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 경제학 강의>
/ 세계은행, 국제통화기금: 돈을 가진 국제기구
어떤 국제기구들은 ‘돈줄‘을 쥐고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 주로 부자 나라 정부가 소유하는 *세계은행과 기타 ‘지역적 regional‘ 다자간 은행(ADB, IDB 등)은 *개발도상국에 돈을 빌려준다.
이 은행들은 민간 부문의 은행보다 더 나은 조건(**낮은 이자율, 긴 상환 기간)으로 대출을 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민간 시장에서 돈을 빌릴 수 없는 **금융 위기를 겪는 나라에게 *단기간 대규모 대출을 해 준다.
세계은행과 IMF, 그리고 이와 유사한 다자간 금음 기관은 대출을 해 주는 나라에 **특정 경제 정책을 채택할 것을 요구한다. 물론 어떤 대출이건 대출에는 항상 조건이 붙기 마련이다.
그러나 세계 은행과 IMF는 대출을 받는 나라를 진정으로 돕기보다는 *부자 나라가 좋다고 생각하는 조건을 부과한다는 비판을 많이 받는다. 이들이 1원 1표 원칙을 따르는 ‘기억‘이기 때문이다.
주식의 과반수를 부자 나라가 보유한 탓에 무엇을 할지를 결정하는 것도 부자 나라들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미국이 세계은행과 IMF에서 사실상 거부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중요한 결정에는 85퍼센트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미국이 18퍼센트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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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칙을 정하는 국제기구 : 세계무역기구와 국제결제은행
어떤 국제기구들은 **규칙을 정할 수 있기 때문에 힘이 있다. 금융 구제에 관한 국제 규범을 정하는 **국제결제은행(BIS)이 그 한 예이다. 그러나 규칙을 정하는 국제기구 중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중요한 기관은 **세계무역기구(WTO)이다.
**WTO는 국제 무역, 국제 투자는 물론 특히, 저작권 등의 지적재산편 보호에 이르기까지 국제적 경제 상호 작용에 관한 규칙을 정하는기구이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1국 1표 원칙에 입각한 유일한 국제기구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론적으로는 수적으로 우세한 개발도상국이 WTO가 어떻게 활동할지를 정할 수 있다.
그러나 불행히도 현실적으로는 투표끼지 가는 경우지 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말을 듣지 않는 가난한 나라들에게 원조를 줄이겠다는 식의 속이 뻔히 들여다보히 들여다보이는 협박을 하는 등 부자 나라들이 온갖 종류의 비공식적 영향력을 행사해서 투표를 피하기 때문이다.
190-1쪽
/ 특정 사상을 지지하는 국제기구: 유엔 기구와 국제노동기구
어떤 국제기구는 *특정 사상에 정당성을 부여함으로써 우리 경제생활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각종 유엔 기관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
예를 들면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는 산업 개발을 장려하고, 유엔개발계획(UNDP)은 세계적으로 빈곤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국제노동기구(ILO) 는 노동자 권리 향상을 고취한다.
이 기구들은 주로 각자 맡은 영역의 문제에 대해 공개 토론을 진행하고, 자신들이 지지하는 생각을 채용하고자 하는 나라에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식으로 활동한다. 때로 선언문이나 조약을 발표하기도 하는데 이를 준수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발적이고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ILO가 이민 노동자를 보호하는 조약을 발표했지만, 이민을 받는 나라 중 여기ILO가 이민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조약을 발표했지만, 이민을 받는 나라 중 여기에 조인을 한 나라는 거의 없다. (닭에게 보날을 경축하라고 할 수는 없는 법이다.)
