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출발선은 부모가 만든다
로또맘 지음 / 필름(Feelm)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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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부의 출발선은 부모가 만든다'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아이가 잘살고 못사는 것까지 부모가 결정하는 것처럼 들렸기 때문입니다. 모든 부모라면 자식에게 조금이라도 좋은 출발점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아이의 인생을 부모가 미리 다 준비해줄 수도 없는 일이 아니겠어요? 하지만 책에서 말하는 '출발선'은 제가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큰돈을 물려주는 것만을 뜻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미 들어오고 있는 돈을 어떻게 나누고 어디로 보내느냐에 더 가까웠습니다. 특히 '남으면 저축한다'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는 솔직히 뜨끔했습니다. 월급이 들어오면 생활비와 카드값이 빠져나가고, 이번 달에 돈이 좀 남으면 저축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매달 무슨 일이 생기고 결국 남는 돈은 많지 않습니다. ^^;;; 저축을 마지막 순서에 놓으면 항상 밀릴 수밖에 없다는 말이 별것 아닌 것 같으면서도 현실적이었습니다. 아동수당을 바라보는 시선도 비슷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데 들어가는 돈이 많으니 생활비로 사용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책에서도 꼭 특정 방식만을 고집하기보다 결과적으로 일정 금액이 아이의 자산으로 남는 흐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결국 돈의 액수보다 '들어온 돈 가운데 얼마를 먼저 남길 것인가'를 정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비, 저축, 투자, 기부로 통장의 역할을 나누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처음에는 어린아이에게 통장을 이렇게까지 나눠야 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목적은 통장 개수를 늘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돈에는 서로 다른 쓰임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이 입장에서도 용돈 1만 원을 전부 써버리는 것과, 일부는 쓰고 일부는 남기고 또 일부는 투자해보는 경험은 꽤 다를 것 같습니다. 부모가 "돈 아껴 써라"라고 백 번 말하는 것보다 자기 계좌에서 돈이 들어오고 나가고, 투자한 금액이 늘기도 하고 줄기도 하는 것을 직접 보는 편이 훨씬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저는 이 책에서 ETF 자체보다 '작은 투자 경험'이라는 부분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물건이나 브랜드를 소비로만 끝내지 않고 그 물건을 어느 회사가 만들었는지 한번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평소 내가 돈을 쓰는 곳과 기업, 투자라는 것이 전혀 별개의 세계가 아니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될 테니까요. ^^ 물론 투자한다고 항상 돈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겠지요. 책에서도 돈은 시간이 지나며 늘기도 하고 줄기도 한다고 표현합니다. 저는 오히려 아이에게 그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경제교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돈을 투자하면 무조건 불어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작은 금액으로 경험하는 편이 나중에 큰돈을 가지고 처음 겪는 것보다 낫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증여에 관한 부분은 조금 더 조심스럽게 보게 됐습니다. 책에서는 증여를 복잡하게 만들기보다 자금 흐름을 명확하게 분리하고 기록을 남기는 것을 강조합니다. 이 부분은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부모 돈과 아이 돈을 뒤섞어놓고 나중에 기억에 의존하는 것보다는 처음부터 기록을 남겨놓는 습관이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약이나 ISA, 연금계좌까지 연령에 따라 이어지는 구성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물론 이런 제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조건이나 세법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 실제로 적용할 때는 그 시점의 규정을 좀 더 확인해야 하겠지만요. 어쨋든 책을 한 번 읽고 10년, 20년 동안 그대로 따라가기보다는 큰 방향을 잡는 참고서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좀더 맞아 보였습니다. ^^

책을 읽으면서 조금 불편했던 생각도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너무 일찍부터 돈과 투자만 강조하면 세상을 지나치게 돈의 기준으로 바라보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머.. 꼰대같은 생각일지 모르겠습니다만... 모든 용돈을 투자하고, 모든 소비를 기업 분석으로 연결할 필요까지는 없을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그냥 갖고 싶은 것을 사보고, 때로는 쓸데없는 것에 돈을 써보고 후회하는 경험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 저는 이 책이 '아이를 빨리 투자자로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보다는 '아이가 돈을 다루는 기준을 일찍 경험하게 해주자'는 쪽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생각해보면 부모가 아이에게 보여주는 경제교육은 거창한 것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월급이 들어오자마자 일정 금액을 먼저 저축하는 모습, 충동적으로 사고 싶은 물건을 하루쯤 고민하는 모습, 투자한 돈이 떨어졌다고 호들갑 떨지 않는 모습 같은 것을 아이는 자연스럽게 보고 배울 것입니다.

다 읽고 나서보니 책의 제목도 처음과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니까... '부의 출발선은 부모가 만든다'는 것은 결국, 돈을 대하는 첫 번째 습관과 기준을 부모가 보여준다는 뜻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큰돈을 만들어주는 것은 모든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꺼에요. 하지만 적은 돈이라도 들어오면 조금 남기고, 목적을 나누고, 오래 가져가는 습관을 보여주는 것은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나중에 아이가 그 돈으로 집을 살지, 사업을 할지, 여행을 떠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나 같은 부모가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곳에 사용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돈 때문에 선택을 포기해야 하는 순간을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꽤 괜찮은 출발선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 어쩌면 아이의 경제교육은 통장을 만들어주는 날이 아니라 부모가 자기 돈을 다루는 모습을 보여주는 순간부터 이미 시작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더 젊었을 때 이 사실을 알았었더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이 책...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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