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권위와 위선 속에 감춰진 허위의식과 기만을 폭로하는 베블런의 날카로운 시각은 고전 읽기의 백미를 가져다준다.
유기체로서 인간 종의 보존에 기여하는 *제작본능은 프로이트의 에로스(생성과 유기체적 통합)와 연결되고, *과시적 소비와 모방은 도킨스의 문화적 모방인자(meme)를 이끌어 냈다. *약탈문화와 타나토스(해체와 파괴본능)는 전쟁의 이유를 보여준다.
베블런이 최초로 열였던 소비문화 영역은 바타이유, 보드리야르, 부르디외로 흡수되어 현대의 하이퍼자본주의를 분석하는 토대를 마련한다.
8쪽.
약탈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사고습관(habits of thought)이 확산되면 전리품은 **명예의 상징으로 각광받는다. 이러한 사고습관으로 약탈문화가 형성되면 명성의 기준도 바뀌고 **인간의 사고방식과 행동도 새롭게 유도된다.
30쪽.
<지식의 상대성, 문화, 소비, 상징>
- 베블런은 **인간행동의 중요한 결정인자로서 사회 문화적 환경을 강조한다. "**현재는 역사이다. 즉 우리는 만들고 동시에 만들어진다."라는 말은 베블런의 경제학에서 인간행동과 제도(문화)의 상호 영향관계를 강조하는 것이다.
- 어디 인간행동뿐인가, 우리들의 **사고와 지식도 집합체의 관습, 문화, 제도에 따라 결정되고 끊임없이 진화해 간다. 지식은 절대로 형이상학적이거나 가치중립적이지 않다. 지식은 상대적이다.
- **인간은 세계와 직접 대면하지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세계는 언어, 선입견, 상징 등의 중간세계를 통해서만 우리들에게 인식된다.
- 인간행동과 지식이 문화의 자기반영(self reflexivity)이란 점을 강조한다. 과학적 지식이란 것도 결국은 문화적 모체에서 진해오디는 것이다.
- 베블런의 제도 개념은 ‘있는 그대로의 세계‘와 ‘나‘ 사이의 중간세계에서 관습화되어 굳어진 상징적 의미체계를 뜻하기도 한다.
- <유한계급론>은 지팡이, 귀부인의 호사스러운 옷, 하인의 제복, 종교행사 등에서 기호론적 의미를 이끌어내는 소비상징의 해석학이다. 그것은 현대 하이퍼자본주의(hyper capitalism)와 소비사회의 상징성을 분석했던 보드리야르로 이어진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에서는 상품과 재화의 실체는 사라직고 기호소비와 이미지가 난무한다. 우리는 자동차의 실체를 구입하는 것이 아니라 캐딜락이나 체어맨같은 기호를 소비할 뿐이다.
30~39쪽.
2. 미국의 마피아 자본주의
- 혁명가 프루동은 "**재산이란 도둑질한 것"이라고 선언해서 충격을 주었지만, 이것을 개척기 미국사회에 대입해 보면 결코 허구적 발언은 아니었다.
- 유럽 중세의 봉건적 질서도 없는 자유스러운 곳에서 힘 있고 능력만 있으면 누구든 상승욕구를 마음껏 불태울 수 있었다. 전통적인 귀족의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갖는 최소한의 윤리적 규범도 존재하지 않는 신대륙이 바로 아메리카 땅이었다.
- 석유의 록펠러, 철강의 카네기, 금융의 모건, 철도의 밴더빌트. ; 강도귀족 robber barons의 시대
- 사회주의의 진정한 선도자는 사회주의를 권고하는 지식인이나 선동자가 아니다. 밴더빌트, 카네기, 록펠러의 족속들이다. ; 슘페터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 베블런의 눈에는 독점적인 지배 기업가는 더 이상 자본주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아니었다.
- 마크 트웨인은 1873년에 발표하였던 <도금시대 Gilded Age>에서 화려한 사회의 이면에 담긴 타락과 위선을 풍자의 칼날로 해부하였다. 그 뒤부터 ‘도금시대(1870-1910)‘는 남북전쟁 이후 미국사회의 독점과 부패를 가리키는 대명사가 되었다.
-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는 1920년대 향락적이고 사치스러웠던 재즈시대(the jazz age)의 화려한 생활과 욕망을 담은 작품으로 꼽힌다. 개츠비의 모습에서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과 도덕적 타락을 보여 준다.
<베블런 특유의 변증법, 헤겔과 마르크스의 한계>
베블런은 마르크스처럼 역사가 일정한 목적을 향해 진행는 낙관론을 부정하였다. 베블런은 헤겔과 마르크스에게영향을 받고 주체적 인간의 능동성과 변화의 개념을 받아들였지만 단일한 목적론의 결정론적 변증법은 버렸다.
베블런의 변화는 방향성을 갖지 않는 ‘머리가 잘린, 비결정론적 변증법 (a truncated, nondeterminist dialectic)‘이었다. 내재적 모순을 간직한 자본주의 사회는 진보하거나 퇴행할 수 있으며, 사회주의든 파시즘이든 어디로 향할지도 알 수 없고, 현재의 산업과 영리의 모순이 무한히 지속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베블런은 헤겔과 마르크스의 철학에서 지적 세례를 받았으며 스펜서와 다윈에게서 진화론적 접근방식을 배웠다. 스펜서와 다윈의 진화론은 형식주의(formalism)에 대한 비판의 근거를 제공하였다.
형식주의는 논리와 추상, 환원에 지나치게 의존하여 사회적 삶이 갖는 풍부하고 역동적이며 살아 있는 흐름을 파악할 수 없었다. 예를 들어, 환원주의(reductionism)는 얼음과 수증기를 모두 물과 똑같이 취급하여 HO라는분자구조로 환원시켜 버린다. 수증기의 역동성과 흐름은 간과되고 단순히 물의 변종으로 취급될 뿐이다.
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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