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어둠의 천문학
은하른(신박천문연구소) 지음 / 든해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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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카페 서평단으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어둠의 천문학'은 제가 생각했던 흔한 천문학 책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보통 이런 책들은 우주의 아름다움이나 신비로움을 먼저 이야기하곤 하는데, 이 책은 오히려 그 반대쪽에서 시작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던 것이기도 했지만요. ^^ 우주의 거대한 규모, 그 앞에서 너무 작아지는 인간, 그리고 그로 인해 생기는 두려움 같은 것들에 더 눈이 갔습니다.

이 책은 크게 4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ART 1 '코즈믹 호러'로 시작해서, PART 2 '코즈믹 론리니스', PART 3 '솔라 시스템 파일', 그리고 마지막 PART 4 '코즈믹 일루전'까지, 총 28개의 Chapter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는 특히 저자가 천문학을 그냥 지식으로 설명하지 않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예를 들어 '태아의 비명이 들리는 사건의 지평선', '응답 없는 우주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무서운 대답', '지구는 거대한 총잡이 앞에서 눈을 감고 있다' 같은 제목들은 처음 봤을 때는 거의 공포물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읽다 보면 이런 제목들이 단순히 자극적인 게 아니라, 천문학이 주는 낯섦과 인간의 불안을 같이 보여주려는 장치처럼 보였습니다.

이 책이 좋았던 이유는 천문학적 사실 자체보다, 그 사실을 통해 어떤 감정이 드는지를 더 중요하게 다뤘다는 점이었습니다. 저도 밤하늘을 보면 막연히 위로를 받는다고 생각해 왔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우주는 위로보다는 질문에 가까운 공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수많은 은하와 끝을 알 수 없는 시간 속에서 인간이 잠깐 존재한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예쁘다기보다 오히려 조금 서늘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PART 1과 PART 2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블랙홀이나 우주의 종말처럼 익숙한 소재를 단순히 설명하는 게 아니라, 그런 것들이 인간의 상상력과 만나면 어떤 공포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방식이 인상 깊었습니다. 러브크래프트의 코즈믹 호러를 떠올리게도 했는데, 그 감각을 과학 쪽으로 가져온 것 같아서 더 흥미롭게 읽혔습니다. 읽는 내내 "우주가 이렇게 무서울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이 들었습니다.

반대로 뒤쪽에 나오는 태양계 이야기나 별자리, 망원경 같은 내용은 좀 더 익숙한 천문학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도 단순히 상식을 알려주는 데서 끝나는 건 아니고, 우리가 너무 당연하게 보고 지나쳤던 하늘을 다시 보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별자리의 역사나 빛공해 같은 이야기도 그냥 정보가 아니라, 밤하늘을 바라보는 방식을 조금 바꿔주는 내용처럼 다가왔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천문학에 흥미있는 저 같은 사람뿐 아니라, 과학책을 읽으면서도 "이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라고 느껴본 사람에게 더 잘 맞을 것 같았습니다. 우주의 크기나 별의 이름을 외우게 하는 책이라기보다, 우주를 바라보는 감각 자체를 바꿔주는 책에 가깝다고 느껴졌으니까요.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나니 밤하늘이 예전처럼만 보이진 않을 것 같았습니다. ^^ 별은 여전히 아름답지만, 그 뒤에 있는 거리와 시간, 그리고 인간이 결코 다 닿을 수 없는 깊이까지 함께 떠올리게 되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던 어둠의 천문학'은 천문학 입문서라기보다, 우주를 통해 인간 존재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책에 더 가까웠습니다. 우주를 설명하는 책이면서 동시에, 우주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작은 존재인지 다시 느끼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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