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울 것
임경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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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음이 소란스러웠던 시기, 책장을 가만히 봤다.

 어쩜 읽고싶은 책들이 그렇게 많았는데

어쩜 읽고싶은게 한 권도 없는지, 나도 모르겠는 내 마음.

​그러다 좋아하는 작가라면 좀 낫지 않을까해서 꺼내 읽은 임경선님의 에세이.

 

애정하는 마음으로 시작했으나 초반 몇 장까지 읽는데 일주일이 걸렸다.

왜지? 한달간 책 읽기를 끊어서 그런가. 집중이 전혀, 몰입이 전혀 되질 않았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고 책은 방치됐고 다시 잡기까지 꼬박 일주일이 더 걸렸다.

  

 

초반을 지나고 나자 점점 내가 좋아했던 그녀의 글이눈에 들어왔다. 여전히 잘 읽히고 쉽게 글을 쓴다. 늘 그렇지만 작가님의 가치관을 잘 보여주는 글이 가득했는데 평소와는 달랐던 내 문제였나보다.

 

 

 

 

타인의 작품을 평가하는 것에 대해.

 

이 부분을 읽고 앞으로 서평을 비롯해 어떻게 해야하나.. 잠시 고민했다.

임경선 작가는 타인의 작품에 대해 악담은 하지 말아야겠다고 했으나 지금의 나는 내가 경험해보고 싫으면 주관적인 느낌으로 싫다고 표현해 왔기 때문에. 그럼 앞으로 나도 부정적인 평가는 하지 않고 넘어가야하나? 평가가 창작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정말 싫으면 어쩌지. 주위 사람한테만 말해야 하나.

 뭐, 이건 개인의 선택이니. 난 내가 하고픈대로 해야지 뭐 별수 있겠어.

 

그럼에도, 평가 전 한번 더 조심하게 될 것 같긴하다.

 

 

 

아직 30대인 내가 나이듦에 대해 뭐라 말하긴 좀 그런데.. 스스로는 잘 늙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생각한다. 나이만 먹어 다 되는 노인 말고 좀 제대로 된 어른이 되길.

 

  

임경선님의 글을 빌리자면.

 

선입견과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불평하거나 투덜대거나 까탈스럽게 굴지 않고

무의미한 말을 시끄럽게 하지 않고

떼 지어 몰려다니지 않고 나대지 않으면서도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가능한 한 계속하는 것. (241p.)

 

 

짧은 평.

임경선 작가의 책 <자유로울 것>은 역시 호.

전작 에세이도 얼른 꺼내 읽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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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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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개정 도서정가제가 시행되기 전, 부랴부랴 사재기하듯 구매했던 책들 사이에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 있었다.

읽은 이들은 다들 추천하지만 그다지 와닿지 않아서 방치하고 있었는데 이동진님의 팟캐스트 빨간책방에서 소개된 것을 듣고 나서야 아니 87회 방송을 두세번 정도 들은 후에 책을 펼 수 있었다.


초입부부터 놀랐던 것은 열살.. 아니 열네살 아이가 세상을 보는 시선이 이렇게 냉소적일 수 있다는 점이었다. 주인공 모모는 창녀인 엄마에게서 태어나 창녀출신인 유태인 로자아줌마에게 길러진다. 특이한 점은 그는 아이들 특유의 삶에 대한 막연한 희망을 갖지 않는다.

슬퍼하지도 크게 기뻐하지도 않고 그저 자신의 삶을 하루하루 살아갈 뿐.


아이가 내뱉는 말이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읽는 동안 괜히 마음이 아프다. 어린 나이에 너무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가는 모모. 가끔씩 그 이름이 생각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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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

하밀 할아버지가 했던 말에 대해 많이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할아버지가 틀린 것 같았다. 내 생각에는, 정의롭지 못한 사람들이 더 편안하게 잠을 자는 것 같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은 남의 일에 아랑곳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정의로운 사람들은 매사에 걱정이 많아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다.


061

지금 생각해보면 그는 정말로 그렇게 되리라고 믿었던 것 같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사람이란 자기가 한 말을 스스로 믿게 되고, 또 살아가는 데는 그런 것이 필요한 것 같다.

