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 (테) - 하물며, 마음과 오감이 일치한다면 모두 최고의 『음악』으로 바뀐다.
테 (Te')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Te'의 음악을 뭐라고 설명하면 좋을까..
마땅히 표현할 말이 생각이 안 난다.
이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노래들처럼
별다른 '수식어'가 필요없는 앨범은 없기 때문이다.
음악은 거창한 미사여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단지 뜨거운 가슴과 열려 있는 귀만 있으면 된다.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있는가?
소리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가?
그럼 망설이지 말고 이 앨범을 집어들어라!

한가지, 일본 음악 아니 일본에 대해 근본적으로 반감을 가지고 있어서
일본에 대한 정치, 사회적 혐오감이 문화예술적인 측면까지 확장되어
국가적인 요인 하나 때문에 그 나라 문화의 모든걸 거부하는 닫힌 마음만 아니라면 말이다.
아니 그렇다 하더라도 이 앨범은 '일본 음악'이라는 물리적 태생을 감추면서라도
그냥 무조건 추천해주고 싶은 음악이다.
음악에는 국경이 없다는 말이 이만큼 잘 어울리는 앨범도 흔치 않다.

Te'는 일본의 포스트록 밴드이다.
포스트록이라는 장르 규정은 상당히 애매한 것이 사실이다.
보통 우리가 포스트록이라고 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는 대곡지향적,
또는 기타 노이즈를 중심으로 한 연주곡들을 연상하게 마련인데
사실 이러한 텍스트적인 설명들은 이 앨범을 들을 때 전혀 필요 없다.

첫곡부터 느낄 수 있다.
이 앨범에는 그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다는 것을 말이다.
록의 드럼 사운드에 감동해본적이 한번도 없다면 이 앨범을 들어보라.
테크닉은 물론이거와 변박으로 휘몰아치는 리듬은 가슴을 미친듯이 뛰게 한다.
앨범에 보컬이 없는 이유는 기타와 베이스, 드럼으로 모든 언어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GMC에서 라이센스한 Te'의 본 앨범과 얼마전 붕가붕가레코드에서 발매된Toe의 앨범은
J-Rock하면 기껏해야 Ellegarden이나 Siam Shade밖에 모르던 나에게
일본 락의 무시무시한 저변을 몸소 깨닫게 해주었다.
아니, 일본이라는 국적 따위는 버려버려라.

앨범 타이틀이고 앨범 제목이고 모두 일본어로 되어있어서 거부감이 이는가?
전혀 구애받지 말지어다.
앨범 수록곡들에 일본어는 단 한마디도 나오지 않을 뿐더러
단순히 태생의 족쇄 때문에 귀를 닫아버리기에는 이 앨범의 결과물이 너무나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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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tana - Supernatural [2CD Legacy Edition]
산타나 (Santana)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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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1999년은 산타나의 해였다.
아직도 <Smooth>가 울려퍼지던 세기말의 풍경이 생생하다.
미국은 물론이고 유럽, 아시아의 한국까지
롭 토마스와 산타나의 환상적인 하모니에 홀릭됐으니 말이다.

[Supernatural]은 노장이 된 카를로스 산타나에게 제2의 음악적 생명을 부여했다.
그리고 [Supernatural]이 발매된 지 10년이 지난 2009년,
산타나는 [Supernatural]의 10주년 기념 앨범을 발매한다.

앨범은 두장으로 되어있다.
첫번째 CD는 오리지널 앨범으로 무려 전곡이 리마스터링 되었다!
기타가 춤을 추는 황홀한 사운드를 좀 더 생생한 음질로 다시 접할 수 있다는 말이다.
특히 원판에선 다소 허전했던 리듬 파트에서의 음질 보강이 두드러진다.
이는 첫번째 곡 <(Da Le) Yaleo>만 들어도 단박에 알아차릴 수 있다.
키보드 솔로와 기타 애드립의 환상적인 플레이 뒤에 받쳐주는 탄탄한 리듬 악기 사운드를!

두번째 CD는 보너스 트랙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Supernatural]에 아쉽게 누락된
트랙들과 <Maria Maria> <Smooth> <Corazon Espinado>의 리믹스 트랙들이 실려있으며,
특히 [Supernatural] 앨범의 마지막 트랙에 수록되어 있던 에릭클랩튼과의
<The Calling>이 Jam 버전으로 수록되어 있어서
[Supernatural]을 좋아했던 이들이라면 결코 놓칠 수 없을 것이다.

