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에 읽는 동의보감 - 몸, 마음, 인생을 다스리는 최고의 건강 고전 ㅣ 오십에 읽는 동양 고전
김형찬 지음 / 유노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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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오십'이라는 나이가 예전에는 꽤 멀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막상 그 나이를 지나고 보니, 특별히 경계선을 하나 넘었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다만 몸은 확실히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루쯤 무리해도 푹 자고 나면 괜찮았는데, 이제는 피곤함이 며칠씩 남아 있을 때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지나쳤을 몸의 작은 변화에도 신경이 쓰이고요. ^^;;;; 그래서 '오십에 읽는 동의보감'의 첫 부분에 나오는 '아직 늙었다고 하기에는 마음은 너무 생생한데 젊다고 우기기에는 몸이 보내는 신호가 너무도 정직하다'는 말이 유난히 와닿았습니다. 오십을 넘긴 분들이라면 아마 이 느낌을 어느 정도 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

처음에는 제목을 보고 음식이나 약재, 어디가 아플 때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읽어보니 그런 내용만 있는 책은 아니었습니다. 음식과 처방도 나오지만 마음, 감정, 호흡, 휴식, 생활습관에 대한 이야기도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중에서 기억에 남은 표현은 '밑천을 지켜야 산다'는 말이었습니다. 젊을 때는 건강도 통장 잔고처럼 다시 채워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조금 무리해도 자고 나면 괜찮았고, 전날 과음이나 과식을 해도 몇 시간 지나면 회복되었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몸을 아껴 써야 한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몸에도 한도가 있었는데, 그때는 그 사실을 잘 몰랐던 셈입니다.

책에서는 한의학에서 몸을 지탱하는 '정,기,신'을 양초에 비유합니다. 정은 양초의 몸통이고, 기는 불꽃이며, 신은 그 불꽃에서 나오는 빛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현대 의학의 설명처럼 받아들일 필요는 없겠지만, 내게 남아 있는 밑천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생각하게 하는 비유로는 괜찮았습니다. 오십 이후에는 무조건 더 강해지려고 하기보다는 지금 가진 것을 너무 빨리 소모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는다'는 말이나, 몸도 한곳에 오래 머물러 있으면 흐름이 정체된다는 설명도 기억에 남습니다. 하루 종일 앉아 있다가 저녁에 한꺼번에 운동하는 것보다, 생활 속에서 자주 움직이는 편이 더 낫다는 뜻으로 이해했습니다. '많이보다 고르게 움직여라'는 표현도 그래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운동도 많이 하면 할수록 좋은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얼마나 세게 했는가보다 내일 또 할 수 있을 정도로 했는가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운동한 뒤 몸살이 나서 며칠을 쉬는 것보다 조금 부족한 듯해도 꾸준히 움직이는 편이 오십 이후에는 더 현실적인 방법인 것 같습니다. 물론 이렇게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한 번에 무리하고 며칠 쉬는 날이 여전히 있습니다. ^^;;;

조금 조심스럽게 읽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체형이나 피부색, 얼굴빛, 눈의 상태 등을 몸속 장부와 연결해서 설명하는 부분입니다. 이런 내용은 동의보감과 한의학이 사람의 몸을 바라보는 방식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얼굴빛이 좋지 않다고 해서 특정 장기가 나쁘다고 단정하거나, 몸에 이상이 있는데도 이런 설명만 믿고 병원 검사를 미루어서는 안 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몸을 부분별로만 보지 말고 전체적인 상태를 함께 살펴보라는 생각까지 부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디가 아프면 그곳만 고치려고 하기 쉽지만,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스트레스가 심하며 식사도 불규칙한 상태에서 몸의 한 부분만 멀쩡하기를 바라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겠어요? 몸은 아무래도 서로 영향을 주고받을 테니까요.

이 책을 읽으며 자꾸 눈에 들어온 단어는 '오래'였습니다. 오래 앉아 있고, 오래 일하고, 오래 걱정하고, 오래 화를 품고 있는 것.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한쪽으로 너무 오래 기울어 있으면 결국 몸에 흔적이 남는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생각해보면 오십이라는 나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지금의 몸도 어제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지난 수십 년 동안 먹고 자고 일하고 쉬었던 시간이 쌓여 만들어졌을 것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니 건강검진 결과에 나온 숫자 하나만 보는 것보다 내가 지난 몇 년을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돌아보는 일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강하게 들더군요. ^^;;;;

후반부에 나오는 '채우기 전에 나 아닌 것부터 덜어 내라'는 말도 오래 남았습니다. 건강에 좋다는 것을 자꾸 더하려고만 했던 것 같습니다. 영양제를 하나 더 먹고, 운동을 하나 더 배우고, 좋다는 음식을 찾아 먹는 식 말이에요. 그런데 어쩌면 먼저 해야 할 일은 덜 먹고, 덜 무리하고, 덜 늦게 자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필요 없는 걱정도 조금은 덜어내야 할 테고요. 무엇인가를 계속 추가하는 건강법보다,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줄이는 건강법이 지금 제 나이에는 더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말은 이렇게 해도 생활습관을 한꺼번에 바꾸는 일은 쉽지 않겠지요. 그래서 더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할것 같습니다. 늦게까지 버티지 않고 조금 일찍 자는 것, 오래동안 계속 앉아 있지 않는 것, 피곤한데도 괜찮은 척하지 않는 것처럼요.

음... 마지막으로 마음에 남은 말은 '내 몸의 기준을 내가 세워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젊었을 때는 다른 사람보다 오래 일할 수 있고 더 많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 좋은 몸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오십을 넘기고 나서는 남의 몸과 비교하기보다 어제의 내 몸과 오늘의 내 몸을 비교하는 편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금 덜 먹고, 조금 덜 무리하고, 화나는 일을 조금 빨리 내려놓고, 피곤하면 예전보다 조금 일찍 쉬는 것.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런 작은 변화가 오십 이후에는 오히려 더 중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전의 몸으로 돌아가려고 애쓰기보다 지금의 몸과 잘 지내는 법을 배우는 것. 책을 읽고 나서 제가 생각하게 된 오십의 건강은 결국 그런 것이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이건 완전 욕심이겠죠 ^^;;;), 지금 남아 있는 힘을 함부로 쓰지 않고 오래 함께 살아가는 것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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