062

발길로 엉덩이를 차인다든가 하는 밖으로부터의 폭력은 도망가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안에서 생기는 폭력은 피할 길이 없다. 그럴 때면 나는 무작정 뛰쳐나가 그대로 사라져버리고만 싶어진다.

113

법이란 지켜야 할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나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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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해도 괜찮아 - 불쾌한 터치와 막말에 분노하는 당신을 위한 따뜻한 직설
이은의 지음 / 북스코프(아카넷)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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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에 다니던 저자가 실제로 직장 내 성희롱의 피해자가 되어 해당 기업을 상대로 싸워 이겼고, 그 후 37살의 나이로 로스쿨에 들어가 변호사가 되었다.

그녀는 왜 안정된 직장인 대기업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을까. 무엇이 그녀를 변하게 했을까. 그 이유가 궁금해 펼쳤다.


책에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 뿐만 아니라 여러 여성들의 실제 사례들이 나온다. 어쩜.. 하나같이 막막하고 화가 나고 안타깝다. 여성들은 왜 힘들게 들어간 직장에서 아니 삶을 살면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가. 남자들이라면 한번도 느끼지 않았을 위험을 왜 매사 조심하며 살아야 할까?

계급사회에서 상대적으로 약자의 입장에 설 수 밖에 없는 여성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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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

'처리가 어떻게 되느냐'는 표면적으로 피해자의 적극적 소명이나 가해자의 반성에 의해 좌우될 것 같지만, 실상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둘러싼 주변인들의 시선과 태도에 달려 있다.

우리 대부분은 가해자나 피해자가 될 확률보다는 그들의 주변인이 될 확률이 높다.

그래서 강의를 할 때마다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가해자의 시선에 동일시되어 있는 현상을 지적하면서, 존중과 배려가 살아 있는 세상을 꿈꾼다면 좋은 주변인이 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들에게도 궁극적으로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게 아닐까 싶다.

 

 

050

어른들은 젊은이들을 향해 걸핏하면 꿈이 뭐냐 묻는다. 꿈이 없다고 하면 왜 꿈이 없느냐고 타박하고, 꿈을 이야기하면 헛된 꿈을 꾼다고 훈계한다.

사회는 청춘들에게 꿈을 꾸라는데, 시험 보고 통과되는 종류가 아닌 꿈을 꾸기 시작하면 청춘의 삶은 고달파진다.

누군가는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하지만 왜 꼭 아파야 하는지, 아니, 아프면 꿈이 실현은 되는지 알 길이 없다.


 

190

직장 내 성희롱은 성문제가 아니라 계급의 문제다. 여성이어서가 아니라 약자여서 발생한다.

즉 직장 내 성희롱의 피해자가 여성이 많은 이유는 직장 내에서 통상 여성이 약자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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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는 정리의 힘 - 정리만 했을 뿐인데 돈, 시간, 의욕이 생긴다
윤선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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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미니멀라이프, 심플라이프를 실천해야지하며 집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임신으로 인해 몸 상태가 극도로 불안정해지고 누워있어야만 하는 상황이 오자 집을 남편에게 맡기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한달하고 두달이 조금 안되게 지내자 우리집은 점점 조금씩 무언가 쌓이기 시작.

왜 그렇지? 남편이 청소도 잘하고 정리도 하고 있는데 내 성엔 차지 않는달까?

그러던 와중에 이 책을 발견하고 앞부분을 읽었는데, 어머. 이건 꼭 봐야겠어! 지금 나에게 딱 필요한 내용이다~!

 

 

[옷 관리 부분] 

분기별로 옷정리를 하며 비워내고는 있지만 사실 맘처럼 팍팍 정리하는건 아닌지라, 마음이 약해질 때 한번씩 다시 상기시키면 좋을듯 하다.


- 해진옷은 버리고, 화려한 옷은 이제 잘 손이 가지 않는다

- 사이즈가 작아진 옷은 상태가 괜찮으면 다른이에게 나눠줘야지

- 불편한 옷은 원래도 안입으니까 미련 없이 처분하고

- 교복은 예전에 정리했다

- 예전에 유행한 옷은 요즘 하루가 다르게 입고싶은 옷이 나오는데 가지고 있어봤자 뭐해.