오랜만에 다시 들어본 [Supernatural]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이 앨범이 명반이 될 수 있었던 건 단순히 콜라보에이션에 참여한 뮤지션들이
보컬 목소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작곡 단계에서부터 산타나와 함께 참여해
곡을 함께 조율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Smooth>나 <Maria Maria>같은 곡이 나올 수 있었으리라.

10년 전의 추억에 다시 한번 잠기게 해주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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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e - For Long Tomorrow
toe (토) 노래 / 붕가붕가 레코드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이런 음악을 들으면 흥분할 수밖에 없다.
통속적인 장르의 훌륭한 재해석은 그저 '좋다'라고 끝날 뿐이지만,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는 음악은 입에 거품을 물고 열광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바로 이 앨범을 들었을 때... 난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이 앨범을 사게 된 이유는 <After Image>의 M/V영상을 보고 나서이다.
개인적으로 보통 M/V를 볼땐 영상은 안 보고 클릭만 해놓고 음악만 들으면서
다른 인터넷 사이트 돌아다니면서 눈팅을 하는 습관이 있다.
그러다가 귀를 잡아끄는 음악이면 제목 한번 확인해보고, 그런 식이다.
이 뮤직비디오 클립 역시 그렇게 감상을 했었는데..
처음부터 이건 귀를 잡아끄는 수준이 아니라 온 정신을 혼미하게 했다.

그후 향뮤직에 들어가서 이 앨범에 대한 정보를 접한다.
일본 포스트락 밴드였다. 앨범 소개란에 링크로 걸린
후지 록 페스티벌 라이브 영상은 너무나도 자연스레 주문 버튼을 클릭하게 만들었다.

Post Rock이란 이름을 위시해서 우린 얼마나 많은 진부한 음악을 들어왔는가!
이건 마치 90년대 초반 Alternative Rock이 '대안'이 아니라 하나의 장르와 시대적 조류로
정형화되면서 문자 그대로의 '대안'으로서 가치를 잃어버린 것과 하등 다를 바 없다.
Post Rock이 진정한 록의 Post를 보여주는 경우는, 이젠 없다.

Toe는 Post Rock이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은 음악을 들려준다.

일단 가장 먼저 들어오는 건 후덜덜한 실력을 자랑하는 드러밍이다.
그리고 베이스, 기타를 차례대로 들어보면 악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문외한이라고 하더라도 음악애호가라면 얼마나 연주 실력이 대단한 지 알 수 있다.
포스트록이 흔히 지향하는 노이즈 그득한 기타사운드도 이들에겐 찾아볼 수 없다.
단지, 카랑카랑하고 깔끔한 트윈 기타로 청자들을 환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그렇다고 음악이 결코 어려운 건 아니다.
자세히 들으면 들을수록,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그들의 믿기 힘든 연주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난해한 곡 구성으로 대중들에게
일종의 '벽'을 만드는 매니아틱한 음악은 결코 아니다.
<After Image>와 <Two Moons> <グッドバイ>를 들어보라!  
이들의 연주가 훌륭한 이유는 연주 실력 그 자체에 대한 '과시'에 있는 것이 아니라
훌륭한 연주가 각각의 곡에 기가막히게 스며들어가는 자연스러움에 있다.

아.... 아직도 흥분이 가시지 않는다.
이 음반을 라이센스 해준 붕가붕가 레코드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온갖 음악에 식상해 있다면 당장 Toe의 앨범을 집어들어라.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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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태풍(NoiTyPoon)1집 - Disney Punk
뇌태풍 노래 / 미러볼뮤직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뇌태풍을 처음 접한 건 <너무많은 너무적은>이란 곡이었다.
일종의 노랫말의 신세계 였다고 할까..
중얼중얼거리는 가사에 담겨 있는 함축적 미학은
그 어떤 힙합의 디스나 육두문자보다 더 신랄하고 정확했다!

이후 <첫사랑이 생각나는 이밤>이라는 싱글 곡을 듣고
큰 기대를 하며 그들의 데뷔 앨범을 기다리다 지쳐갈 때 즈음
드디어 뇌태풍의 데뷔앨범이 나왔다!

