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투자 전략
파란부기 지음 / 경향BP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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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2차전지 투자 전략'이라는 제목을 처음 봤을 때는 솔직히 조금 망설여졌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2차전지는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분야였지만, 이후 전기차 수요 둔화와 공급과잉, 중국 기업과의 경쟁 같은 부정적인 이야기가 계속 나오면서 주식시장에서의 인기도 주가도 모두 하락되어 왔기 때문입니다. 이미 한차례 크게 주목받았던 산업을 두고 다시 사이클이 시작된다고 말하는 듯하니, 이게 근거 있는 전망인지 투자자의 기대를 자극하는 표현인지부터 궁금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미래 우리나라가 발전시켜야 할 분야라는 점에 매혹된 부분도 강했어요.

책에서 가장 눈길이 갔던 부분은 2차전지 산업을 전기차 시장에만 가두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자율주행과 총 소유비용, ESS,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 미국과 유럽의 산업정책까지 함께 살펴보며 배터리 시장의 변화를 설명했습니다. 특히 ESS에 관한 내용이 인상 깊었습니다. 저는 ESS를 태양광이나 풍력발전 옆에 설치하는 커다란 보조배터리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전력이 남을 때 저장하고 필요한 시간에 공급하면서 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을 보완하고, 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수요까지 뒷받침한다는 설명을 보니 단순한 보조 장치라고만 보기는 어려웠습니다. AI 시대의 수혜 산업을 생각하면서 반도체는 떠올렸지만, 그것을 쉬지 않고 가동하기 위한 전력 저장장치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NCM과 LFP, 소듐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를 나누어 다룬 부분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가 기존 배터리를 모두 대체할 미래 기술처럼 소개될 때가 많지만, 읽고나니, 실제 시장에서는 생산비용과 양산 시기, 용도별 특성이 함께 고려되어야 하며, 하나의 배터리가 모든 시장을 차지하기보다 전기차와 ESS, 로봇 등 사용 목적에 따라 시장이 나뉠 가능성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졌습니다. 배터리 산업이 정치와 지정학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설명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제는 기업이 좋은 기술을 보유하는 것뿐 아니라, 어느 국가에서 광물을 조달하고 어느 지역에 공장을 세웠는지가 보조금과 시장 접근성에 영향을 줍니다. 미국의 IRA와 유럽의 공급망 정책을 보면 배터리가 단순한 공산품을 넘어 국가가 관리하는 전략 산업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습니다.

중국 공급망을 다룬 부분에서는 국내 기업의 기회와 위험이 동시에 보였습니다. 미국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 하면 한국 기업에 기회가 생길 수 있지만, 중국은 광물 가공부터 소재와 배터리 생산까지 탄탄한 공급망을 갖추고 있습니다. 정책적으로 중국을 견제한다고 해서 중국의 생산능력과 가격 경쟁력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겠죠. 유럽이 중국 배터리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와 관련되어 있었다고 보여졌습니다.

후반부의 기업 분석은 실용적으로 보였지만 가장 조심해서 읽어야 할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배터리 셀과 리튬, 양극재 기업들은 모두 같은 산업에 속해 있지만 이해관계가 항상 같지는 않았습니다. 리튬 가격 상승은 광물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배터리 제조사에는 비용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2차전지 산업이 성장하더라도 모든 관련 기업의 실적과 주가가 함께 좋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을 통해 알 수 있는 건, 2차전지 산업은 앞으로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겁니다. 음... 장기적인 에너지 전환과 전기화 흐름을 생각하면 충분한 근거가 있는 이야기였습니다. 다만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순탄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니다. 시장이 커져도 공급과잉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고, 기술력이 뛰어나도 가격 경쟁에서 밀릴 수 있으니까요. 머... 산업의 성장과 주가가 오르는 시점 역시 항상 일치하지는 않았음을 유튜브나 여러 채널을 통해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당장 사고 싶은 종목이 생겼다기보다, 2차전지 뉴스를 볼 때 확인해야 할 항목이 많아진것 같습니다. 전기차 판매량뿐 아니라 ESS 시장과 배터리 종류의 변화, 미국과 유럽의 정책, 중국의 공급망 경쟁력, 원자재 가격까지 모든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함께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 역시 어렵네요. ^^;;; 책을 덮고 나서 "2차전지가 다시 오른다"는 막연한 확신이 생긴 것이 아닌, 같은 2차전지라는 이름 아래에서 정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조금 더 천천히 확인해 봐야겠다는 생각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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