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물정의 사회학 - 세속을 산다는 것에 대하여
노명우 지음 / 사계절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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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은 예전에 누리던 특별한 성소聖所의 지위를 박탈당했다. 성소 지위의 박탈은 분명 노스탤지어의 시선으로 보자면 일종의 타락 현상으로보인다. 이슬만 먹고사는 듯 보였던 대학 안의 학자가 오물을 뒤집어쓴 것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대학이 더 이상 사회의 특별구역도 아니고 학자가 대학이라는 기업화된 조직에 고용된 임금노동자의처지에 가까워지면서 얻게 된 가능성도 있다. 

이제 학자들은 성소가 아니라 세속에 발을 딛고 서 있는 존재로서 자기를 인식할 수 있게 되었다. 아카데미라는 성소 속에서 보호받던 과거의 학자들은 갖지 못했던 보편적 삶에 대한 감수성은 그래서 중요하다.

사회학은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삶을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닐 때 존재 이유가 있다. 만약 사회학이 어떤 한 개인의 삶도 설명할 수 없다면, 혹은 그 연구대상이 사회 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삶으로부터 완벽하게 유리되어 있다면, 사회학은 학자라는 전문가 집단의 호사스러운 말잔치가 만들어 낸 신기루에 불과할 것이다.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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