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사랑 이야기
도나쵸 지음 / 모티브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망한 사랑 이야기'라는 제목부터 조금 웃겼습니다. 사랑 이야기에 굳이 '망한'이라는 말을 붙이다니, 시작부터 꽤 솔직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천천히 보다 보니 정말 사랑 하나가 시작되고 끝나는 과정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짝사랑에서 시작해 플러팅과 썸을 지나 연애를 하고, 결국 외사랑과 이별, 미련을 거쳐 새로운 사랑으로 넘어갑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긴 글로 우리의 '사랑'을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한 컷, 두 컷, 네 컷 정도의 짧은 그림과 문장으로 이야기를 건네는데, 그래서 예전에 읽었던 '광수생각' 같은 느낌도 많이 났습니다. 몇 초면 넘길 수 있는 페이지인데 이상하게 어떤 제목에서는 손이 잠깐 멈췄습니다.

특히 '나도 분홍색 장미가 좋아졌어', '망한 인사', '디저트 플러팅', '네잎 클로버', '연애', '기대다', '망할, 사랑이었네', '꽉 쥘수록 부서져', '쿨하게', '쿨한 척', '침잠', '허세', '그 미련이 다 너야', '잊은 계절', '지나간 페이지', '충분히 행복했다' 같은 부분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거창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연애를 하면서 한 번쯤 겪어봤을 법한 아주 사소하고 조금은 찌질한 감정들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사랑이 끝났다고 마음까지 동시에 끝나는 것은 아니니까요.

음... 특히 이별뒤에 '미련' 이야기가 훨씬 많이 이어진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은 헤어지는 그날보다 그 이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괜찮다고 해놓고 다시 생각나고,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별것 아닌 일에 기억이 돌아오는 경험 말입니다. '그 미련이 너야', '젠장'은 제목만으로도 그 기분이 어느 정도 전해졌습니다.

어쨋든... 세월이 약이라고... 책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고 마지막을 '새로운 사랑'으로 마무리합니다. '뜻밖에', '충분히 행복했다', '새로운 시작(그러고 보니 이 부분은 7컷이네요)'이라는 마지막 세개의 이야기를 보고는 조금 마음이 놓였습니다. 망한 사랑이라고 해서 그 사랑을 했던 시간까지 전부 실패였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

책을 읽고 나니 제목의 '망한'이라는 말이 처음과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지나고 보면 민망하고 후회되는 사랑도 있고,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그때의 나는 나름대로 진심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사랑을 잘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지나간 사랑을 한번 피식, 아니... 피식은 아니지만... 쓴 웃으며 돌아보게 하는 책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몇 장은 웃기고, 몇 장은 괜히 찔리고, 몇 장은 아파서 눈물도 짓고, 그리고 또 어떤 장에서는 옛날 사람이 슬쩍 생각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사랑은 망했어도 그때의 마음까지 망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아마 그래서 우리는 그렇게 망하고도 또 사랑을 하나 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마지막 에필로그가 정말... 좋았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