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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꼭 사야 할 ETF
마지혜 지음 / 경향BP / 2026년 8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제목만 봤을 때는 솔직히 조금 부담스러우면서 흥미로웠습니다. '지금 꼭 사야 할 ETF'라니, 지금 당장 사지 않으면 뒤쳐지지 않을까 부담스러우면서도 꼭 사야할 상품을 몇 개 찍어주는 ETF투자 지침서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읽다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제가 생각한 범위가 훨씬 넓었습니다. S&P500이나 나스닥100처럼 익숙한 지수부터 배당, 채권, AI, 반도체, 로봇, 우주, 양자컴퓨팅까지 정말 다양한 ETF가 등장합니다. 여기에 ISA와 연금저축, IRP까지 이어지니 ETF를 중심으로 투자 전반을 한번 정리해보는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
ETF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이 모든 기업을 일일이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인 것 같습니다. 좋은 기업 하나를 찾아 큰 수익을 내면 좋겠지만, 어떤 기업이 몇 년 뒤에도 지금처럼 잘나갈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그런 면에서 개별 종목을 맞히려고 애쓰기보다 시장이나 산업 전체를 사는 ETF가 왜 꾸준히 관심을 받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책에서 S&P500과 나스닥100을 포트폴리오의 뼈대로 먼저 설명하고 그 뒤에 여러 테마 ETF를 소개하는 구성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사실 AI나 로봇, 우주항공, 양자컴퓨팅 같은 이야기를 보면 저도 모르게 그쪽부터 눈길이 갑니다. 왠지 지금 사두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하지만 미래가 유망한 산업이라고 해서 그 산업에 투자한 사람이 반드시 돈을 버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랬으면 모든 사람들이 다 투자로 돈을 벌었겠죠... 결국 좋은 이야기와 좋은 투자는 조금 다른 문제라는 생각도 함께 들었습니다.
특히 GROUP2의 '휴머노이드는 유망하지만 아직 검증의 시간이 필요하다', '장기 성장성은 크지만 속도는 기업과 지역마다 다르다' 같은 부분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중요한 미래 산업을 이야기하면서도 무조건 장밋빛 전망만 내놓지 않는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 투자 책을 읽을 때 '앞으로 무조건 뜬다'는 식의 이야기가 나오면 오히려 한발 물러서게 되는데, ETF 역시 유행하는 이름만 보고 덜컥 사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당 ETF 부분은 또 다른 의미에서 관심이 갔습니다. 주가가 올라서 돈을 버는 것도 좋지만 매달 또는 정기적으로 현금이 들어오는 구조는 확실히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자산을 크게 불리는 것만큼, 이미 만들어놓은 자산에서 어떻게 꾸준히 현금흐름을 만들 것인지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다만 '월배당'이라는 이름만 보고 마치 매달 공짜 돈이 생기는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국 배당 역시 내가 가진 자산에서 나오는 돈이고, 높은 분배금만큼 그 상품의 구조도 살펴봐야 함을 이해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음... 제가 이 책에서 실용적으로 느낀 부분은 뒤쪽의 ISA, 연금저축, IRP 이야기였습니다. 예전에는 무엇을 사느냐가 투자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같은 ETF라도 어느 계좌에 담고 얼마나 오래 가져갈 것인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은 한번 제대로 정리해둘 필요가 있어 보였습니다. 좋은 ETF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금과 계좌를 모르고 투자하면 정작 챙길 수 있는 것을 놓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편,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까지 다루고 있지만,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쉽게 손대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시장 방향을 맞히는 것도 어려운데 그 움직임을 더 크게 따라가는 상품이라면 수익만큼 손실도 빨리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근래 우리나라에서 시끌법석한 삼전,하닉레버리지 상품의 영향도 있었지만요. ^^;;; 책에서도 '유용한 순간은 짧고 분명하다', '장기투자할 상품은 아니다'라고 따로 구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음... 책을 보고 나서 ETF가 간단한 투자상품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ETF라고 하면 그냥 여러 주식을 한 바구니에 담아놓은 정도로 생각했는데, 막상 들여다보니 지수형부터 테마형, 배당형, 채권형, 커버드콜, 레버리지까지... 정말 성격이 상당히 달랐습니다. 이름에 ETF가 붙어 있다고 모두 비슷한 상품으로 생각하면 안 되겠습니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제목은 '지금 꼭 사야 할 ETF'인데, 제게 남은 생각은 '그래서 지금 무엇을 사야 하지?'보다는 '나는 어떤 ETF를 오래 가지고 갈 수 있을까?'로 수렴해 감을 느꼈습니다. 남들이 AI가 좋다고 하면 AI ETF를 사고, 배당이 유행하면 월배당 ETF로 옮기고, 증시가 불안하면 또 다른 상품을 찾아다닌다면... 개별 주식을 사고파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 ETF도 상품을 많이 아는 것보다 내 투자 목적에 맞는 몇 가지를 고르고 오래 가져가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책에 소개된 수많은 ETF 중에서 무엇이 앞으로 가장 높은 수익을 낼지는 저도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꼭 사야 할'이라는 제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내가 왜 이 ETF를 사려고 하는지 한번 제대로 생각해보자'는 의미로 읽는 편이 저에게는 더 잘 맞았습니다. 유행하는 ETF 이름 하나를 더 외운 것보다, 투자에도 뼈대와 목적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 이 책을 읽고 얻은 가장 현실적인 수확이었습니다. ^^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