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사회 구성원 중 적극적인 부분들의 대응 중 눈에 띄는 새로운 점은 이들의 주된 지지자였던 좌파가 아닌 다른 곳에서 탈출구를 찾는 것이었다.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 이슬람과 우파를 들 수 있다. 전자는 주류사회의 종족적 낙인에 종족적, 문화적 구분을 초월하는 종교적 정체성으로 대응한다는 의미가 있따. 후자, 즉 우파를 자신들의 이해를 대변할 수 있는 매개체로 삼는 경향은 그간 비참함을 강조하고 절망적인 측면을 강조한 좌파의 논리를 대신해 성공의 꿈을 심어주는 우파의 논리가 신자유주의적인 시대적 흐름 속에서 설득력을 얻게 된 데 따른 것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2000년대 초반 프랑스의 대표적인 우파정당이었던 대선승리연합(Union pour la majoritîé présidentielle, UMP)이 이주민 집단의 인사들을 영입하는 데 적극적이었던 것이 이러한 시대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대선승리연합은 유권자가 300만 명인 아랍계의 지지가 절실했고 이러한 맥락에서 이주민 출신 인사를 장관으로 임명하는 등 행정부에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전략을 채택했던 것이다. 게다가 공산당, 사회당 등 좌파와 이민집단의 결별이 낳은 공백은 이제 지자체 수준에서 많은 지역에서 제2의 정치세력이 된 국민전선(FN)이 채우게 되었다. 이주민 사회운동과 그 주체인 지역 활동가들의 불행한 운명은 이제 더 이상 아무것도 이 집단이 기댈 제도가 사회에 남아 있지 않음을 의미했다. 지난 1세기 동안 프랑스 ‘민중계급(la classe populaire)’의 정치사회화의 중심에 있었던 공장, 노조, 좌파정당에서 이제 이들의 자리는 없는 것이다.
한편 이러한 조건에서 이민 2세들의 탈정치화, 은둔적 경향은 심[[161]]화되었고 그들의 열망은 간헐적으로 자연발생적인 폭동을 통해 분출하거나, 또는 이슬람에의 열정으로 표현되었다. 이제 프랑스 사회에서 낯설지 않게 된 이주민들의 집합행동은 사회운동의 부재, 전망의 부재를 보여주는 징표인 것이다. (161-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