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담 보바리 작품해설 2>
/ 종교, 죽음
"침대에 누운 엠마는 자신을 괴롭히던 모든 배신과 비열함과 무수한 탐욕도 이제는 끝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이제 그녀는 아무도 미위하지 않았다. 어슴푸레한 황혼이 그녀의 생각 위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이런 평안한 죽음조차도 허락되지 않는다. 그녀는 고통으로 "가슴이 헐떡이기 시작했고, 혀는 완전히 입 밖으로 나왔고 두 눈은 어지럽게 돌았다."
"천상의 환희로 숨이 넘어 가는" 대신 그녀의 "갈비뼈는 (…) 거친 호흡으로 격렬하게 오르내렸다. 또한 "천사의 하프 소리" 대신 그녀가 마지막으로 듣는 것은 장님 거지의 음탕한 노랫소리였으며 머릿 속에서 마지막으로 본 영상은 "성자들에게 둘러싸여 옥좌에 앉아 계신 장엄하게 빛나는 하느님 아버지" 가 아니라 "영원의 어둠 속에서 위협하듯 솟아오는 거지의 흉측한 얼굴" 이었다.
마지막 순간, "그녀는 미친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소름 끼치도록 끔찍하고 설망적인 웃음이었다."
**엠마의 환상은 철저하게 파괴되었다. 사랑, 결혼, 불륜, 죽음이란 인생의 모든 중요한 사건에서 그녀의 기대는 잔인하게 배당했다. 이와 함께 *낭만주의에 대한 플로베르의 해부도 완성되었다.
엠마의 죽음 장면에서 어떠한 종교적 위로도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그는 낭만주의의 주요 특성 중 하나인 *종교성과 *낭만적 죽음이란 환상마저 파괴하기 때문이다.
라마르틴은 죽은 쥘리를 위해 시를 지었다. 그러나 엠마의 애인들은 그녀를 추억하지 않느다. 심지어 그들은 그녀의 장례식 날 밤에도 각자 자신들의 집에서 편안히 자고 있었다. 그녀를 저승길에 배웅하는 것은 장님의 음탕한 노랫소리뿐이었다.
플로베르는 엠마의 죽음 장면에서 천사와 하느님의 경건한 이미지 대신 연주창에 걸린 장님의 흉악한 이미지를 제시함으로써 낭만주의에 대한 패러디를 극단으로 밀어붙였다.
마지막 순간, 엠마는 절망적인 웃음을 터뜨린다. 그 웃음의 의미는 무엇일까? 마침내 그녀는 자신의 삶 전체가 낭만주의에 대한 잔혹한 패러디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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