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분배 - AI 시대의 기본소득
이노우에 도모히로 지음, 김소운 옮김 / 여문책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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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AI와 기본소득이 보급되어 노동이 필요 없는 사회는 고대 그리스처럼 활력이 가득한 사회일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에 어울리는 것이 없는 한 가지 요인을 고려하면 전혀 다르게 귀결한다. 바로 가상현실의 발달이다.

AI와 로봇이 재화를 무진장 생산하는 더할 나위 없이 풍요로운 경제가 도래해도 현실 세계에서는 인정욕구를 완벽하게 충족시킬 수 없다. 우리는 여전히 스포츠에서 지거나 실연당하거나 남에게 욕을 먹을 것이다.

반면에 VR 안은 아무도 상처 입지 않는 상냥한 세계다. 그러나 모두가 그러한 VR을 탐닉하면 활력이 전혀 없는 퇴폐적인 사회가 된다. VR이 흥미롭긴 하지만 AI 이상으로 평범한 인간의 행위를 송두리째 무너뜨릴까봐 두려워서 떨고 있다.

평생 VR에 빠져 살아도 되는지 아닌지는 인류에게 남겨진 마지막 논제일 것이다. ‘공리주의‘에 입각하면 VR을 탐닉하거나 퇴폐적인 사회도 사람들이 행복감을 얻는 한 문제가 아니다. 자유지상주의에 입각하면 VR에 빠져 사는 것도 인간의 자유이며, 자유주의에 입각하면 VR 안의 사회는 큰 불행이 소멸한 더 평등한 사회다.

VR 중독자에게 없는 것은 아렌트가 말하는 ‘행위‘이며, 유교가 말하는 ‘덕‘이고, 공동체주의가 말하는 ‘공통선‘이다. 현대의 정치사상 중에서 공동체주의만이 은둔형 외톨이를 비판하듯이 vr중독자를 비판할 수 있다.

27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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