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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큰돈 없이 부동산 경매로 내집 마련한다
이주현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8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큰돈 없이 내 집 마련이 정말 가능한가?'라는 생각부터 들었습니다. 지금의 집값을 생각하면 조금 과장된 제목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따라가다 보니 적은 돈으로 쉽게 집을 사는 비법이라기보다, 일반 매매만 바라보지 말고 경매라는 선택지도 제대로 공부해보자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음... 저 역시 경매라고 하면 시세보다 아주 싸게 낙찰받아 큰돈을 버는 장면부터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이 책에서 계속 눈에 들어온 것은 '얼마나 싸게 살까'보다 '내가 무엇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였습니다. 등기부등본부터 말소기준권리, 선순위 임차인, 가처분과 가등기, 유치권까지 확인할 것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특히 말소기준권리를 설명하는 부분을 보면서 경매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가격만 보고 입찰하는 것이 아니라 낙찰과 함께 없어지는 권리와 내가 떠안을 가능성이 있는 권리를 구분해야 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선순위 가처분이나 가등기의 성격이 불분명하면 입찰을 보류하는 것이 좋다는 대목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경매에서는 '할 수 있는 용기'만큼 '모르면 하지 않는 용기'도 필요해 보였습니다.
시세조사 부분은 오히려 법률 이야기보다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감정가가 현재 시세와 같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고, 같은 평형이라도 동, 층, 향, 내부 상태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니 직접 확인해야 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결국 경매도 노트북 앞에서 엑셀로 숫자만 계산한다고 끝나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싸게 낙찰받았다고 좋아했는데 주변의 일반 매물과 별 차이가 없다면 애써 경매에 참여한 의미도 줄어들 것입니다. 재건축 아파트 부분에서는 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건축이라는 말만 들으면 앞으로 가격이 오를 것부터 기대하기 쉬운데, 책에서는 사업 단계와 조합원 지위 승계 여부, 권리가액과 분양가, 추가분담금 가능성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합니다. '좋아질 아파트'라는 기대보다 결국 내가 얼마를 더 부담해야 하는지 계산하는 것이 먼저라는 점이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의외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라는 장이었습니다. 입찰장에서 다른 사람이 높은 가격을 쓸 것 같다고 생각하면 미리 정해놓은 금액에서 조금만 더 올리고 싶은 마음이 생길 것 같은데, 그 '조금만'이 반복되면 싸게 사려고 경매에 참여했다가 오히려 비싸게 사는 이상한 결과가 생길 수도 있죠. 그래서 '자신이 없다면 포기해라', '패찰했더라도 실망하지 마라'라는 부분은 꽤나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낙찰이 끝이 아니라는 것도 새삼 알게 됐습니다. 점유자가 있는 경우에는 명도라는 과정이 남아 있고, 빈집처럼 보여도 마음대로 들어가거나 물건을 치워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책에서는 협의를 우선하고 필요하면 인도명령이나 강제집행 같은 정식 절차를 이용하도록 설명합니다. 내 집을 마련하는 과정이라 해도 그 집에는 이전까지 살던 사람의 사정이 있다는 점도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 책을 읽었다고 바로 법원에 가서 입찰할 자신이 생기지는 않았습니다. ^^;;;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알아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조금 알게 되니 더 신중해졌습니다. 특히 특수권리나 재건축처럼 변수가 많은 물건은 저같은 초보자가 '남들이 어려워하니 오히려 기회'라고하며 쉽게 접근할 영역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머... 그렇다고 경매가 예전처럼 막연히 무서운 것만은 아니게 됐습니다. 적어도 어디를 확인해야 하는지 순서는 조금 보였습니다. 등기부를 보고, 권리관계를 확인하고, 임차인을 살피고, 현장에 가서 실제 시세를 조사하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을 정한 뒤 그 기준을 넘으면 포기하는 것... 그런 세부적인 부분들을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
음... 책을 읽고 나서 경매에 대한 제 생각도 조금 바뀌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전에는 '얼마나 싸게 낙찰받았느냐'가 경매의 실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사지 말아야 할 물건을 얼마나 잘 걸러낼 수 있느냐'도 그만큼 중요한 실력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내 집 마련은 한 번의 입찰로 끝나는 게임이 아닐 수도 있을테니까요... 싸게 샀다는 기분보다 그 집에서 실제로 살아갈 수 있는지, 예상하지 못한 비용까지 내가 감당할 수 있는지, 무엇보다 내가 이해한 물건에 내 돈을 올바르게 넣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일 것 같았습니다. 어쩌면, 경매에서 가장 먼저 마련해야 하는 것은 큰돈보다 '내가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기준'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기준이 생긴 뒤에야 내 집 마련의 또 다른 길로 경매를 바라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