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박찬근 지음 / 청년정신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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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 책을 덮고 나니 삶을 당장 바꾸겠다는 결심보다는, 기준을 다시 세웠다는 느낌이 남았습니다.  무엇을 더 가져야 할지보다, 어떤 상태로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묘한 피로감 때문이었습니다. 요즘은 어디를 둘러봐도 더 잘 살아가는 법, 더 빨리 성공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하지만, 정작 그 안에서 마음과 정신이 단단해졌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 자기계발서와 처세술은 넘쳐나는데 기준은 더 흐려지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런 시점에 '대학'을 21세기 언어로 풀어냈다는 이 책의 소개가 눈에 들어왔고, "삶을 경영하는 고전"이라는 말이 지금의 혼란한 상태와 딱 맞닿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프롤로그 '혼돈 속에서 자신을 찾는 이들에게'를 시작으로 총 9개의 Cahpter와 에필로그 '당신의 빛으로 세상의 평화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각 Chapter를 살펴보면, Chapter 1 '나를 알아가는 첫걸음', Chapter 2 '진정한 지혜를 얻는 길', Chapter 3 '나를 속이지 않는 용기', Chapter 4 '흔들리지 않는 내면을 만들다', Chapter 5 '리더십의 첫걸음', Chapter 6 '모두를 위한 리더십', Chapter 7 ''의'가 곧 '이로움'이다', Chapter 8 '나라를 움직이는 힘', 마지막 Chapter 9 '당신의 빛으로 세상의 평화로'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책의 초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대학'이 말하는 변화의 출발점이 언제나 '밖'이 아니라 '나'라는 점이었습니다. 명명덕, 즉 본래 지니고 있는 밝은 덕을 스스로 밝혀야 한다는 가르침은, 더 많은 것을 얻으려 애쓰기 전에 내가 어떤 상태로 서 있는지를 먼저 돌아보게 했어요.  특히 '격물치지'에 대한 해석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격물이 단순히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사물의 본질과 원리를 끝까지 파고드는 태도라는 설명과 함께, 그 과정이 오래된 노력 끝에 어느 순간 통하게 된다는 문장은 요즘처럼 결과를 서두르는 삶에 강한 대비로 다가왔습니다. 무엇이든 빨리 이해하고 빨리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함 속에서, 오래 붙들고 사유하는 시간이 얼마나 사라졌는지도 함께 떠올랐습니다.

중반부로 갈수록 '대학'은 내면의 문제를 훨씬 더 날카롭게 파고들었습니다. 마음이 바르지 않으면 보고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한다는 구절은 단순한 도덕적 훈계라기보다 심리적인 통찰처럼 느껴졌어요. 화, 두려움, 지나친 기쁨과 근심이 마음을 흐트러뜨릴 때, 우리는 이미 판단과 선택에서 벗어나 있다는 말이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또 '신독’의 중요성, 즉 아무도 보지 않을 때의 태도가 결국 삶의 품격을 만든다는 해석은 리더십이나 성공을 이야기하기 전에,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태도가 얼마나 근본적인지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이는 이 책이 단순한 고전 해설이 아니라 '자기 관리의 철학'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후반부에서 다루는 '제가_치국_평천하'의 흐름 역시 추상적으로 느껴지기보다는 매우 현실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특히 형제간의 우애와 가정 내 관계를 사회로 나아가기 전의 필수 과정으로 설명한 대목은, 세상을 바꾸겠다고 말하면서 가장 가까운 관계에서는 무너지는 저를 포함한 제 지인들의 모습을 돌아보게 했어요. 이 책이 말하는 변화는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자리에서의 태도와 말, 선택에서 시작된다는 점이 분명해졌습니다.

책을 덮고 나니 삶을 당장 바꾸겠다는 결심보다는, 기준을 다시 세웠다는 느낌이 남았습니다.  무엇을 더 가져야 할지보다, 어떤 상태로 살아가야 할지를 생각하게 되었어요. 이 책 '대학'은 불안한 시대를 이기는 요령을 가르쳐주지는 않지만, 흔들릴 때마다 돌아갈 수 있는 중심을 제시해 주는 책이었습니다. 빠르게 판단하고 즉각 반응하는 삶에 지쳐 있다면, 이 오래된 고전이 오히려 가장 현실적인 나침반이 되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덮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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