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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력 식습관 - 하버드 의대 교수의 면역력 높이는 건강 식이 원칙
캉징쉬안 지음, 정주은 옮김 / 레몬한스푼 / 2025년 12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이 책은 "이걸 먹으면 건강해진다"고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우리가 왜 지금 이런 몸 상태에 놓여 있는지, 그리고 어디서부터 조금씩 바꿔볼 수 있을지를 함께 생각하게 했습니다."
요즘 '면역력'이라는 단어를 너무 자주 접하다 보니, 오히려 무엇을 의미하는지 흐릿해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감기에 자주 걸리고 회복은 더뎠고, 피로는 쉽게 쌓였어요. 뉴스와 기사에서는 만성 질환, 염증, 장 건강 이야기가 반복되는데, 정작 일상에서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는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면역력 식습관'을 읽게 된 이유는, 이 책이 면역력을 유행어가 아니라 하나의 구조로 이해해 보자고 제안하는 책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저자 캉징쉬안 교수는 면역을 특정 음식이나 단기 처방의 문제가 아니라, 현대인의 삶 전체가 만들어낸 결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 시선은 최근 해외 의학 연구와 건강 관련 서평들에서 반복해서 언급되는 흐름과도 닿아 있었어요. 그래서 이 책은 '무엇을 먹어야 하나'보다 '왜 이런 상태가 되었는가'를 먼저 묻는 책처럼 읽혔습니다.
이 책은 크게 3개의 Part,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Part 1은 '건강 재해석 _ 우리가 꼭 알아야 할 건강 지식'이라는 주제하에 1장 '음식으로 면역력을 기운다: 균형 잡힌 영양 위에서 자라는 면역력'을, 2장 '염증은 만병의 근원이다: 상초열의 재해석'을, 3장 '병은 입으로 들어온다는 말의 의미는?: 음식으로 생기는 병에 대하여'를 다룹니다. Part 2에서는 '건강의 토대_우리가 꼭 알아야 할 3가지 보물'이라는 주제하에 4장 '당을 줄이는 보물, 식이 섬유', 5장 '염증을 줄이는 보물, 항산화 물질', 6장 '지방을 줄이는 보물, 오메가3 불포화 지방산'을 다루고 있고, 마지막 Part 3에서는 '균형식으로 누리는 '웰니스'의 삶'이라는 주제하에 7장 '균형 잡힌 식사의 비밀', 8장 '지금은 웰니스의 시대'를 다루면서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책의 출발점은 인상 깊었습니다. 심장병, 암, 당뇨, 알츠하이머병처럼 전혀 달라 보이는 질환들이 사실은 같은 병리적 변화에서 시작된다는 주장 때문이었습니다. 저자는 그 공통 원인을 저강도 만성 염증, 지방 합성 증가, 장내 세균총 교란으로 설명합니다.
이 설명을 따라가면서 병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병은 갑자기 생기는 사건이 아니라, 오랫동안 쌓여 온 생활 습관의 결과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그 과정의 중심에는 늘 음식이 놓여 있었습니다. '병은 입으로 들어온다'는 말이, 이 책에서는 과장 없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면역력 식습관'에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점은 염증과 자유 라디칼을 무조건 나쁜 존재로 규정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염증은 원래 몸을 지키기 위한 반응이고, 자유 라디칼 역시 면역 체계에서 역할을 합니다. 문제는 그것이 제때 멈추지 않고 오래 지속될 때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저자가 강조한 '저강도 전신 만성 염증'이라는 개념은 읽는 내내 마음에 남았습니다. 몸이 크게 아프지 않기 때문에 방치되지만, 이 미묘한 불균형이 오랫동안 이어지면 면역 체계는 서서히 소모된다는 이야기였어요. 그래서 면역력을 높인다는 말보다, 면역이 과열되거나 무너지지 않도록 식습관으로 균형을 맞추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의 중반부에서는 현대 식생활을 '3가지 결핍'과 '3가지 과잉'으로 정리합니다. 식이 섬유, 항산화 물질, 오메가3는 부족하고, 당, 산화물, 오메가6는 과잉 상태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이 불균형이 세포와 유전자 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설명도 비교적 차분하게 이어졌습니다. 식이 섬유가 일반적인 당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용하는 이유, 항산화 물질이 왜 면역을 보호하는지, 오메가3 불포화 지방산이 염증과 심혈관 건강에 왜 중요한지에 대한 설명을 읽으면서, 이 책이 특정 식품을 맹목적으로 권하지 않는다는 점이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무엇을 먹으라는 지시보다, 왜 이런 문제가 생겼는지 이해하도록 돕는 책이라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후반부에서 특히 공감했던 부분은 식단에 대한 태도였습니다. 저자는 정해진 식단을 그대로 따라 하는 방식이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합니다. 대신 '채소, 과일, 생선, 싱겁게'라는 원칙을 기준으로, 자신에게 부족한 영양소를 의식적으로 채워 가는 방식을 권합니다. '골고루 먹기'보다 중요한 것은 방향이라는 말이 오래 남았습니다. 엄격한 규칙 대신, 일상에서 오래 유지할 수 있는 선택을 하자는 제안 덕분에 이 책은 부담스럽지 않게 읽혔습니다. ^^
'면역력 식습관'을 다 읽고 나서 가장 크게 남은 감정은 조급함보다는 차분함에 가까웠습니다. 당장 식단을 완전히 바꿔야겠다는 압박보다는, 지금의 식습관을 돌아보고 하나씩 조정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면역력은 단기간에 끌어올릴 수 있는 목표가 아니라, 매일의 선택이 쌓여 만들어지는 상태라는 점이 분명해졌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이걸 먹으면 건강해진다"고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우리가 왜 지금 이런 몸 상태에 놓여 있는지, 그리고 어디서부터 조금씩 바꿔볼 수 있을지를 함께 생각하게 했습니다. 유행하는 건강 정보에 피로를 느끼고 있었다면, 면역력을 하나의 구조로 이해해 보고 싶었다면, 이 책을 천천히 읽어보는 경험이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