 

 

 

[보험관리 부분]

- 보험은 정말 가입 초기에만 관심갖고 아프기 전까지는 관심도 없는데 한번 사이트에 접속해서 확인해 봐야겠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것이 있다면 체크해야지.

- 휴먼계좌 조회하는 사이트도 있다해서 들어가 조회해 보니 큰돈은 아니지만 몇만원 정도 모르는 돈이 있었다. 이 또한 이번주 내로 정리해서 다른 통장에 옮겨놔야겠네.

 

 

[책관리 부분]

내가 책 정리를 하고 있다. 이건 몇 년 전부터 조금씩 실천중인데 일단 책을 읽어야 정리할 수 있는거라 처리 속도는 더디다.

그래도 집에 있는 책이 순환이 되는게 언제부터 좋아지고 한 유명작가의 말처럼 나중엔 내가 좋아하는 책들로만 꾸려진 책장을 갖고싶다.

 

 

<부자가 되는 정리의 힘>을 읽으며 옆에 연필이랑 포스트잇을 두고 끄적였는데 생각보다  책에 있는 내용들이 좋다. 기존에 미니멀라이프 관련 도서들을 읽으며 이론적이라 생각했던 것들도 이 책에는 실천에 응용할 수 있는 사례들이 많았다


비단 물질적인 것만이 아니라 시간, 마음가짐, 업무 등에 있어서도 적용해 보면 좋을 팁들도 있었고 책 속에 나오는 저자가 거론했던 다른 책들도 이어 읽고프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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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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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코의 미소>를 추천하는 작가,  사람은 많았지만 막상 읽기까지는 좀 시간이 걸렸다.
'최은영' 이라는 이름도 생소했고 사전 정보도 하나 없는 한국문학을 읽기에 내겐 다른 관심가는 책이 많았으니까. 하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작년 말 이 책이 왜 그렇게 인기를 끌었는지, 그때 난 이걸 읽지 않고 뭘했나 싶다. 그만큼 놀랐다.


김애란 작가의 단편을 처음 접했을 때 받은 생생한 표현력과는 달랐지만 그때와 비슷한 놀람이었다. 정세랑 작가를 발견하고 나와 비슷한 또래인데 이렇게 글을 잘 쓰는구나, 통통 튀는 글이네 했던 기억이 있는데 최은영 작가는 또 다르다. 생동감 있는 표현력이나 신선한 느낌보다는 그냥 다음을 지켜보게 된다. 시선 하나하나가 따뜻하고 그렇게 이야기의 끝을 따라가보면 먹먹함이 있다. 고작 중편소설집 한 권을 읽고 판단하기엔 이른가? 그렇다고하면 이 여운은 어쩌란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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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9
시간이 지나고 하나의 관계가 끝날 때마다 나는 누가 떠나는 쪽이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생각했다. 어떤 경우 나는 떠났고, 어떤 경우 남겨졌지만 정말 소중한 관계가 부서졌을 때는 누가 떠나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알 수 없었다. 양쪽 모두 떠난 경우도 있었고, 양쪽 모두 남겨진 경우도 있었으며, 떠남과 남겨짐의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도 많았다.

 

 

 

115
이십대 초반에 엄마는 삶의 어느 지점에서든 소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어린 시절에 만난 인연들처럼 솔직하고 정직하게 대할 수 있는 얼굴들이 아직도 엄마의 인생에 많이 남아 있으리라고 막연하게 기대했다. 하지만 어떤 인연도 잃어버린 인연을 대체해 줄 수 없었다. 가장 중요한 사람들은 의외로 생의 초반에 나타났다.

 

어느 시점이 되니 어린 시절에는 비교적 쉽게 진입할 수 있었던 관계의 첫 장조차도 제대로 넘기지 못했다.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생의 한 시점에서 마음의 빗장을 닫아걸었다. 그리고 그 빗장 바깥에서 서로에게 절대로 상처를 입히지 않을 사람들을 만나 같이 계를하고 부부 동반 여행을 가고 등산을 했다. 스무 살 때로는 절대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말을 주고받으면서. 그때는 뭘 모르지 않았느냐고 이야기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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