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포스의 신들이 연회를 일삼고 노동생산을 무시한 것은 당시 귀족 생활의 측면을 제시하는 것이었다.

 호메로스의 세계는 신화의 세계이다. 그렇지만 현실의 세계와 대체되는 단순히 전설적인 허공의 세계는 아니었다. 호메로스의 시편은 적어도 그리스 인에게는 현실 세계로 간주되었다.

비극에서 신화를 소재로 하였다는 것은 현실 세계를 묘사하기위하여 편의상 이것을 이용한 것은 아니었다. 맨 처음 비극의 발생 과정에서 디오니소스 제례 때에 혹시 신을 즐겁게 하기 위한 가무가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그 자체가 본연의 모습으로 발전하였을 단계에서는 최초의 것과는 다른 형태가 있었다. 

적어도 비극은 호메로스나 서정시의 경우와도 다른 독특한 자기 자신의 세계를 구성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비극은 현실 세계의 신화적 표현은 아니다. 현실의 인간계에서 동떨어진 단순한 허구의 세계도 이니다. 

결국 비극의 세계에서도 인간의 존재를 탐구하여 인간 존재의 밑바닥에까지 꿰뚫고 들어가 우리의 실재의세계, 본질의 세계를 찾으려고 하였다. 

그러므로 현실의 세계와는 별개의 세계가 아니라 진실로 현실적인 인간계였으며, 그 진수였다. 단순한 현실 그대로의 인간계가 아니라 좀더 고차적인세계였다. 

그리스의 비극은 평범한 인간의 탐구가 아니라 인간의 장엄성, 숭고성을 제시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있었다. 

그리스 비극에서는 인간 탐구가 주요한 역할로 되어 있다. 코로스는 배우의 역할도 하지만 관객의 입장을 가지기도 한다. 그러나 코로스는 이런 일보다도 그 근본에 있어 극이나 관중의 바깥 세계에서보다 고차적인 영원의 세계를 노래하며 춤추었던 것이다.

그리스인은 음악을 다루는 데에 매우 이성적이었다. 음악을 통하여 인간의 심리와 이성을 포착하였다. 음악의 힘으로 인심을 별다른 정서의 세계로 이끌어 갔던 것이다.

그야말로 그리스 비극은 서사시, 서정시, 음악 등 모든 예술의 종합이기도 하였다. 이 종합/통일은 그리스 정신의 정화인 인간탐구의 심화였다.

85-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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