돈이나 규칙을 정할 힘이 없는 이 기구들이 지지하는 쟁점들은 IMF나 세계은행, WTO 등이 미는 안건에 비해 훨씬 추진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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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정치다>
애덤 스미스나 리카도가 경제학을 쓰던 시절에는 ‘경제학‘이 아니라 ‘정치경제학‘이었다. 그때는 정치와 경제의 분리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20세기 들어 *신고전주의학파가 득세하면서 이른 ‘경제학‘으로 이름을 바꾸고, 경제학은 과학이니까 정치 논리나 도덕적 윤리 기준은 빼고 이야기해야 한다는 식으로 경제학을 **탈정치화된 학문으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요즘 좌우를 막록하고 ‘정치 논리가 경제에 개입하면 안 된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경제가 뭔지를 규정하는 것 자체가 정치 행위이다. **19세기에는 노예를 사고 팔아도 되고 아동 노동도 허용됐고 공해 물질을 배출해도 됐다.
/ iii
- 민영화한다고 효율성이 실제로 올라가지는 않는다.
미국 의료시스템의 경우 완전 *민영화돼 있다. *미국 GDP의 *17퍼센트가 의료비다. 선진국 중 국민소득 대비 의료비 지출이 가장 높다. 그런데도 건강 지표는 선진국 중 하위권이다. 다른 나라보다 의료비를 50퍼센트, 100퍼센트 더 쓰는데도.
- 신고전주의 경제학처럼 자기네들은 **정치색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건 제일 위험한 거예요. 사실은 **숨어 있는 정치색과 어젠다가 있다. **자기들 이론은 과학적인 거라고 얘기하면서 실제로는 누구 편을 드니까 더 문제인 것이다.
- 우리가 객관적인 지표라고 여기는 GDP만 해도 그 아래에는 이론이 다 깔려 있고 그 이론의 정치적 입장이 있다. 예를 들면, **여성의 가사 노동은 GDP에 포함되지 않는다.
GDP 추산할 때 별걸 다 추산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자기 소유의 주택에 살 경우, 그 사람의 남의 집에 임대로 살 때 내야 하는 비용까지 추산해서 GDP에 반영한다.
GDP뿐 아니라 모든 숫자에 이론과 가정에 깔려 있고 그 이론적 가정에 정치적 입장이 있다. 정치적 입장이 있다는 건 누군가의 이익을 반영하는 것이다. 정치적인 것을 배제한 경제 정책이나 경제 이론은 있을 수 없다.
- 저는 많은 경제학파 중에서 진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학파가 배울 점이 있고 잘못된 점이 있으니까요. 특히 신고전주의학파와 마르크스학파가 제일 심해요. 그 둘은 정말로 자기들만 맞고 다른 학파는 틀렸다고 생각하거든요.
- 예를 들어 싱가로프 하면 ‘자유 무역하고 외국인 투자 환영해서 성공했다더라‘ ‘우리도 싱가포르처럼 돼야 한다‘라고 시장주의자들이 많이 얘기하는데요. 싱가포르 토지의 90퍼센트 이상이 국가 소유입니다.
주택의 85퍼센트를 국영 주택 공사에서 공급하고, 국민총생산의 22퍼센트를 국영 기업에서 생산해요. 싱가포르는 한편으로보면 제일 자본주의적인 나라인데 다른 한편으로는 제일 사회주의적이란 말이죠.
그럼 어느 이론이 싱가포르를 다 통합해서 설명할 수 있겠어요. 하나의 이론을 가지고 그 이론이 등한시하는 이슈를 이해하려면 틀 자체가 빈약해서 이해가 불가능한 거예요. 다른 학파도 마찬가지죠. 여러 이론을 알고 융합해야 복잡한 경제 현상을 설명할 수 있어요. 이게 진리고 저건 틀렸다 해선 안 되죠.
진짜로 마음을 여는 태도를 가져야 해요. 모든 학파가 할 말이 있고, 이슈에 따라 할 말이 많은 학파가 있고 적은 학파가 있고, 특정 나라에 더 잘 맞는 이론이 있고 그렇지 않은 이론이 있고, 우리의 도덕적 정치적 가치관에 따라 이 이론이 맞을 수도 있고 저 이론이 맞을 수도 있다.
vii - x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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