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과 근대의 합리성>


서구 철학사는 헤라클레이토스(Heracleitos) 이래 **‘로고스(logos)‘의 역사, 이성에 근거한 사유체계의 역사였다. 이 로고스 중심의 사조는 근대에 이르러 인간중심주의에 따라 이성의 근거와 내적 원리를 새롭게 규정하였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신적 본성 또는 ‘자연의 빛(lumen naturale)‘으로 이해되던 이성이 *인간의 이성(ratio humana)으로 이해되었다는 의미이다.

또한 그 이성은 **선험 이성(합리주의)이든 **경험 이성(경험주의)이든 **존재론적 이성에서 인식론적 이성으로, 계몽주의 혁명 이래 **실천적 이성으로 이해되기에 이른다. 도덕성 역시 이성의 원리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할 때의 규준을 의미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데카르트(R. Descartes)의 『방법서설』은 이성을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한 규칙으로 이루어진다. 이때의 이성은 주체의 **본성으로서의 이성이며, 존재론적 특성을 제거해버린 **도구적 이성으로 이해된다.

이에 따라 **합리성은 결국 이성의 원리에 따르는 합리성, 도구적 합리성, 실천적 합리성을 의미하게 된다. 여기서 나아가 *계몽주의 근대에 이르러 이성은 *계몽의 역할을 담당한다. 그것은 인간 **사유와 행위의 규범을 정당화하는 이성으로 제시된 것이다.

이성에 대한 이해 변화는 근대 초기의 지식 형태 변화에 이어 마침내 17세기 이래 현재의 학문체계까지 변화시키기에 이른다. 수학적 방법론과 ‘명석 판명한 지각‘을 지식의 기준으로 생각하던 근대적 진리 이해는 모든 것을 분류하고 검증하며 실증하는 체계로 완성된다.

이러한 명석 판명한 인식을 요구하는 **학문의 방법론은 *분석과 *종합이란 이중의 체계를 지닌다. 이 근대의 학문은 학문 일반의 내적 방법론에 치중하면서 그 진리 검증의 시금석을 엄격하고 실증적인 학적 결과와 지식의 체계에서 찾는다.

이 같은 학문 이해는 마침내 **19세기에 이르러 그 방법론의 관점에 따라 *학문(scientia)을 *‘과학‘으로 이해하는 사고를 형성하였다. 이러한 학문 패러다임은 근대정신에 근거한 체계이다.

근대 철학은 *확실성이란 관점에서 인식의 타당성 문제에 치중하는 새로운 철학이다. **합리론과 경험론이란 근대 철학의 커다란 두 조류는 이성의 근거, 나아가 인식방법론과 타당성의 근거율에서 차이를 지닐 뿐,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시대정신에 따른 확실성과 보편적 규준에 치중한다는 특성을 지닌다.

포스트모더니즘 논의가 자연과학을 비판하면서, 학문체계의 변화로 거론되는 배경에는 이러한 이유가 자리하고 있다.

인간의 선천적 인식에 근거한 사고의 전개는 사물의 존재론적 근거 문제가 아닌 **주체로서의 인간 인식에 대한 문제로 환원된다. 그것은 한편으로 인식 주체에 의한 의식의 철학이며 주체성(subjectivity)의 철학이다.

절대적 진리와 필연적 사유, 선험적 세계를 벗어나는 인식과 판단의 문제는 개별성과 주관성, 개인의 자의성과 경험의 불확실성을 넘어서는 타당성과 확실성의 문제로 바뀌게 된다.

인식 이성에 따른 비판과 판단의 기준 문제, 주체가 지닌 이중성, 자신의 기준과 그를 넘어서는 타당성 담보라는 문제에서 그들은 보편 이성의 원리를 기준으로 제시한다.

이에 따라 실재를 보편 이성의 원리에 상응하게 만드는 일원성과 동일성의 원리가 확립되었다. 그것이 근대의 합리성이 지니는 의미이다. 인식론의 철학은 자연을 포함한 존재자와의 관계를 인식 주체와 객체라는 이분법적 도식에 의해 이해한다.

인식 주체로서 인간과 인식 대상으로서의 객체로 상정하는 근대의 독특한 이원론적 세계관은 존재론적으로는 이러한 동일성과 일원론의 원리에 상응하게 된다. 결국 근대의 합리성이란 원리는 인식론적 이원론과 존재론적 동일성의 원리에 따라 그 특성이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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