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순식간에 금방 읽혔다.그런데 후기를 적는데 시간이 걸렸다.읽고 나서 후기를 적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건 주로 시나 소설이었다. 내 안의 감정과 생각들을 가다듬고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과학 이나 역사등의 비문학 분야의 책 같은 경우에는 읽어나가면서, 머릿 속에서 정리가 되는 편이라 시간이 많이 걸리진 않는다. 최신 뇌과학책인 [사피엔스의 뇌]같은 경우는 쓰고 싶은 내용이 워낙 많아서 정리하느라 시간이 필요했다. 그만큼 이 책에는 소홀히 할만한 내용이 없다.(그래서 글이 길다 )물론 기존에 뇌과학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의 경우 기억은 해마가 작용해서 영국의 택시운전사들은 해마가 특히 발달되어 있다거나,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 애착관계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내용들은 익숙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얼마전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언급한 호르몬과 바람기의 이야기가 이 책에도 나와서 반갑기도 했다.) 뇌는 워낙 많은 일을 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적게 쓰는 방향을 선호해서 최대한 게으르고 단순해지고 싶어한다는 사실이나 사이코패스들은 뇌의 편도체 기능 이상으로 공감능력이 낮다는 내용도 이젠 제법 널리 알려진 것 같다. 누누히 주장하지만 과학책은 가장 최근에 나온 책을 읽어야 한다. 특히 뇌과학처럼 연구가 활발한 분야는 더욱 그렇다.프랑스의 유명 신경과학자이자 과학커뮤니케이터인 아나이스 루가 쓴 사피엔스의 뇌는 가장 최근에 업데이트된 뇌과학적 사실을 바탕으로 기존에 잘못 알려진 내용이나 신화등을 바로 잡고자 애쓴다. 의대지망생이 많아서 뇌과학의 최신 정보는 놓치지 않으려 신경쓰는 데도 이책을 통해 배우게 된 점들도 있었고 기존의 지식들을 보다 명확하게 설명할 실험보고들이 많아서 읽으면서 신이 나기도 했다. 작은 챕터가 끝날 때마다 요약을 해주고 중간중간 다양한 그림과 부연설명으로 이해도를 높여주는 친절한 책이다. 📚 기존의 믿음들을 부수기1) 28일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다른 사람이라고들 한다. 우리 몸의 세포들은 짧게는 며칠 부터 최장 28일 이내에 변화하기 때문이다. 유일하게 뇌의 경우만 태어나서 지금까지 변화없다고 알아왔다. 정확히는 25세 즈음에 이르면 뇌는 완전히 성숙하고 뇌 안의 860억개의 뉴런과 뉴런들을 연결하는 시냅스들은 그 이후 변화가 없다는 내용이었는데 그것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졌다. (p104)전 생애동안 뉴런이 자기를 수정하거나 시냅스를 리모델링할 수 있는 능력을 우리는 뇌가소성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배우고 지식을 습득하고 능력을 계발하고 사유하고 행동하는 이유는 뇌구조가 변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런 능력이 뇌가소성이다. 경이로운 우리의 뇌는 이 뇌가소성 덕분에 뇌의 반쪽만 남아있어도 신체 전체를 통제할 수 있다. 물론 뇌는 안정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뇌가소성이 기대하는 것만큼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노화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뇌의 구조를 바꾸려면 반복하고 좋은 식단과 양질의 수면과 운동을 병향해야 한다.2) 꽤 오래전에 오류임이 판정되었는데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믿는 것중에 하나가 인간의 뇌는 세 개의 층으로 되어있다는 내용이다. 파충류의 뇌 -포유루의 놔 그리고 인간의 뇌인데 이것은 오류이면 인간의 뇌가 다른 포유류에 비해 특별히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 3) 좌뇌는 이성을 우뇌는 창의성을 담당한다는 믿음도 잘못된 믿음이다. 창의성은 인간의 모든 활동에 관여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것 외에도 이미 존재하는 것을 변형하고 조합하고 혼합하는 것도 창의성이다. (p67) 창의성은 수렴적 사고와 확산적 사고를 전부 이야기하며 뇌의 특정영역과 관련된 게 아니라 수십억 개의 뉴런과 시냅스 사이의 다양한 소통과정에서 비롯된다. 4) 직관은 사실 기억과 학습의 결과다(p80)따라서 비전문가의 직관은 위험하다.