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승환·김익환의 대한민국 주식투자 지도
염승환.김익환 지음 / 메이트북스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저는 '염승환, 김익환의 대한민국 주식투자 지도'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유망 종목을 분야별로 정리한 책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목차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부터 배당주, 땅부자 기업까지 구체적인 회사 이름이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 그런데 내용을 읽어보니 종목을 바로 고르기보다, 지금 시장의 돈이 왜 특정 산업과 기업으로 이동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더 무게를 둔 책이었습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AI를 소프트웨어 산업으로만 보지 않는 시선이었습니다. 젠슨 황의 표현을 빌려 데이터센터를 지능 토큰을 생산하는 'AI 팩토리'로 설명했는데, 이렇게 놓고 보니 AI도 결국 반도체와 전기, 공장과 냉각설비가 필요한 거대한 제조 산업처럼 보였습니다. 그동안 AI 수혜주라고 하면 엔비디아나 소프트웨어 기업부터 떠올렸습니다. 하지만 토큰을 대량으로 생산하려면 메모리 반도체가 필요하고, 데이터센터를 계속 가동할 전력과 송전망도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기업의 기회를 메모리와 전력기기, 제조 역량에서 찾는 책의 논리가 이해되었던 이유입니다. 다만 우리나라가 이 분야를 잘한다고 해서 그 기회가 모든 관련 기업의 실적과 주가로 자동 연결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AI 투자가 계속 확대되더라도 공급과잉이나 가격 경쟁이 생길 수 있고, 기업마다 그 수익을 가져가는 방식도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산업의 방향이 맞는 것과 투자 결과가 좋은 것은 별개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

'무거운 자산의 시대'를 뜻하는 HALO 트레이드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한동안 시장은 적은 자산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기업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반면 이 책은 반도체 공장과 발전소, 송전망, 광산과 선박처럼 쉽게 복제하거나 대체하기 어려운 실물 자산의 가치가 다시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AI가 무엇이든 빠르게 만들어내는 시대일수록 오히려 짧은 시간 안에 복제할 수 없는 것이 귀해진다는 점이 재미있었습니다. 프로그램은 복사할 수 있어도 발전소나 광산, 조선소는 클릭 한 번으로 만들 수는 없겠죠. 물론 유지비와 부채가 크거나 수익성이 낮다면 무거운 자산은 경쟁력이 아니라 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하겠지만요.

두 번째 마당의 기업 분석에서는 주가에 잘 드러나지 않은 자산을 찾아보는 방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LF와 신송홀딩스가 보유한 건물, KCC의 투자 지분, 포스코홀딩스의 로이힐 광산 지분처럼 손익계산서만 봐서는 놓치기 쉬운 가치가 소개되었습니다. 과거 안답시고, 회사를 볼 때 주력 제품과 영업이익만 확인했던 제 시야가 조금... 아니 많이 좁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당주를 다룬 부분도 비슷했습니다. 높은 배당수익률은 예금보다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주식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한국기업평가나 대신증권처럼 꾸준한 배당 이력이 있는 기업도 배당의 지속 가능성과 실적, 지배구조를 함께 살펴야 하겠죠. 배당률이라는 숫자 하나만 보고 안전한 주식으로 받아들이면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는 점도 다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위기 후 투자를 설명한 부분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독특한 시간차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공장은 필요할 때 바로 완성할 수 없으므로 불황기에 미리 투자해야 다음 호황을 준비할 수 있습니다. 다만 과거에 위기를 이겨냈다는 사실이 앞으로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은 망각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위기 때마다 담아라'는 말 역시 기업의 재무 체력과 기술 경쟁력을 확인한다는 조건이 붙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음... 이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바뀐 것은 뉴스를 보는 순서였습니다. 예전에는 어떤 기업의 주가가 올랐다는 소식을 먼저 보고 이유를 뒤늦게 찾았습니다. 이제는 AI 투자 확대가 반도체와 전력망에 어떤 수요를 만들고, 자금 이동이 증권사나 지주사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먼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종목에서 출발하는 대신 산업과 자본의 흐름에서 종목으로 내려오는 방식이죠... ^^ 머.. 요새는 챗XXX를 사용하여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으니까 정보검색하는라 힘들지는 않으니까 좋습니다. 아... 물론 책에 제시된 2026년의 수치와 시장 분위기는 시간이 지나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고객예탁금과 거래대금이 급증했다고 해서 머니무브가 계속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으며, 지금 저평가된 기업이 반드시 재평가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완성된 정답지라기보다 현재 시장을 해석하기 위한 지도에 더 가까워 보였습니다.

책을 덮고 나서 당장 사고 싶은 종목이 생겼다기보다, 익숙한 기업을 다른 각도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반도체 기업은 메모리 가격뿐 아니라 AI 인프라의 일부로, 오래된 기업 역시 낡았다고 외면하기보다 무엇을 보유하고 어떤 방식으로 살아남았는지를 확인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러니까... 책을 통해 제가 얻은 것은 유망 종목 목록보다 시장을 바라보는 순서였습니다. 앞으로는 뉴스에 나온 종목을 뒤쫓기보다 돈과 산업이 움직이는 방향을 먼저 보고, 그 안에서 실제 이익과 자산을 가진 기업을 찾아보고자 합니다. ^^ 좋네요.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