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과 페미니즘 - 무슬림 여성학자가 밝히는 포스트모던 분석의 한계
하이다 모기시 지음, 문은영 옮김 / 프로네시스(웅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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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디아스포라(diaspora)와의 연대를 표명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들 문화적 전통의 억압적 측면이나 원리주의 정권의 비인간적 관행에 대해 침묵하지 않는 것이다. 명확한 초점과 대상을 유지해야 한다. 이것은 이슬람 사회에서 반식민주의 상상력을 형성해온 파괴적 방어에 동참하지 않는다는 것, 즉 자기 찬양과 자기 연민을 거부함을 의미한다. 타자에 대한 비난은 해당 지역 보수 종교 및 기성 정치체제에 대한 내적 도전과 대중적 요구를 봉쇄하도록 돕는다. 이슬람과 무슬림을 악마화하는 서구의 분위기 속에서, 무슬림 공동체의 문화적 자치권과 종교적 관습이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옹호하는 일은 중요하다. 문제는 그러한 옹호가 종종 칸디요티가 "바꿔 말하기(transposing)" 논쟁이라고 기술했듯, 서구 사회에 다른 맥락으로 존재하는 다문화주의나 정체성의 정치학 등과 연관되는 데 있다. 자신의 견해와 도덕 기준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만한 권력을 지니지 못한 서구의 무슬림 소수자들을 중동 및 북아프리카의 이슬람 운동 세력이나 정권과 비교하는 일은, 누가 진짜 피해자인지 혼란스럽게 만든다. (23-24)


이슬람 전통과 원리주의 관행에 대해 비판적 시각에서 글을 쓰는 일은 오리엔탈리즘 연구 동향과 이슬람주의 연구 동향 둘 모두에 반대하는 입장에 서게 한다. 두 시각 모두 중동 사람들 삶의 양식을 통합하기보다는 분리하고 있는 계급·성별·인종·종교·지역의 차이와 특히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힌 정치적·이념적 관점을 모호하게 만든다.(25) 


[유대교와 기독교]이에 반해, 이슬람은 독신 생활에 반대하고 있다. 무슬림은 예언자가 결혼을 종교 생활의 반으로 간주했다고 믿는다. 말리키와 하나피 학파에 따르면, 결혼은 남성에게 의무 사항이다. 결혼은 "문란함과 간음, 동성애"로부터 남성을 지켜주며, "심지어 자신의 성적 욕망을 자제하려는 강한 의지를 가진 자와 아이를 갖고 싶지 않은 자 그리고 결혼이 신(Allah)에 대한 헌신을 방해한다고 생각하는 자에게조차" 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슬람은 독신 생활에 반대하고, 성적 쾌락을 신자의 합법적 권리로 인정한다. 성 자체가 가정생활 내에서 신성한 기능을 한다고 간주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예언자는 남성과 그 아내 사이의 관계에 특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50-51)


하지만 이슬람은 종교일 뿐만 아니라 법이고 정치적 관습이다. 그것은 엄격하게 강제된 성도덕과 윤리적 원칙을 형성하고 있다. 이슬람 전통의 정신적 지도자들은 동시에 무슬림 공동체의 법집행자이면서 행정가였다. 이슬람 사제는 성도덕과 여성의 개인행동에 관해 정통 이슬람 원전이나 무슬림의 관행에 따라 지시하고 가르치는 것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형법제도를 통해 강제되는 원칙이었다. 이슬람 문화에서의 성폭력 문제는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57)


몇 가지 차이에도 불구하고, 원리주의 집단은 다음에서 필자가 세 개의 서로 연관된 영역으로 분류한 핵심적 시각을 공유하고 있다. 이는 반모더니티, 반민주주의, 반페미니즘이다. (131-132)


종교적 국가는 가장 중요한 평등의 본질, 법 앞의 평등을 부정하고, 종교 국가의 추종자들과 종교적 사회 질서를 만들어내어 비신앙인과 비순응자를 박해한다. 종교적 규율은 항상 권위적이다. 종교적 국가는 문화적, 사회적 그리고 정치적 가치를 창조해내고 파급시키는 '광범위한 무대'를 독점함으로써 여성들이 '반담론'을 형성할 기회를 위축시키고, 어떠한 정치적 이의도 종속시키고 재암호화하며, 여성의 선택을 제한하고 유일한 '진실'이 무엇인가를 설교할 뿐이다.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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