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만나는 사상가들>
/ 고든 리빙스턴
"우리가 *무언가를 할 수 있으려면 먼저 그것을 **상상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은 어렵지 않게 들리지만,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행동과 생각을 제대로 연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생각만 하고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죠."
여기에는 현대의학과 광고 산업, 그리고 돈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물질만능주의의 탓이 크다고 한다. *기분을 좋게 해주는 약, *성형수술, *소비를 통한 **신분상승을 부추기는 광고 따위가 **행복은 구매가능하다는 **환상을 심어준다는 거다. 또한 "사람들은 주로 **생각, 바림, 의도가 생긴 것을 **변화로 **착각" 한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말을 지나치게 중시하고 있습니다. 나는 종종 사람들에게 그들이 *말하고 *원하는 것과 실제로 *행동하는 게 맞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면 그들은 깜짝 놀라면서 때로 *화를 내기도 합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차라리 그들이 보여주는 **행동에 관심을 기울이는 편입니다."
리빙스턴은 *생각이나 말만으로는 달라질 게 아무것도 없기에 *실제 행동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요인 세 가지로는 *일과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기대감을 꼽는다. 그가 내담자에게 던지는, **"그 사람을 위해서 대신 총을 맞을 수 있겠습니까?"라는 유도질문은 성경 말씀을 떠올린다. "사람이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요한 15:13)
리빙스턴의 부연 설명이랄까. "대개의 경우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구해내고 싶은 사람은이 세상에서 단 몇 명밖에 되지 않습니다. 먼저 자녀들이 있을 것이고 배우자나 연인을 포함시킬 수도 있을겁니다."
독자는 리빙스턴의 슬픈 개인사에 압도되는 것과 동시에 연민의 정을 느낀다. 그는 1년 남짓한 기간에 아들 둘을 잃었다. 더구나 큰아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우울증이 있던 젊은 여자가 병원에 입원하기로 한날 자살하자 그는 그의 **오만함을 자각한다.
**절망한 사람의 생명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던 *환상이 그날로날아가 버린 것입니다."
28쪽
심지어 진료과정의 민감한 사안을 발설하는 것에도 주저함이 없다.
"누군가 나에게 처음 상담을 받으러 오면, **나는 그 사람이 마음에 드는지, 또는 마음에 들게 될 것인지 나 자신에게 묻습니다. 만일 어떤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게 몹시 지루하거나 화가 난다면, 나는 *정중하게 다른 의사를 찾아가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합니다. **
내담자를 마음속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상담을 제대로 진행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상담을 진행하는 중에도 내담자를 위해 끌어올리고 있는 내 안의 **에너지와 **희망이 줄어들면서 그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면 차라리 *상담을 중단합니다.
그 밖에도 내 부모나 나를 괴롭혔던 어떤 사람, 혹은 사춘기에 실연의 상처를 주었던 한 소녀를 **생생하게 떠오르게 만드는 내담자와의 *상담도 피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변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사람과 계속 상담하는 것은 **피차 시간 낭비일 뿐입니다. 감정이입을 중요시하는 것은 정신과 진료의 특성일 수있다. 이런 점은 책읽기도 다르지 않다.
"나는 심리치료를 하면서 **직접적인 조언은 많이 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내가 겸손해서도 아니고, **내담자가 스스로 해결책을 생각해내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도 아닙니다. *솔직히 말해, **나도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대신 나는 내담자들과 함께 앉아서 그들이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내가 하는 일은 그들 스스로 문제점을 깨닫게 해주는 것입니다."
도한 용기나 의지 같은 것은 심리치료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조건이라고 한다. 그는 모든 인간관계에서 주도권은 무심한 사람이 쥐고 있다는 혜얀을 보여준다. "***세상에 실망할 수는 있지만 심각하게 살 필요는 없다"는 요즘 우리에게 딱 맞는 조언이다.
29쪽
값싼 슬픔은 알량한 동정심 같은 거다.
리빙스턴은 유명 인사들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것 자체는 잘못이 아니라면서도 "다만 사람들은 그들의 이미지와 그들이 하는 일을 통해 그들을 알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한다.
자신의 삶에서 진정으로 소중한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가슴 찢어지는 고통을 겪어본 사람들에게 유명인사의 죽음을 슬퍼하는 대중들의 모습은 공허해 보이기만 합니다."
리빙스턴의 말이다. "화해할 수 없는 운명에 맞서 싸우며 스스로 삶의 목적을 찾아내야만 했던 뼈아픈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 과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절망감으로 무너져 내린 사람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할수 있을까요? 희망을 이야기할 수는 있으되 그 안에 어떤 *절실함이 없을 것이고, 그래서 아무런 위안도 되어주지 못할 것입니다."
그럼 어찌 해야 하나? "판에 박힌 말을 늘어놓는 위로는 상대에게 오히려 *피곤한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상대의 아픔과 고통을 진정으로 헤아릴 수 없다면 그저 **옆에서 함께 있어주면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차라리 나은 방법입니다.
**섣부르게 자신은 모든 고통을 이해한다는 식으로 **상대에게 몇 마디 던지는 것은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내 체면치레일 수 있습니다.
30쪽
/ 김민기
1972년 여름, 그로서는 평생 잊을 수 없는 한 가지 체험을 하게 된다.
마산 수출공단의 노동자들과 해변으로 야유회를 갔을 때였다. 막 석양이 지는 바닷가로 하나씩 둘씩 돌아오는 고깃배들을 바라보다 그가 무심코 "야, 참 멋있는데" 하고 중얼거렸다.
그때 옆에 같이있던 여공 한 사람이 쏘아붙였다. **"그 사람들은 모두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에요. 뭐가 멋있다는 거지요?"
그때 그는 뒤통수를 철퇴로 얻어맞는 듯한 충격을 받았다.
‘난 아직 멀었구나‘ 싶었다. 이 조그만 체험이 그 자신의 **감성적 기반에 대해 **근본적인 반성을 겪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는 지금까지 그가 가져온 소위 **‘지식인적인 사고방식과 **감수성에 대해 뼈저린 **회의를 느끼기 시작한다. (연보, 565쪽)
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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