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읽다 거닐다 느끼다 - 개정판
광화문글판 문안선정위원회 엮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이여, 건배하자. 추락하는 모든 것과
꽃피는 모든 것들을 위해 건배.

어제를 위해 그리고 오늘을 위해 건배.
그제를 위해 그리고 내일을 위해 건배.

빵과 돌을 위해 건배.
불꽃과 비를 위해 건배.

변하고, 태어나고, 성장하고,
소멸되었다가 다시 입맞춤이 되는 것들을 위해.
우리가 숨쉬고 있다는 것과
이 땅에 살고 있음에 대해 건배

우리의 삶이 사위어가면
그땐 우리에게 뿌리만 남고
바람은 증오처럼 차겠지.
그땐 우리 껍데기를,
손톱을, 피를, 눈길을 바꾸자꾸나.
네가 내게 입맞추면 난 밖으로 나가
거리에서 빛을 팔리라.

밤과 낮을 위해
그리고 영원의 사계절을 위해 건배.


/ 파블로 네루다 <하루에 얼마나 많은 일들이 일어나는가>

40-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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