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으로 읽는 유럽사 - 세계의 기원, 서양 법의 근저에는 무엇이 있는가
한동일 지음 / 글항아리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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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현명한 사람들은 법에서 출발하는 것을 선호했으며, 올바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을 정의한다면 법은 자연에서 받아들여진 최고의 이성이고, 그것이 무엇을 행하거나 반대로 하지 못하도록 명령한다.그와 같은 이성이 인간 정신 안에서 확증되고 완전할 때, 법이 된다. [키케로 인용]", 49-50

"법은 선과 형평의 학문이다. 이 학문의 두 가지 주제는 공법과 사법이다. 공법은 공화국의 질서에 관한 것이다. 사법은 개인들의 편익을 위한 것이다.[첼수스 인용]", 34. 

"정의가 없는 곳에는 공화국(국가)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정의는 각자에게 자기 것을 배분하는 덕이다. [아우구스티노 인용]", 35.
"법률가는 형식의 사환이며, 실질, 즉 정의에 봉사하는 것은 아니다. 정의에 대한 열렬한 사랑을 품고 있는 자는 우리 통념에 의하면 현명한 법관이 아니다.[키르히만 인용]", 31

법과 종교의 분리는 '로마법'과, 로마법 이후 그의 계승자로 자처한 '교회법', 교회법과 일반시민법의 공통분모를 수용하여 발전시킨 '보통법 Ius commune'을 통해 점진적으로 분리됩니다.그리고 인간 이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인문주의 사조로 촉발된 르네상스 정신은 세속주의로 이어지는데, 이것이 법과 종교가 분리되는 역사적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58-59. 

가령 푸펜도르프의 자연법학파는 '자유주의, 개인주의' 사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자연법학파에 의해 존엄사, 동성애, 낙태, 사회정의 등 수많은 윤리적 문제에 관한 개인의 자기결정권이 중요하게 자리잡았습니다. 반면 로마 가톨릭교회에서 주장하는 자연법 이론은 '보편주의'를 강조하기에 오늘날에도 두 사상이 윤리 분야에서 첨예하게 대립하는 것입니다. 78. 

유대인에 대한 차별과 대량 학살이 벌어질 수 있었던 이유도 중세의 시대정신이 바로 '신앙의 시대'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것은 오늘날 우리가 생각하는 신앙 개념과는 다를뿐더러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236.

볼로냐학파가 제고하는 '하나로의 회귀'에서 '하나'란 무엇을 의미할까요? 여기서 '하나'란 종교적, 정치적, 법률적 관점에서 하나 되는 '통일 로마 제국'을 상징합니다. 그 제국을 통해 그리스도교를 포함해 모든 것이 하나 되는 것입니다. 이는 476년 서로마 제국의 붕괴 이후 세계 질서의 축이 하나에서 다자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과거의 영화로 회귀하고자 하는 갈망 가운데 나온 것이지요. 257.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독일어 등의 자국어 발전은 지역 관습과 중세 자치도시의 각종 규약을 현재의 대중 언어로 편찬하면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지요. 그리고 이에 앞서 각종 조합의 규약을 대중 언어로 작성한 것이 출발점입니다. 조합규약을 작성할 때 구성원의 교육 수준에 따라 어떤 조합은 라틴어로 했고, 교육 수준이 떨어지는 곳은 자신들이 쓰던 언어로 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각 유럽어가 발전하는 모태가 된 것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것이 바로 훗날 루터가 라틴어 성경을 대중이 이해하도록 번역하는 데 토대가 되었습니다. 35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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