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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이후의 질서 - 트럼프 경제 패권의 미래
케네스 로고프 지음, 노승영 옮김 / 윌북 / 2025년 10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세계 금융 질서에서 달러는 전쟁이후 체제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묻습니다. '그 시대는 지금도 지속될 수 있는가?'라고...
이 책은 총 6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는 '달러 패권에 맞선 과거의 도전자들', 2부는 '중국: 현재의 도전자', 3부는 '나머지 모두의 문제: 달러와 함께 살아가기', 4부는 '대안 통화', 5부는 '지배적 통화에 따르는 혜택과 부담', 그리고 마지막 6부는 '달러 패권의 정점'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죠.
저자 로고프는 달러의 압도적 우위(전 세계 외환 거래의 약 90 %가 달러 포함)와 석유 거래의 80%가 달러 표시되는 현실을 언급하며, 이 우위가 구조적 우연과 정치적 선택의 산물임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그는 특히 미국의 국가부채, 정치적 불안, 보호주의로의 회귀, 인플레이션 압력 등 내부 약점을 지적하면서 달러 패권이 내부 요인에 의해 흔들릴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실질 채무 가치를 줄이기 위해 인플레이션을 활용할 여지"가 있다는 그의 언급은 단순한 금융 위기 예측을 넘어 통화 주체의 선택과 도덕적 함의까지 환기시킵니다. 달러 패권이 이미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에 들어섰다는 주장도 이 책의 주요 논지입니다. 이 관점은 최근 실제로 달러의 점유율이 점차 하락하고 있다는 지표가 보고되면서, 로고프의 이러한 전망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현재 진행형의 변화를 읽는 눈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과거 엔화, 루블, 유로의 실패 사례를 되짚으며, "도전자가 반드시 승리자로 전환되지 못하는 이유"를 분석하는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 엔화는 수출 패권을 잃고 급격한 엔화 절상 압력에 시달렸고, 유로는 통일 통화체제의 구조적 약점을 극복하지 못한 채 확장성의 한계를 드러냈음을 이야기하고 있죠. 이러한 비교 분석은 단지 역사적 흥미를 위한 것이 아니라, 지금의 위안화, 디지털 화폐, 유로화 등 후발주자들이 마주할 구조적 장애를 예측하게 합니다. 로고프는 도전자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경제력뿐 아니라 제도적 안정성, 정치적 통합, 글로벌 신뢰 등 다중 요인이 필요하다고 보고있습니다.
또한, 로고프는 달러의 몰락을 '완전한 붕괴'가 아닌 점진적 재편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는 달러가 유로, 위안화와 공유되는 삼극 세계(Tripolar World) 시대로의 이행 가능성을 제시했었는데, 즉, 달러의 영향력은 줄어들지만, 대안이 압도적으로 강력한 단일 통화로 대체되진 않을 것이라는 시나리오입니다. 이 관점은 특히 유럽과 중국의 대응 전략을 주목하게 만듭니다. 예컨대 달러 블록에서 벗어나려는 유럽의 연합정책,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시도 등이 미래 환율 체제의 윤곽을 바꿀 변수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죠.
한편, 암호화폐나 디지털 화폐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지하경제에서는 이미 비트코인 등이 일정 역할을 하고 있으나, 공식 통화로 자리잡기엔 제도적 규제와 신뢰성의 장벽이 높다는 시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한 위기 경고서가 아니었습니다. 저자는 "달러가 중심을 잃을 수 있다"는 미래를 경계하면서도, 그 변화를 준비할 전략적 사고를 촉구합니다. 환율 유연성 강화, 중앙은행의 독립성 확보, 부채 구조 개혁 등이 그의 정책 제언이었습니다. 세계 경제 흐름을 통화 중심으로 읽고 싶은 분이나, 한국 경제가 달러 블록 속에서 어떤 운명을 맞을지 궁금하신 분, 그리고, 암호화폐나 디지털 화폐가 주는 위협과 가능성을 현실적으로 분석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