[Disney Punk]라는 앨범 타이틀처럼 전체적인 분위기는 아기자기한 만화를 연상하게 한다.
익살스럽게 멤버 소개를 하는 첫곡 <난>부터가 그렇고  
<토끼>나 <요술 팔베개> <기억하고 있니>같은 곡들이 그렇다.
그런가 하면 <하루>같은 곡에서는 기존 밴드의 이미지와는 다른 '진지한' 모습을 볼 수 있고,
연주곡 <NoiTyPoon>에선 의외로(!) 탄탄한 연주력과 감성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연주곡과 뒤이어 나오는 <너무많은 너무적은>을 앨범 최고의 곡으로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없진 않다.
일단은 <너무많은 너무적은>이 워낙에 출중한 곡이다 보니까
각각이 곡들이 평균 이상의 완성도는 보이지만 이 곡을 능가하는 곡을 찾기란 쉽지 않다.
트랙 배치에서도 아쉬움은 느껴지는데, 같은 곡 <토끼>를 편곡만 달리해서
연달아 늘어놓은 부분은 무슨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상당히 아쉽다.
또한 <요술 팔베개>같은 곡은 멜로디가 전개가 너무 매끄럽지 못한 느낌이 드는 점도 아쉽다.

그럼에도 이 앨범을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근래에는 인디씬에서도 보기드물게 통통 튀는 매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 즈음에서 한창 유행하던 '홍대 얼짱'들의 음악들이
그 상징성에 비해 시큰둥한 결과물들로 인해서 실망감을 안겨줬다면,
2010년 벽두에 등장한 뇌태풍의 1집 데뷔앨범은
비록 2년이라는 텀이 있지만 그 실망감을 극복해주기에 충분한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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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형 두번째 소품집 - 봄의 기적
이지형 노래 / 해피로봇레코드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이지형처럼 팝음악을 잘만드는 뮤지션은 분명 우리나라에 얼마 없다.

다만 그가 언더그라운드를 중심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대중음악계의 굵직굵직한 작곡자들, 뮤지션들에 비해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그가 만들어낸 팝음악은,
특히 기가막힌 멜로디메이킹은 도통 마르지가 않는다.
1집부터 첫번째 소품집에 이어 2집을 지나 이번 두번째 소품집까지..

이지형의 음악을 처음 만났던 건 위퍼 시절이었지만
이지형의 음악을 집중적으로 들었던 건 그가 솔로 앨범을 발표한 2006년 이었다.
<Radio Dayz>가 타이틀 곡으로 있는 이 앨범에서 보여준 대중적 감각은
확실히 사람들의 귀를 기울이게 하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의 첫번째 소품집 [Coffee & Tea]는 <빰빰빰>이라는 걸출한 곡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모든 곡을 관통하는 수려한 멜로디 라인을
이지형이란 뮤지션을 범상치 않은 인물로 각인시켜주기에 충분했다.
이는 2008년에 발매된 2집 [Spectrum]에서 그의 음악적 역량을 만개하며 절정에 이른다.

얼마전 나온 이 앨범, [봄의 기적]에서 느낄 수 있었던 건 "여전하다"였다.
이는 결코 '진부하다'는 표현과 동의어가 아니다.
여전히 그는 끊임없이 훌륭한 노래들을 뽑아내고 있었다.
이지형 음악의 가장 큰 특징인 섬세한 멜로디라인이 여전히 살아 숨쉰다.
네 장의 앨범을 발표하면서 한번은 주춤할만도 한데 그의 팝적 감각은 마르지가 않는다.

특히 이번 앨범에선 과거의 세장의 앨범에선 쉽게 보지 못한 차분한 면을 볼 수 있다.
<전화>나 <내가 없는 하루> <늘 묻고 싶었던 말>과 같은 노래 등에서 느낄 수 있다.
최고의 곡 <불면의 기행>에선 이지형표 어쿠스틱 팝음악의 절정을 보여준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앨범 타이틀과는 다르게 무거운 노래들이 많이 있어서
'봄'과는 그리 어울리는 앨범이 아니라는 점이다.-_- 오히려 겨울이나 가을과 어울린다.

이지형은 상당히 어중간한 인지도를 얻고 있다.
비록 토이의 객원보컬로 최근에야 많은 주목을 받고 있긴 하지만
인디씬에서도 '열성 팬'이 아니라면 시큰둥한 반응이고,
얼굴이 너무 잘나서(?) 음악적으로 주목을 크게 받지 못하는 경향도 있다.
대중음악씬에선 인디 뮤지션이라는 고정관념 때문에
별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지만 그의 음악은 씬을 넘나들 수 있는 힘이 있다.

이지형은 하늘과 땅처럼 분리된 인디와 메인스트림 간에
음악적 교두보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충분히 있다.
그 이유가 바로 이 앨범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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