(p139)🔅 사랑과 뇌과학사랑과 뇌과학은 전혀 관계가 없는 것 같지만 사랑의 감정은 뇌에서 가장 오래전부터 존재해 온, 깊숙한 곳에 위치한 부분들에서 일으킨다고 한다. 바로 좌우 반구 깊숙하게 위치한 기적핵과 뇌섬엽이 활성화 되면 사랑을 느낀다고 한다.(p215) 기저핵은 쾌락을 예측하고 동기를 부여하고 중독을 일으키게 하는 도파민의 분비에 관여하는 곳이다. 측두엽과 전두엽 사이에 위치하는 뇌섬엽은 의식적 욕망(음식이나 약물을 찾는 것)과 감정 경험이 신체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일을 하고 있다. 사랑의 유효기간이 3년이라는 유명한 이야기도 거짓말이며 인간의 뇌는 사랑과 우정을 구분하는 똑똑한 기관인것이 MRI촬영 결과 증명되었다고 한다. 사랑은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을 주성분으로 하는 화학적 칵테일이라고들 한다.그런데 개인의 호르몬에 따라 끌리는 상대가 바뀐다는 사실이 재밌었다.도파민 수치가 높은 사람은 비슷한 사람에게 에스트로겐 수치가 놓은 사람은 반대성향에게 끌린다는 거다.착한 여자가 나쁜 남자에게 나쁜 남자는 나쁜 여자에게 끌린다는 말은 낭설이 아니었다.실연후에 비참해지는 것은 뇌활동의 변화때문이라고 한다.사랑의 석학이라고 불린다는 헬렌 피셔는 평생 사랑과 성의 문제를 다뤘다는데 썩 유쾌하지 않은 실험들이 소개되어 있어서 재밌었다. 우울증 환자의 뇌에서는 관자놀이 뒤에 있는 뇌섬엽과 두 반구 안쪽의 대상피질이 위축되어 있다. 실연을 겪은 사람의 뇌도 우울증 환자의 뇌와 비슷하다고 한다. 다행인것은 우리의 뇌는 실연의 아픔과 발목이 삐었을 때의 고통을 같은 것으로 취급해서 천연 진통제 성분을 분비한다고 한다. 더욱 재밌던 내용은 인간은 이별에 우울감으로 반응하게끔 설계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야 타인에게서 지지와 위로 공감을 얻고 생존과 번식에 유리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르가즘에 대한 연구도 언급하고 있다. 오랫동안 뇌과학 분야에서 남성의 성은 연구주제였는데 여성의 성은 2005년 이후에나 다루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성관계는 동물적이고 원초적인 본능이 아니라 복잡한 두뇌활동을 요구하는데 오름가즘을 느낄 때는 뇌의 거의 모든 곳이 관여한다고 한다. 여성의 경우 오르가즘에 도달하려면 중앙배부 전전두피질이 완전히 정지된다. 이 영역은 사회적 판단과 도덕적 감정에 관여하는 곳이다. 즉 여성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 내밀한 성생활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p234)이다.📍 알아두면 좋은 내용들1) 3세이전에는 시공간의 개념이 없고 시공간에 대한 정보를 통합하는 뉴런이 있는 해마는 3~6세가 지나야 완전히 발달한다. 3세이전에는 뉴런이 폭발적으로 발달하기 때문에 신경회로가 계속 변화한다. 해마도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서 일회기억들이 자리잡기 힘들다. 어린 시절의 기억이 적은 이유다. (유년기 기억상실. p206)2) 웃을 수 있는 동물은 많지만 유머를 구사하는 동물은 인간뿐이다. 유며구사능력은 측두엽과 전전두엽이 관여하다.(p300) 수준 높은 농담은 속뜻을 이해해야 하는데 속뜻을 알아듣는 건 공감의 영역 (전전두엽과 편도체)이고 8~9세부터 발달하기 시작한다. (p307)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공감이 지능이란 문장에 더욱 동의하게 되었다. 책의 날개에 주체적인 삶과 행복에 깊숙이 관여하는 뇌의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활용할 방법을 이야기한다고 쓰여있다. 최근 읽은 저자 소개 중에 가장 정확한 것 같다.이 책에 대해 딱 한마디만 해야 한다면 꼭 읽어보라고 말하고 싶다. 유익하고 재밌으며 무엇보다 최신 정보를 담고 있는 책 사피엔스의 뇌였다. ㅡ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은 후 솔직하게 쓴 리뷰입니다 ㅡ#사피엔스의뇌 #NEUROSAPIENS #아나이스루_글 #뤼시알브레히트_그림 #이세진옮김 #윌북#더좋은삶을위한_심리뇌과학 #뇌과학#다_1.4kg뇌가_시키는일#뇌를이해하기_더좋은삶을찾아가는_가장정확한_첫걸음#사는대로생각하는게아니라_생각하는대로_살기#인간의진실을비추는뇌과학이야기#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책읽는과학쌤 #콜라에취한마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