 열차의 속도는 대략 시속 16킬로미로터. 당시 사람들에게는 지상에서 가장 빠른 기계였다.
마침내 기차가 지옥에서 뿜어내는 듯한 하얀 연기를 공중으로 쏘아 올리면서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자기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거대한 쇳덩어리는 살아 있는 짐승처럼 으르렁대더니 엄청난 속도로 눈앞에서 사라져갔다. 그자리에 있던 모든 이들이 충격에 *고함을 지르고, *발을 구르고, *펄쩍펄쩍 뛰기까지 했다. 너무 놀라 *실신한 사람들까지 속출하면서 경관들은 이들을 역 바깥으로 실어 나르기에 바빴다. - P108
기차역을 설계한 기술자들에게 역이란, 신문물의 예찬자였던 테오필 고티에의 말처럼 **"과학이라는 그들의 종교를 위한 신전이자 예배당"이었다.
신전이라면 의당 방문객들에게 압도적인 위엄과 영혼이 고양되는 느낌을 함께 선사해야 한다.
그래서 그들은 로마의 판테온 신전, 피렌체의 피티 궁, 독일의 쾰른 대성당 같은 중세 시대의 웅장한 건축물들을 모델로 삼아 기차역의 중앙홀을 디자인했다.
여행객들에게 여기에서 무언가 중요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을 불어넣기에 이보다 효과적인 설계는 있을 수 없었다. - P133
<6장 만국 박람회>
19세기 사람들에게 과학과 발명은, 고장난 컴퓨터를 앞에 두고 망연자실하는 현대인이 생각하듯 멀고 어렵고 복잡한 전문 분야가 아니라 당장 *내일의 생활을 윤택하게 바꿔줄 수 있는 *희망이었다.
아버지 시대에는 *듣도 보도 못한 것들이 아들의 시대에는 *당연하고도 평범한 것들로 변하는 *속도와 변화의시대를 살았던 19세기 사람들에게 만국박람회의주역은 발명품 하나하나가 아니었다.
**우리는 찬란한 오늘을 살고 있으며 더 나은 내일을 살 것이라는 발전에 대한 **믿음과 낙관이었다. -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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