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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곧게 세운 자, 운명조차 그대를 따르리라 - 율곡 이이·신사임당 편 ㅣ 세계철학전집 5
이이.신사임당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9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살다 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도 가슴이 허전할 때가 있습니다. 일은 하고 있지만 중심이 없고, 관계를 맺고 있지만 왠지 고립된 느낌? 그런 날들 속에서 어느 날 우연히 이 책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마음을 곧게 세운 자, 운명조차 그대를 따르리라'라는 제목은 마치 '당신, 지금 괜찮나요?'라고 조용히 묻는 위로처럼 다가왔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좋은 글귀를 나열한 문장집이 아니었습니다. 율곡 이이와 신사임당의 시간을 초월한 철학적 사유의 언어들을 선별하여 엮은... "내면을 다지는 문장 노트"에 가까웠습니다.
읽다 보면 마음 한구석을 조용히 눌러오는 문장들이 있었습니다. 그 문장들은 놀랍게도 굉장히 짧지만, 긴 시간 동안 반복해서 곱씹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문장들이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말을 가볍게 하지 말라. 말이 많으면 허물이 많다.", "잘못이 있으면 먼저 가르쳐서 고치게 해야 한다. 고치지 않을 때만 벌을 주되, 미워서가 아니라 교훈을 주려는 뜻이 담겨야 한다." 이러한 문장들은 단순히 멋진 말이 아니라, 살면서 우리가 부딪히는 실제 감정들에 닿아 있는 철학적 사유였습니다. 엮자는 이러한 문장들에 친절한 설명과 질문을 더해, 나만의 사색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총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장에서는 '신사임당의 가름침'이라는 주제하에, 2장은 '인생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주제하에 다양한 소주제로 내면을 다지게 합니다. 3장에서는 '성학집요', 4장에서는 '격몽요결', 그리고 마지막 5장에서는 '동호문답'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다양한 이야기들을 엮어 저만의 사색으로의 확장을 이끌고 있습니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문장 수집형 책'이 아니라 '생각을 복원하는 책'이라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문장을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문장이 어떤 맥락과 철학에서 나왔는지를 설명해주고, 우리가 그것을 오늘의 언어로 받아들이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용 외적으로, 손에 잡히는 콤팩트한 사이즈로서 언제 어디서든 펼쳐 읽기가 좋고, 각 주제마다 강조할 문구에는 회색 줄을 그어서 한눈에 보일 수 있도록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 시킨 것도 이 책이 가진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을 곧게 세운 자, 운명조차 그대를 따르리라'는 한 줄의 문장이 마음을 구해주는 순간이 분명히 있다는 것을 저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삶이 혼란스러울 때, 이 책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하루에 한두 페이지씩 읽고 있노라면 어느새 조금씩 중심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리고 곧, 그 중심은 어느 순간 제 삶의 방향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힘이 되어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요.... 여기 소개된 문장들은 그 보이지 않는 힘이 무척이나 쎄다고 판단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얻은 곧게 선 마음은 그 무엇보다 강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음... 이 책은 이러한 마음을 세우는 데 조용하지만 단단한 지주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너무 많은 정보 속에 스스로의 가치를 잊어가고 있는 직장인, 삶의 방향을 다시 점검하고 싶은 중년의 독자, 그리고 나만의 "내면 일기"의 소재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상당히 좋은 안내서가 될 듯 싶습니다. 좋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