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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귀 뚫기
집영 지음 / 모티브 / 2026년 6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영어 공부를 하면서 가장 답답했던 순간은 분명 아는 단어인데도 넷플릭스를 볼 때 원어민의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할 때였습니다. ^^;;; 단어장을 외우고 문법책을 여러 번 읽었는데도 막상 영어가 들리지 않으면, 내가 뭔가 잘못 공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곤 했었죠. '영어 귀 뚫기'는 바로 그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가 접하게 된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가 영어를 '공부'보다 '노출'의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점이었습니다. 실제로 자막을 보지 말아야 하는 이유, 한국어로 해석하는 습관이 듣기를 방해하는 이유, 이해 가능한 인풋의 중요성 등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영어 실력이 부족해서 지금까지 더 많은 단어와 문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저자는 오히려 영어 소리에 익숙해지는 경험 자체가 먼저라고 이야기합니다.
물론 이런 방식이 새로운 개념은 아니죠. 실제 언어 습득 연구에서도 충분한 입력과 노출의 중요성은 오래전부터 강조되어 왔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 책이 저에게 흥미로웠던 이유는 어려운 이론보다 저자 자신의 경험과 실천 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데 있었습니다. 그래서 읽는 동안 이론에 강한, 문법에 강한 학습서라기보다 먼저 시행착오를 겪어본 사람이 자신의 경험을 정리해 들려주는 기록처럼 느껴졌습니다.
개인적으로 공감했던 부분은 영어를 들을 때 자꾸 머릿속에서 한국어로 번역하려는 습관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저같은 경우, 영어를 듣는 순간 의미를 해석하려고 애쓰다가 정작 소리 자체를 놓쳐버리는 경우가 수두룩했죠. 이런 습관에서 벗어나 영어를 영어 그대로 받아들이는 시간이 필요하죠. 실제 영어를 오래 공부한 사람들 가운데서도 "어느 순간 해석하지 않아도 들리기 시작했다"는 경험담을 종종 접하곤 하는데, 이 책 역시 그런 변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하는 데 많은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이 책은 영어 실력 향상보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 회복에 더 가까운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어 때문에 위축되었던 사람, 오랫동안 공부했지만 성과를 느끼지 못했던 사람, 특히 저같이 "나는 영어 체질이 아니다"라고 스스로 단정했던 사람들에게 저자는 조금 다른 길이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하며 다독입니다. 그래서 읽고 나면 새로운 공부법을 배웠다는 느낌보다, 영어를 대하는 마음의 부담이 조금 가벼워진 느낌이 남았습니다. ^^;;;
음... 이 책은 체계적인 문법 학습이나 시험 대비 전략을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듣기와 노출 중심의 접근법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토익이나 수능 같은 시험 점수 향상보다는 영어를 실제 언어로 받아들이고 싶어 하는 저같은 사람에게 조금 더 적합한 책으로 보입니다.
'영어 귀 뚫기'는 기적 같은 영어 들리는 비법을 약속하는 책이 아닙니다. 오히려 영어가 들리지 않는 답답한 시간을 견디면서도 꾸준히 소리에 자신을 노출시키는 과정의 중요성을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영어를 잘하는 방법이라기보다, 영어를 포기하지 않는 방법에 더 가까워 보였습니다. 저같이 영어 때문에 오랫동안 자신감을 잃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인 것 같습니다.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