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학 특강 Book & Note 4
이주영 지음 / 미술문화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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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드리히 니체>

• 실존적 존재론적 미학

현대의 미학적 사유에 니체만큼 영향을 미친 철학자도 드물다. 그로부터 형이상학과 체계적인 철학에 대한 본격적인 비판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니체의 미학은 인간의 존재 문제를 ‘실존적 관점‘에서 깊이 있게 숙고하기 때문에 미학사의 흐름에서 키에르케고르와 함께 ‘존재론적 미학‘으로 분류된다. 그의 이론은 두 가지로 특징된다. 

첫째는 헤겔이 완성한 관념론 체계에 대한 반발이고, 둘째는 그의 철학적 글쓰기가 논리적인 표현이 아닌 시적 표현 수법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근대사회와 근대인간‘을 예리하게 분석하는 그의 철학은 현대의 존재론, 특히 ‘실존주의‘와 깊은 관계를 갖는다. 이런 그의 미학은 20세기의 전반기뿐만 아니라, ‘포스트모던‘이라고 불리는 현재에도 지속되어 오늘날의 이론가들에게 많은영향을 미치고 있다.

15쪽.

· 예술과 현실의 관계

니체는 예술을 자연과 현실의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그것에 ‘결핍‘되어 있는 것을 ‘보완‘해 주는 ‘매개체‘로 본다. 그는 예술을 인간에게 ‘긍정적인 힘‘과 ‘생명력‘을 불러일으키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간주한다. 

실제 현실은 예술과 비교할 때 거칠고 부조리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인간은 ‘예술의 힘에 의해‘ 자신을 잊어버리고 생경한 현실로부터 벗어나게 된다. 

즉 ‘현실을 미적 현상‘으로 파악함으로써 극복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예술은 가혹한 존재의 진리로부터 인간을 도피시키는 ‘도피처‘가 되기도 하다. 

예술이 지닌 이러한 특성 때문에 니체는 예술가를 다음과 같이 비난한다. 예술가는 실재에 대결하는 용기와 결단을 갖지 못하고, 항상 예술이라는 울타리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겁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부정적 평가는 예술 전체에 대한 것이 아닌 19세기 낭만주의 예술에 대한 평가라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니체는 낭만주의적 예술이 ‘삶을 부정‘하고 무절제한 정열에 의해 ‘염세주의‘를 불어넣는 ‘퇴폐적인 예술‘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와 비견하여 그는 ‘고전적 예술‘을 삶의 풍요로움과 성숙에서 생겨나는 위대한 예술이라고 본다. 이런맥락에서 볼 때, 니체의 미학은 ‘윤리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 아폴론형과 디오니소스형 

니체는 유명한 미학적 저작 『비극의 탄생』(1872)에서 예술창작의 원천과 충동의 본질을 밝히고자 한다. 이 작업을 위하여 그는 그리스 예술을 탐구하면서 예술창작을 위한 근본 충동을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 

‘아폴론형der apollinische Typus‘과 ‘디오니다형cer clonysische Typus‘이 그것인데 이 두 출동은 서로 투쟁하고 의해하면서 예술의 발전을 이룬다.



아폴론형은 조형예술에, 디오니소스형은 음악에 특징적이다. 아폴로형의 예술은 아름다운 환영의 세계를 보여주며, 그 세계 속에서 작가 개개인의 개성이 명확하고 편안하게 나타난다.

반면 디오니소스형의 예술은 ‘자연의 생명력‘으로 충만하게 고무되어 ‘자아를 망각‘한 환희의 세계를 드러내는데 여기서 인간과 인간, 또 자연과 인간은 하나가 된다. 

한마디로 아폴론형은 관조적인 가상의 세계를, 그리고 디오니소스형은 망아와 도취의 세계를 나타낸다. 예술창작의 관점에서 우리는 이것을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실제 창작에서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이 뚜렷이 구분되는 것은 아니다. 예술가는 생명의 힘과 환희의 갈망에 의해 디오니소스적 광기로 이끌린다. 그 세계는 어수선한 혼돈이 지배한다.

 다른 한편 예술가는 그러한 혼돈과 암흑으로부터 벗어나 정돈된 밝은 세계로 나아가려는 욕구를 지닌다. 예술은 디오니소스적인 것에서 벗어나 밝고 영원한 아폴론적 경지와 합일된다. 이와 같이 니체는 자신이 파악한 예술의 근본 유형에 따라 그리스 비극의 양식적 발전을 설명했다. 

그는 무용·음악·서정시를 디오니소스적 예술로, 회화·조각·서사시를 아폴론적 예술로서 구분한다.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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