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척학전집 : 훔친 부 편 -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돈의 문법 세계척학전집 3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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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세계척학전집 - 훔친 부 편'은 이전 2권의 세계척학전집인 '훔친 철학 편'과 '훔친 심리학편'을 접한 독자로서 무척 기대를 했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조금 헷갈렸습니다. 제목만 보면... 앞서 이야기했던 주제와는 조금은 결이 다른... 재테크 책처럼 보이기도 하고, 뭔가 자극적인 투자 이야기가 나올 것 같기도 했거든요. ^^;;; 그런데 막상 책을 펼쳐보니 이 책은 돈을 어떻게 벌어야 하는지를 직접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라는 구조 안에서 '부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움직이는가'를 여러 사상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보려는 책에 가까웠고, 그런 의미에서는 앞선 두권의 이야기와 맥락이 닿아 있다고 이해가 되더군요. ^^

이 책은 크게 5개의 Part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art 1 '돈이라는 게임_돈은 실체가 아니라 규칙이다'를 시작으로, Part 2 '처음부터 진 게임_불평등은 시스템이었다', Part 3 '판을 읽는 눈_보이지 않는 것이 게임을 결정한다', Part 4 '얼마면 충분한가_부의 최적점은 존재하는가', 그리고 Part 5 '게임 너머_당신에게는 무엇이 남는가'로 마무리하죠.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읽다 보니 이 책은 경제 책이라기보다는 사상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유발 하라리 편에서 언급하고 있는 "돈은 자연물이 아닌 합의된 이야기다"라는 이야기부터 애덤 스미스의 시장 이야기, 장 보드리야르가 설명한 소비의 사회, 찰리 멍거가 강조했던 인센티브 같은 개념들이 하나씩 등장합니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분야의 이야기들이라 조금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책을 계속 읽다 보니 결국 이 이야기들이 모두 '돈이 어떻게 작동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 보여지더군요.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자본주의의 모습도 사실은 여러 사상과 이론이 겹쳐지며 만들어진 구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시장에 대한 설명도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투자 이야기를 하다 보면 케인스의 '미인대회 이론'이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되는데, 책에서도 그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사람들은 실제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를 예측하며 행동한다는 설명입니다. 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는 이야기였지요. 또 조지 소로스의 재귀성 이론처럼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이 실제 시장을 움직이기도 한다는 개념도 소개됩니다. 이런 이야기를 읽다 보니 시장이 단순히 숫자와 데이터로만 움직이는 곳이라기 보다는, 사람들의 기대와 심리, 그리고 서로의 판단이 겹쳐지면서 만들어지는 복잡한 흐름속의 장이지 않을까 했습니다.

후반부로 가면서 분위기는 조금 달라졌습니다. 돈을 이야기하던 흐름이 점점 삶의 방향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졌죠. 에피쿠로스가 말했던 욕망의 크기를 줄이는 삶, 세네카가 이야기한 인간의 삶에 대한 성찰 같은 철학이 등장합니다. 또 헨리 데이비드 소로나 톨스토이의 글을 통해 돈과 삶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합니다. 경제 이야기를 읽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철학 이야기로 넘어간 느낌이 들어 조금 의외였지만, 동시에 앞서 이야기한 2권의 책의 방향을 본다면 자연스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국 돈이라는 것도 인간이 만든 시스템이고,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는 또 다른 질문이기 때문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느꼈던 건 제가 '돈'이라고 이야기하고 생각했던 것이 제 생각보다 단순한 개념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경제학뿐 아니라 철학, 사회학, 심리학 같은 여러 분야에서 오랫동안 이야기해 온 개념들이 결국 돈이라는 구조와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그저 숫자나 자산의 문제처럼만 생각했던 돈이 사실은 훨씬 넓은 이야기 속에 놓여 있었어요.

'세계척학전집 - 훔친 부 편'은 투자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돈과 자본을 바라보는 시선을 넓혀주는 책이라 느꼈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움직이는지를 여러 사상가들의 생각을 통해 천천히 살펴보는 과정이라고 할까요... 책을 덮고 나니 당장 무엇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보다는, 우리가 살고 있는 경제 시스템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게 되었다는 느낌이 강하게 남았습니다. 어쩌면 이 책의 역할은 바로 그런 질문을 하나 더 남겨주는 데 있는 것 같았습니다.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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