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과 전쟁사 - 클래식 음악과 함께하는 재미난 전쟁사 이야기
서천규 지음 / 북코리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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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전쟁사의 비극과 클래식의 기품을 동시에 껴안는 일이 가능할까? 이 두 가지를 마음에 담고 싶은 갈증이 있었나봅니다. 역사의 무거움과 음악의 감동을 함께 느끼며 "어떻게 이 둘이 조화로울 수 있는가?" 하는 호기심이 이 책을 집어 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전쟁은 끊임없이 되풀이되면서 수많은 교훈과 전리(戰理)를 일깨워주고 있디. 클레식 음악에는 선율과 감동이 있고, 전쟁사에는 역사와 교훈이 담겨 있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전장... 그 비극의 현장이 음악가들에게 어떻게 예술적 영감이 되었는지를 저자는 전쟁사 속 이야기와 함께 클래식 곡들로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십자군전쟁부터 제2차 세계대전까지 중세, 르네상스, 바로크, 고전주의, 낭만주의, 인상파에 이르는 다양한 시대의 전쟁과 음악을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총 6 part로 구성되어 있죠. Part 1에서는 '중세시대 전쟁과 바로크 음악'을, Part 2에서는 '1700년대 전쟁과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 Part 3에서는 '혁명과 나폴레옹, 그리고 클래식'을, Part 4에서는 '나폴레옹 이후의 전쟁과 클래식'에 대해서, Part 5에서는 '제국주의의 충돌과 제1차 세계대전'을, 마지막 Part 6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과 클레식'이라는 대전제하에서, 대표적인 각 시기의 전쟁사와 관련된 클래식들을 다룹니다.

각 장은 전쟁 배경, 작전 계획, 현장 이미지, 악보 일부와 QR코드 링크까지 포함하고 있어, 읽으면서 즉시 선율을 들을 수 있는 장치를 갖추고 있기에 문자 그대로 '읽으면서 듣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 책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한 장 한 장 넘어갈수록 "전쟁은 예술가를 어떻게 움직였을까" 라고 하는 작은 자문이 내 마음 안에서 깊어졌습니다. 특히 쇼스타코비치의 레닌그라드 교향곡 7번을 언급할 때, 이 부분을 좀더 강렬하게 느끼게 되었어요. 1941년 독소전쟁시 실의에 빠진 주민에게 용기를 주고 끝까지 독일에 항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작성한 이 곡... 쇼스타코비치가 라디오 방송에 나와서 한 연설인 "1시간 전 저는 대규모의 교향곡 두 악장을 완성했습니다. 제가 이곡을 들려드리는 데 성공한다면, 또한 세 번째, 네 번째 악장을 완성할 수 있다면 아마도 저는 이 곡을 저의 일곱 번째 교향곡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왜 이런 사실을 여러분께 알려드리냐고요? 저를 통해 제 이야기를 듣는 청취자 여러분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이 대목을 읽으며, 한 음악이 전장의 공포를 예술로 바꾸고, 결국 희망의 상징이 될 수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클래식과 전쟁사'는 음악 감상서도, 전쟁사도 아닙니다. 그 사이에 흐르는 '역사 속 인간의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습니다. 비극 앞에서도 음악이 이어지고,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했던 사람들의 기록입니다. 이 책을 펴고 닫는 순간... 전장 한가운데에서 울려 퍼지던 나팔소리와 그 속에서 태어난 서정적인 노래가 "역사는 감동을 통해 기억된다"는 사실을 조용히 일깨워주었습니다. 음... 미묘하네요...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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