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직업이 과학강사여서가 아니라 예전부터 동물의 왕국이나 내쇼날지오그래픽의 동물다큐들을 좋아했다. 점수와 자존심을 고려해서 입학한 곳이 생물학과였다. 여전히 동물다큐는 좋아하지만 해부는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 식물이 메이저가 되었지만 동물의 생활사는 여전히 관심 분야이긴하다. 헌터 생물의 사냥법이란 제목은 그런 나에게 무척 끌리는 제목이었다.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서식지에 따라 육지, 하늘,바다, 강으로 분류해서 소개하고 있다.1장에 소개된 18종은 대부분 많이 알려진 모습들이다.거미와 개미가 육지동물에 들어가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닌데 어딘가 어색했다. 독까지 가졌다는 군대개미가 수백만 마리가 이동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아찔했다. 개미들은 냄새로 사냥을 하기 때문에 더워져서 냄새가 증발하는 오후시간을 피한다는 내용은 새로웠다. 꿀먹는 오소리라는 라텔은 사진은 몇번 봤는데 성질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조류와 공생한다는 이 동물은 뱀의 신경독에도 강하고 벌의 공격을 신경쓰지 않을만큼 피부가 두껍다고 한다. 거기에 발톱과 송곳니가 발달했으니 기네스북에 '세계에서 가장 겁이 없는 동물'로 등재될만 하다.하늘의 동물을 다룬 2장을 가장 재밌게 읽었다. 물수리의 사냥 목적 중에 암컷의 환심끌기가 있다거나 맹금류인 송골매가 날개에 상처가 생길까봐 무리를 이루는 상대는 공격하지 않는다는 설명은 의외였다. 갈색얼가니새나 펠리컨이 사냥한 것을 가로채는 아메리카 군함조의 모습은 좀 얄밉기도 했다,세끼를 위해 나르는 먹이를 빼았을 때는 날개나 꼬리를 잡아당기거나 공중에서 뒤집어서 계속 공격해서 억지로 토하게 한다니 너무한다는 생각도 든다.그러나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윤리적인 판단은 의미없는 일이다.군함조의 경우 날치기꾼같고 비겁해보이지만 날개가 물에 젖으면 날지 못하기 때문에 가로채는 것 외에는 먹이를 구할 방법이 없다.펠리컨은 펠리컨대로 아메리카 군함조는 군함조대로 자신에게 적합하게 진화한 것이다. 이 책을 통털어서 가장 재밌던 내용은 29번째 동물로 소개되는 독수리편이었다. 동물의 왕국 등을 보면 동물의 시체가 나타나면 돗루리들이 엄청많이 몰려들어있는 걸 볼 수 있다, 사자가 물러가면 독수리들이 시끌벅적하게 식사를 즐길 것 같지만 독수리끼리는 식사 규칙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다고 한다. 아프리카 흰등 독수리는 내장담당이라 먼저 도착해도 살점과 피부를 헤집어서 위 속에 집어넣는 흰머리 검은 독수리가 와서 먹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독수리는 시체를 먹는 부육식동물이다. 얼룩말 1마리를 먹어치는데 30분이면 충분하다.자기들끼리 종에 따라서 먹는 순서와 부위가 다르기 때문에 빠르게 많이 먹을 수 있다. 생태계의 청소부가 될 수 있던 데도 진화의 자연의 질서가 돋보인다. 매 장마다 칼럼이라고 해서 흥미로운 내용들이 정리되어있다. 2장의 뒤에는 막강한 힘을 가진 큰 맹금류들을 소개한다. 부채머리수리나 필리핀 독수리그리고 관뿔매 등인데 다들 원숭이를 잡아먹는다고 한다. 그래서 필리핀 독수리는 원숭이독수리라고 불리고 관뿔매는 하늘의 표범이라고 불린단다. 이 새들을 직접 마주친다면 정말 무섭겠다 싶었다. 바위처럼 생긴 스톤피쉬는 맹독을 가졌지만 사용하지 않고 이름처럼 바위처럼 생겼다고 한다. 스톤피쉬처럼 해저바닥에 사는 어류들은 저서어로 불리는데 부레가 없다고 한다. 그리고 육지에서 무려 24시간을 살 수 있다고 한다. 육지에서 그렇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피쉬라는 이름은 좀 어색하지 않을까 싶었다, 무섭게 생긴 늑대장어가 실제로는 겁이 많고 얌전하며 알이 부화되는 100일까지 줄곧 알을 지킨다는 설명이 새로웠다. 아이누 지역 사람들은 늑대장어를 칩 카무이(신의 물고기)로 부른다고 한다, 늑대장어가 그물에 걸리면 술을 먹이고 바다에 돌려보낸다는데 그래도 되나 싶기도 하면서 재밌는 풍속인 것 같다. 동료들과 팈워크를 이뤄 거품그물( 버블 넷)을 만들어 사냥하는 모습을 직접 보면 참 아름답겠다 싶었다. 강에사는 동물로 도룡뇽이 소개되는데 장수 도룡뇽의 경우 150cm, 45kg까지 자란다고 한다. 체구가 작은 성인여성의 체격이다. 그만한 크기의 도롱뇽은 제발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익숙한 내용들 사이사이 재밌고 새로운 내용들이 있어서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목은 헌터 생물인데 동물만 소개된 점이다. 헌터식물편도 나와주면 좋겠다.엮은 이의 얘기처럼 강력하고 영리하지만 때로는 평범하고 비겁하기도 하고 독특했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었다. 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주관적으로 작성한 후기입니다ㅡ #헌터생물의사냥법 #이마이즈니타다아키_감수#박유미옮김 #성안당 #그림으로읽는#잠못들정도로재미있는이야기 #생존을위한진화 #사냥기술 #컬처블룸리뷰단 #콜라에취한마녀 #책읽는과학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