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성주의의 구성요소>

불교든 기독교든 무릇 종교라는 것은 일단 인간의 도덕이 파탄 나는 지점에서 출발한다. 흔히 범부나 죄인이야말로 구원의 대상이며 **<신명기>처럼 단선적인 도덕론은 성서 안에서도 다소 예외적이다.

 그러나 미국의 역사는 오히려 거기서 시작되고 있다. 레이건의 끝 모를 낙관주의는 알고 보면 윈스럽의 설교 저변에 깔려 있는 **축복 아니면 멸망이라는 쉽고도 명쾌한 이중 논리를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미국 정신이란 예나 지금이나 이처럼 곧게 뻗은 선로 위를 힘차게 달리는 기관차 같은 정신이다. 이 나라의 문화가 가지고 있는 솔직함, 소박함.
천박함은 모두 이런 이분법을 전제로 하고 있다.

 **명료하게 선악을 나누는 도덕주의, 생경하고 거만한 사명의식, 흔들림 없는 정통성 자인(自認), 실험과 체험을 으뜸으로 하는 행동주의, 세계적으로 유명한 노골적인 실리지향, 성공과 번영의 자화자찬, 이런 정신 태도는 교차도 역전도 없이 오로지 앞을 향해서만 내달리는 청년처럼 젊디젊은 역사 이해에 뿌리를 두고 있다.

 20세기 미국의 산물인 개신교 내부의 근본주의 (fundamentalism),
진화론을 거부하는 창조주의, 종말론에서 말하는 의로운 전쟁을 현실 세계에서 실현하려는 미국의 군사외교정책 모두 그 산물이라고 말해도 무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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