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화의 이해>
/ 디오니소스
5) 통음난무의 디오뉘소스와 오르페우스 신앙의 디오뉘소스
디오뉘소스 신앙에서 술과 춤은 양면성을 가진다. 그것을 통해 자유와 기쁨을 구가해 일상적 삶의 활력을 배가시킬 수도 있고, 반대로 그것이 주는 자유와 기쁨에 탐닉해 일상생활을 소홀히 하거나 더 나아가서는 건전한 일상생활을 혐오하고 기피하게 될 수도 있다.
디오뉘소스 신앙과 그 축제가 고대 사회에서 일정한 *활력소 역할을 하며 민중 속으로 파고들면서, 가부장적인 제우스가 이끄는 올림포스 신들에 대한 숭배와 절대 권력이 지배하는 사회 체계의 억압 요인을 상당 부분 완화시키는 데 큰 공헌을 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술과 춤이 가진 독과 무아지경이 유발하는 일상생활에 대한 혐오감은 극복되어야 했다. 디가 가져다주는 해방감은 삶의 *저속함과 *동물성을 통해서 *신적인 것을 만나고 그로부터 활력을 찾거나 소생하는 것이지만, 신적인 것을 중시한 나머지 평범한 일상의 규칙과 관행을 혐오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유익하지 못했다.
이같은 부정적인 요소를 극복하기 위해 술과 춤의 디오뉘소스 신앙을 외면하고 *욕망을 *절제하는 *금욕적인 일상생황을 선택하여 ‘분출‘보다는 **‘금욕‘을 택함으로써, 술과 춤이라는 도피 수단에 의존하지 않고도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길을 찾은 신앙이 **기원전 6세기부터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것은 모든 살생을 금하고 육식을 삼가는 것을 기본 규칙으로 삼는 **오르페우스 신앙의 삶의 양식이다. 통음난무의 디오뉘소스 신앙과는 정반대의 삶의 방법이다.
인간에게는 **신성이 내재되어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금욕을 실천하는 **자기 정화의 삶을 통해서만 영생의 길로 들어갈 수 있다고 믿는 오르페우스 신앙에서 말한는 디오뉘소스는, 제우스와 페르세포네의 근친상간에 의해 태어난 어린 디오뉘소스이다.
제우스가 근친상간을 통해 태어난 어린 디오뉘소스에게 지배권을 넘겨주려고 하자 헤라의 사주를 받은 티탄들이 디오뉘소스를 죽여 심장만 빼고 삶거나 구워 먹었다. 격분한 제우스는 벼락을 쳐서 티탄들을 재로 만든다.
이 재에서 태어난 것이 **인간이며, 인간에게는 티탄의 **악한 성격과 티탄이 먹은 디오뉘소스의 **신성이 함께 들어 있다고 믿는 것이 오르페우스 신앙의 출발점이다.
신과 인간은 **본질적으로 달라 인간은 결코 신의 자리를 넘볼 수 없으며, 정기적으로 신에게 제사와 제물을 올려야 하는 보잘것없는 존재라고 오랫동안 믿어온 기존의 신앙 체계를 *오르페우스 신앙은 *뒤흔들어 놓았다.
게다가 *영혼은 **불멸하기 때문에 티탄의 악한 본성이 깃든 인간들은 매일매일의 금욕과 자기 정화를 통해서 악한 구석을 털어내고 신성만 간직한 채 **영생의 길을 갈 수 있다는 **‘구원‘의 ‘희망‘을 심어준 오르페우스 신앙은, 가부장적인 올림포스 신앙의 틀을 뒤흔들어 놓았을 뿐만 아니라, 개인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고대의 사회 제도와 관습 체계에 ‘구원의 종교‘를 등장시킴으로써 신앙과 인간 의식의 문제에 일대 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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