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제목부터 상당히 강렬했습니다. '공시 6년 실패'에 '6년 만에 22억'이라니... 처음에는 흔히 볼 수 있는 재테크 성공담인가 싶었습니다. 그런데 찬찬히 보다 보니 22억이라는 결과보다 그 앞에 있었던 긴 실패의 시간이 오히려 더 눈에 들어왔습니다. 공무원 시험에 6년을 매달리고도 결국 뜻을 이루지 못하고, 첫 월급 146만 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는 화려한 투자 성공담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저자는 수험생활 동안 몸에 밴 '읽고, 적고, 반복하는 습관'을 버리지 않고 투자 공부에 가져왔습니다. 여러 권의 책을 읽고 내용을 노트로 압축해 반복해서 보는 '단권화' 방식이 눈에 띄었습니다.
음... 투자라고 하면 좋은 종목을 찾아내는 특별한 감각부터 떠올리기 쉬운데, 저자는 오히려 엉덩이와 펜을 이야기합니다. 수험생 시절에는 합격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공부 습관이 다른 분야에서는 자신의 무기가 되었다는 점도 묘하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실패했던 6년이 완전히 사라진 시간만은 아니었던 셈이었어요.
미국 주식, 부동산, 비트코인, 채권과 금까지 여러 자산을 다루고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특정 자산보다 '왜 사는지를 먼저 공부한다'는 태도가 더 와닿았습니다. 계좌에 -30%가 찍혔을 때 막연히 '언젠가는 오르겠지'라고 생각하는 것과, 내가 공부해서 세운 나름의 근거가 있는 것은 분명 다를 것입니다. 결국 하락장이 찾아온 뒤에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자기 기준을 만들어두어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다만 저자의 투자 방식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은 저의 신념(?)처럼 조금은 조심스럽게 생각했습니다. 특히 '확신이 있다면 분산하지 말고 집중하라'거나 테슬라에 큰돈을 투자했던 경험 등은 성공한 결과만 보면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22억을 만든 방법'을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는 저자가 어떤 근거를 만들고 어떻게 판단했는지를 보는 편이 더 의미 있다고 느꼈습니다.
제가 실제로 한번 따라 해보고 싶은 것도 훨씬 소박한 부분이었습니다. 투자한 종목이나 자산을 기억에만 의존하지 않고, 왜 샀는지를 적어두는 것입니다. 가격이 떨어졌을 때 처음의 판단이 여전히 유효한지 확인할 수 있고, 나중에 판단이 틀렸다면 무엇을 잘못 생각했는지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니 투자 노트는 돈을 버는 비법 노트라기보다 나의 판단을 기록하는 일종의 '오답노트'에 더 가까워 보였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마음에 남은 것은 조급함에 관한 부분이었습니다. 월급을 받으며 조금씩 투자하는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의 큰 수익을 보면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몇 년 만에 몇 억'이라는 이야기를 접하면 과정은 건너뛰고 결과부터 보게 됩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역시 하루아침에 22억을 만든 것이 아니라 공부하고, 돈을 모으고, 투자하고, 다시 공부하는 과정을 몇 년 동안 반복했습니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나서 22억을 만드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돈에 관한 판단에도 공부가 필요하고, 그 공부에는 생각보다 지루한 반복이 필요하다는 사실이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무엇보다 공시에서 실패했던 사람이 그 시절 익힌 공부법을 결국 다른 곳에서 자신의 무기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오래 남습니다. 실패한 경험이라고 해서 반드시 쓸모없는 것은 아닌가 봅니다. 어쩌면 이 책에서 제가 가져가고 싶은 것은 '어떤 종목을 사야 하는가'보다 공부하고, 기록하고, 틀렸다면 다시 고치면서 자기만의 기준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적어도 그것만큼은 투자금의 크기와 상관없이 지금부터 시작해볼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