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해설>
/『보바리 부인, 낭만주의에 대한 잔혹한 패러디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은 발표되자마자 사법당국에 의해 *대중적이고 종교적인 윤리와 *미풍양속에 대한 위반이라는 죄목으로 기소됨으로써 유명세를 탄 작품이다.
1857년 1월에 열린 재판에서 왕정 검사대리 에르네스트 피나르는 이 소설을 ‘*시골 여자의 간통 이야기‘라고 규정하면서 플로베르가 간통을 미화했다고 공격했다. 만일 줄거리만을 요약한다면 이 주장은 타당하다. 『보바리 부인은 시골 의사의 아내인엠마 보바리의 간통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소설은 1848년, 루앙의 신문에 보도된 ‘간통녀이야기를 모티브로 삼아 창작되었다. 엠마의 모델이 된 델핀들라마르는 루앙 근처 마을 개업의의 아내였는데 여러 명의 애인과의 애정 관계 끝에 1848년, 스물 일곱의 나이로 독약을 먹고 자살한다. 1849년, 동방 여행 중에 이 이야기를 알게 된 플로베르는 여행에서 돌아온 후 이 이야기를 소설로 쓰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1851년 9월부터 5년에 걸쳐 집필에 매달린 끝에1856년 8월, 드디어 소설을 완성한다.
그러나 플로베르가 ‘델핀 들라마르‘ 사건에서 따온 것은 그 전체적인 틀뿐으로 작가는 여기에 다른 실제 인물들의 특성 및 자신의 경험을 융합시켰다.
특히 플로베르는 피나르의 주장처럼 간통을 미화하기는커녕, **해부학자가 시체를 해부하듯이 엠마의 모든 행위와 감정을 분석했고, 간통 이야기의 **진부한 측면을 *극단적으로 천착했다.
생트 뵈브는 작품이 가진 ‘과학, 관찰 정신, 성숙함, 힘, 다소 냉혹한 특성‘을 찬양하면서 이것들이 바로 ‘새로운 문학의 징표‘라고 보았다. 이에 더하여 그는 플로베르가 "휼륭한 의사의 아들이며 동생답게 마치 형과 부친이 **메스를 잡듯 펜을 잡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504-5쪽
*사실주의는 그 직전의 지배적 문학사조인 **낭만주의에 반발한 문학사조이다. 플로베르의 낭만주의 비판은 주제, 사건, 인물, 묘사, 문체 등 모든 영역에 걸쳐 이루어졌다.
/ 보바리즘
쥘 드 고티에가 명명한 **보바리즘이란 개념은 이 소설의 특징인 **환상과 현실의 대조에서 유래한다. 그것은 엠마 보바리가 그랬듯이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다르게 상상하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엠마가 상상하는 그녀 자신의 모델은 소설 속 인물들이다. 그녀는 **자신이 속해 있는 진부한 현실을 혐오하며 "**그 너머에 펼쳐져 있는 가없는 축복과 정념의 세계"를 꿈꿨다.
그녀는 소설의 주인공과 같은 삶을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녀가 꿈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은 고작 "**뭔가 사건이 일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뿐이었다.
마치 그녀가 읽은 책에서 "허리가 길게 내려오는 드레스를 입은 여자 성주들"이 "흰 깃털 장식을 휘날리며 달려오는 검은 말을 탄 기사"를 기다리는 것처럼.
506쪽
엠마는 흔히 여자의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간주되는 결혼식에서부터 좌절을 경험한다. 그녀는 자신이 신봉하는 *낭만주의적 이상을 구현하고 싶었지만 그녀에게 허용된 것은 *평범하고 진부한 현실뿐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결혼식은 시작에 불과했다. 그녀 인생의 중요한 사건들은 모두 *낭만주의의 문학에서 묘사된 것과는 전혀 다르게 진행된다. 이것은 그녀의 애인들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남편에게 실망한 엠마는 애인인 로돌프를 통해 자신의 낭만적 환상을 실현하려고 한다. 엠마에게 애인이 생긴 것은 "젊은 시절의 오랜 **몽상의 실현"이며 스스로에게 소설의 여주인공들과도 같은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는 대단한 사건이었다.
그러나 **실제의 경험은 이러한 낭만적 이상과는 거리가 멀었다.
(...) 너무도 일상적인 그 모습은 사랑하는 여인과 첫 관계를 가진 후,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거나 그녀 발치에 무릎을 꿇고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는 낭만적 애인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레옹과의 *관계가 지속됨에 따라 엠마는 사랑에 대한 *환상을 잃는다. 그녀는 이제 더 이상 다른 사랑을 찾지 않는다. 그럴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게 거짓일 뿐! 미소 뒤에는 항상 권태의 하품이 감춰져 있고, 기쁨 뒤에는 저주가, 쾌락 뒤에는 혐오가 숨어 있으며 최상의 키스라 할지라도 더욱 큰 관능에 대한 채울 수 없는 갈증만 입술 위에 남겨놓을 뿐이다."
이제 그녀는 자신이 읽은 애정 소설을 믿지 않았다. "모든 게 거짓일 뿐"이기 때문이다. 이제 낭만주의 문학은 시효가 끝았다.
509-10쪽
<종교, 죽음>
그렇다면 종교 서적은 어떤가? 그녀는 수녀원 시절 낭만주의 작가 샤토브리앙의 「기독교의 정수>와 같은 종교 서적을 읽었다. 그 기억 때문일까? 레옹과의 불륜관계에서 또다시 실망한 그녀는 자신이 소녀 시절을 보낸 수녀원 앞 벤치에 앉아 **옛 시절의 평화를 그리워한다.
실제로 그녀는 종교에서 구원을 찾은 적이 있다. 2부에서 레옹을 순수하게 사랑하던 시절, 권태로운 생활에 절망한 그녀는 성당으로 부르니지 신부를 찾아갔다. **그녀에게는 아직 **종교에 대한 환상이 남아 있었던 것이다.
또한 2부 끝 부분에서도 종교는 그녀에게 *다시 한 번 **구원의 환상을 제공한다. 로돌프와의 불륜이 그의 배신으로 끝난 후, 엠마는 병이 난다. 그녀는 죽음이 임박했다는 생각에 영성체를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그녀는 "*모든 지각과 감정이 사라지는" 신비한 경험을 한다.
"가벼워진 그녀의 육체는 일체의 생각에서 벗어났고 전혀 다른 생명이 시작되었다. 그녀의 존재는 하느님을 향해 *올라가고, 향불이 연기가 되어 사라지듯 이 사랑 속으로 소멸하는 것 같았다. (...) 입술을 내밀어 구세주의 육체를 받아들일 때 그녀는 천상의 환희에 숨이 넘어갈 것 같았다. 침대 주위의 커튼이 구름처럼 부드럽게 부풀어 오르고, 서랍장 위에서 타고 있던 두 자루의 촛불은 눈부신 영광처럼 보였다. 그녀는 베개 위에 머리를 떨어뜨렸다. 하늘에서 천사의 하프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러나 3부에서부에서 비소를 먹고 실제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 그녀는 더 이상 이러한 환희를 기대하지 않았다. 그 사이 그녀는 너무나도 많은 **환멸을 경험했던 것이다. 이제 그녀는 **사랑을 믿지 않듯이 새 새명도 믿지 않는다.
그녀에게 있어 그것은 잠처럼 **일상적인 "**별것 아닌" 것에 불과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이 모든 것의 끝을 의미한다는 것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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