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철, 문학으로 역사 읽기> / 이솝우화집
이쯤에서 생각나는 인물이 한 명 있다. **인간은 원래 반쯤 길들여진 동물과 같으므로 그들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짐승 다루는 법이나 짐승의 도를 배워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마키아벨리가 그 사람이다.
그에 따르면 군주는 사자와 여우의 기질을 배워서, 여우처럼 함정을 피하고 사자처럼 늑대를 혼내 주어야 한다. 마키아벨리 역시 **인간 세계가 성숙한 도덕성에 따라 움직이지는 않는다는 진실을 꿰뚫어 보았다는 점에서 이솝과 맥이 통한다.
사실 ‘바른생활‘용 우화들 중 많은 이야기가 이솝이 지은 게 아니라 후대에 덧붙여졌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영국에서 **빅토리아 시대에 이솝 우화를 번역 출판하면서 **도덕주의자들가 강하게 덧칠되었다.
이때 도덕주의자들의 기준에 맞지 않는 이야기가 많이 빠지고, 그 대신 편집자 스스로 창작한 이야기가 많이 들어갔다고 한다.
그러나 애초에 이솝 우화는 어린이에게 들려주려 한 것이 아니었다.
기원적 50년경부터는 문자 그대로 주인이 노예의 생사를 좌우하는 가혹한 노예제가 그리스 세계에 널리 퍼졋다. 고대 그리스의 탁월한 문화적 성과들을 단순히 문화적 황금기의 산물이라고 볼 것이 아니라 고통스러운 현실 세계에 대한 깊은 성찰이 빚어낸 결과라고 보아야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이솝의 시각이 **지극히 현실적이다 못해 냉소적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솝이 보기에는 **우주 질서를 관장하는 신들도 결코 정의롭기만 한 것은 아니다. 하물며 인간들이야 오죽하랴.
/ (....) 그러자 어미 제비는 이렇게 말했다. ""여기는 법원 아닙니까? 내 새끼들을 잃은 것도 슬프지만, 법원에서까지 폭력이 지배한다는 것이 더 슬프군요!
13-6쪽
<흑사병>
14세기에 흑사병, 즉 페스트가 세계적으로 유행했다. 그 원인으로는 **인구 증가와 그로 인한 자원 부족, 전쟁의 폐해, 환경 변화 등을 꼽는다. 1300년 무렵에는 춥고 습한 날씨로 흉작과 기근이 잦았으며 많은 도시에서 아사자가 생겨났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아시아에서 페스트균을 보유하고 있는 설치류들이 몽골의 기마군대와 페스트균을 보유하고 있는 설치류들이 몽골의 기마군대와 함께 아시아 각지로 퍼져 나갔고, 그 결과 페스트가 만주에서 우크라이나까지 널리 퍼졌다.
1347년에 제노바 상인들이 자유를 되찾아 고향으로 귀국했을 때 감염된 쥐와 병균도 함께 들여왔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사람들은 **전염이라는 개념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 사람들은 **장기(曉氣, 축축하고 더운 땅에서 생기는 독한 기운), 지진, 혜성, 나환자, 집시, 그리고 **특히 유대인들을 탓했다.
그 결과 전 유럽에서 **유대인 학살이 일어났이니 예컨대 마인츠에서만 1만 2000명의 유대인들이 산 채로 불타서 죽었다. 파리대학교 의학부 교수들은 1345년 3월 20일에 토성, 화성, 목성이 물병좌에 연결된 것이 이 병의 원인이라고 교황에게 보고했다. 역병은 신의 천벌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연인 라우라를 흑사병으로 잃은 페트라르카(1304~1374, 이탈리아의 시인이자 ‘인문주의자)는 후세 사람들은 이 시대의 이야기를 오로지 꾸민 이야기로 여기리라고 생각했다. 텅 빈 집, 버려진 마을, 사람들의 광기, 도처에 퍼진 죽음의 그림자를 상상할 수 없을 것이라는 거다. 살아남은 사람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데 하물며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이야! 당시 연대기 작가들의 기록은 여전히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죽은 엄마의 젖을 빠는 아기, **고급 의복과 보석을 걸친 채 텅 빈 저택을 어슬렁거리는 마을의 유일한 생존자, 거리에서 벌어진 벌거벗은 사람들의 주연(酒宴), 시체들만 태운 채 바다 위를 떠다니는 유령선 등에 관한 이야기가 그런 것들이다.
82-3쪽
<선원 신드바드와 짐꾼 신드바드>
**이야기(문학)의 힘이 왕의 잔혹한 광기를 순화시킨 것이다.
인도양 세계의 특징은 문화와 종교가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도 평화롭게 거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슬람교를 믿는 아랍 상인과 힌두교를 믿는 인도 상인, 유교를 믿는 중국 상인들 간에 교역이 가능했다.
상인들은 한 곳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일을 하여 이익을 남기고 다음번 거래를 할 상품을 구한 다음 다른 곳으로 가서 다시 같은 방식으로 거래를 했다.
이런 상업 여행의 **연쇄적인 네트워크가 조직되어 있는 인도양은 그야말로 **‘알라의 연못‘으로서 이슬람 상인들이 안전하게 항해하며 장사를 하는 무대였다.
이슬람교를 창시한 마호메트가 **상인 출신이어서 그런지 이슬람권에서는 상업에 대한 관념이 긍정적이었다. 이 작품에서도 천신만고 끝에 큰돈을 모으는 상인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따.
9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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