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을 새삼 '오늘의 언어'로 번역해 낸 친절한 안내서 ^^

중용 ㅣ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박찬근 지음 / 청년정신 / 2025년 9월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지금 우리네 삶은 그 어느 때보다도 양극단으로 흔들리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과잉된 정보 속에서 자극적인 목소리만 부각되고, 일상에서는 '성과'와 '속도'라는 기준이 절대적인 잣대처럼 자리 잡고 있지요. 바로 이런 시대에 '중용'이라는 오래된 고전을 21세기의 눈으로 다시 읽어낸다는 점이 이 책이 지니고 있는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저자 박찬근님은 난해하게만 느껴지는 고전의 문구를 해설하면서도, 이를 구체적인 사례와 연결해서, 저에게 오늘 어떻게 균형을 잡고 살아야 하는지를 차분히 짚어주었습니다.

이 책은 크게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1장은 '신독과 중화의 힘, 실천의 여정'이란 주제로, 2장은 '삶의 혼란 속에서 도를 묻다'라는 주제로, 3장은 '지금, 여기서 실천하는 중용'이라는 주제로, 4장은 '덕의 실천에서 통치까지 지혜를 넓히다'란 주제로, 마지막 5장은 '중용의 궁극과 인간의 완성'이란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중용'은 원래 한자 문구와 철학적 개념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텍스트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책은 주자의 해석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현대적 언어와 사례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예컨대, "군자신기독야 : 군자는 홀로 있을 때에도 삼간다"라는 구절은 오늘날의 언어로 옮겨오면, "아무도 보지 않을 때의 선택이 곧 나의 진짜 얼굴"이라는 메시지로 다가옵니다. 이런 해석은 고전이 추상적인 가르침에 머물지 않고, 저에게 지금 당장 일상 속에서 되새길 수 있는 실천적 지혜로 변환되었습니다.

책을 읽다 보니 '중용'이 결코 적당히 타협하는 회색 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극단을 피하는 나약함"이 아니라, 흔들림 없는 중심을 세우는 강인한 태도에 가까웠습니다. 저자는 '작은 습관에 담긴 성실함이 어떻게 개인을 변화시키고, 조직 전체를 '화'시키는 궁극적인 변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는지...'라는 구절을 통해,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화려한 성과보다도 꾸준한 내적 수양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흙 한 줌이 모여 언덕이 되고, 물 한 바가지가 큰 강을 이룬다는 고전의 은유가, 바쁘고 불안정한 제 삶 속에 강한 울림을 남겼습니다.

'21세기 시선으로 읽는 동양고전 중용'은 고전을 새삼 '오늘의 언어'로 번역해 낸 친절한 안내서라고 생각합니다. 고전 속 균형의 가르침을 따라가다 보면, 흔들리는 시대 속에서 자신만의 중심을 세우는 힘을 얻게 되지 않을까요?

이 책은 동양 고전을 읽고 싶지만 한자 원문 앞에서 쉽게 좌절했던 분, 현대적 해석을 통해 '중용'의 가르침을 일상에 적용하고 싶은 분, 그리고 빠른 변화와 갈등 속에서 내적 균형과 성찰을 찾고자 하는 분들에게 너무도 좋은 양식이 될 것 같네요...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