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리의 사생활에서 돈과 섹스의 영역을 제외하고 독서의 영역보다 더 확실한 정보를 얻기 힘든 영역도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따금 우리는 자신이 속한 사회에서 중요하게 꼽는 어떤 책을 읽지 않았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인정하는 것도 상당히 어려워하고 있다.
책을 대충 뒤적거렸거나, 다른 사람들이 어떤 책에 대해 하는 얘기를 들었거나, 읽었지만 잊어버린 경우 역시, 정도는 달라도 크게 보아 비독서의 범주에 속한다.
나는 반드시 어떤 책을 읽어보아야만 그 책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주장하며, 그러므로 나로서는 내가 접하는 책들에 대해 비록 내가 그것들을 잘 알지 못하거나 얘기조차 들어보지 못했다 할지라도 그 책들에 대한 나의 견해를 제시하지 못할 어떤 이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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