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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 할머니의 인생 수업
전영애 지음, 최경은 정리 / 문학동네 / 2024년 12월
평점 :
한 권의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프란츠 카프카-
책은 언제나 깊고 지혜롭다.
‘사람은 마흔을 넘으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이 있다.
요즘 내가 거울을 보며 자주 생각해 보는 말이다.
예쁜 아이들을 낳고 키우며 건강하게만 자란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했지만 자아가 생긴 아이들의 말 안 듣는 게 당연한 매일에인상을 쓰는 일상의 반복으로 나의 양미간의 주름은 확고히 자리 잡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바라만 봐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미소가 온화한 저자의 모습이 들어간 띠지에서
얼굴에 책임을 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가를 느낄 수 있다.
평생 독일문학을 공부하시고 괴테의 글을 번역하는 삶을 사신 ‘괴테 할머니’라 불리신다는 작가는 생애 최고의 날이 아이들이 태어난 날이라고 말한다. 아이를 낳은 엄마라면 이 말에 한 치의 의심도 가질 수 없다.
모든 엄마의 마음은 같을 것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내 삶에 대하여 또 아이들에 대한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무언가를 보고, 호기심이 생기고, 알고 싶고, 이럴 때까지가 사람이 살아 있는 것 아닐까요?p.19
아이들이야말로 진정 살아있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삶에서 가장 호기심이 많을 시기이기 때문이다.
커가며 점점 호기심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 안타깝다.
작가는 살아있는 한 배우는 일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죽을 때까지 우리는 배우는 마음으로 살아야한다.
괴테가 문제를 감당해가는 방법은 그 문제와 정면 대결을 하는 것입니다.수학 문제와는 달리 인생의 문제에는 답이 잘 없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면 그것을 감당할 힘이 생기곤 하지요.책에서 발췌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책속의 데미안 인용
헤세는 데미안을 통해 삶은 결국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며 누구나 노력하는 소중한 존재라고 이야기한다.
정작 나조차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그것을 살지 못하고 있는데
아이 대신 아파줄 수도 대신 죽어줄 수도 없고 대신 살아줄 수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
수없이 아이들의 삶에 간섭한다.
갈팡질팡하기도 하고, 쓰러지기도 하고, 옆길로도 가는데 내가 저 아이에게 간섭을 해서, 여기가 바른 길이라고 알려줘서 과연 저 아이에게 스스로 솟아 나오려고 하는 것, 자기 자신은 아직 알지 못함에도 솟아 나오려고 하는 그것이 가려고 하는 길보다 더 좋은 길을 안내해 줄 수 있을까.p.97
부모가 아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이 아이들 마음속에 뜻과 꿈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입니다. 기다려주고 지켜봐 주어야 합니다.p.134
사실 부모 노릇하기 가장 어려웠던 것은 남들처럼 못해서가 아니고, 남들처럼 안 하고 참는 일, 그게 제일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p.135
부모는 아이들이 엎어지고 자빠지고 다치고 실수하고 방황하는 것을 잘 겪어내도록 믿고 지켜봐 줘야 합니다p.137
이 책은 양육서가 아니지만 내겐 값진 양육서로 남을 것 같다.
양미간의 주름잡기 대신 내가 해야 할
소중한 교훈을 얻는다.
괴테 할머니는 괴테를 만난 것이 대단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나이가 들면서 좀 더 깊어지고, 좀 더 높아지고, 좀 더 넓어지는 사람은 참 드물지만 종종 만날 수 있지만 나이 들수록 더 새로워지는 사람은 괴테가 처음이라고 한다.
한 해를 보내면서 좀 더 깊어지고 좀 더 넓어지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을 해본다.
-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