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간 실격 (오리지널 초판본 고급 양장본) ㅣ 코너스톤 착한 고전 양장본 6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하나 옮김 / 코너스톤 / 2025년 4월
평점 :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은 어릴 적 어렴풋이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만 있었지만, 세간에서 이야기하던 진짜 내면의 상처를 들여다 볼 용기는 없었답니다.(물론, 제 게으름도 한 몫해서 그랬지만요.. ^^;;;) 그러다 오리지널 초판본이라는 말에 이끌려 이 특별한 판본을 손에 들었죠. 오리지널 초판본 고급 양장 형태는 마치 "진짜 요조의 고백을 가장 순전히 만나볼 기회"를 온전히 얻는 듯한 기분을 들게 했습니다.
그래요. 코너스톤 출판사는 1948년 오리지널 초판본의 표지를 복각하고, 양장본으로 이 책을 재탄생시켰습니다.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라, "요조와 다자이 오사무의 진심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는 외형"처럼 보였답니다. 이 책장... 하나 하나가 주는 촉감만으로도, 이건 '한 권의 소장품'임을 깨닫게 해주었어요.
음... 요조는 타인의 시선을 가면처럼 쓰며 살아갑니다.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실격한 인간이라 여기며, 삶의 무게를 자신의 글과 목소리로 고백하죠. 책은 서문과, 세 편의 '수기', 그리고 후기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수기마다 요조의 절망이 점차 깊어지고, 그 속에서 느껴지는 애틋한 아련함과 왠지 모를 순수함은 저의 마음을 매섭게 할퀴고 긁었습니다.
읽는 동안, "이토록 솔직한 자책은 왜 이렇게 울림이 클까?"라는 질문이 계속 떠오르게 되더군요. 요조의 나약함이 부끄럽고 안타까웠지만, 그가 쏟아내는 삶의 불안과 상처는 어쩌면 저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한 편씩 품고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이 초판본은 그런 울림들이 오히려 더 선명하게 머리와 마음에 남도록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인간실격'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었습니다. 굴절된 영혼의 고백을, 순수함과 나약함을, 가면을 벗어 던진 후에도 인간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클래식한 진리를 마주하게 하는 예술품이었습니다. 읽고 나서 손을 펼치면, 아직 나도 고백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는 애잔한 위로 아닌 위로가 밀려왔습니다. 절망도 때론 깊은 위로가 될 수 있음을... 이 소설은 조용히 말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