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소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 북다 / 2025년 2월
평점 :
이 글은 초대권(도서)을 제공 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나는 올해로 쉰 살이 되었는데, 이를 기념하며 전집을 간행하기로 했다. 마흔 살 쉰 살 이렇게 10년씩 생애를 구분 짓는 건 일종의 편의이자 감상이며, 대체로 인간의 태만한 습성에 불과해서, 내 정신의 진실로는 내키지 않지만, 이런 관습의 파도에라도 젖지 않으면 살아생전에 전집을 낼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으리라. 쉰 살이라는 나이의 실체와 실감은 무엇일까. 하지만 그것은 확실히 존재하며 아울러 쉰 살에 접어든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게 분명하다. 이는 사람마다 제각기 다르겠으나 시대의 흐름으로 보자면 쉰 살인 사람 모두가 똑같다고도 볼 수 있다. 똑같다는 생각은 하나의 구원이 되기도 한다. 아무튼 나는 여태껏 내 나이에 대하 제대로 깊이 있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오히려 어릴 때 더 생각했던 듯하다. 나의 소년 시절 비애는 요절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부모가 단명했다는 사실이 늘 나를 따라다녔다. 쉰 살이 된 나는 이미 아버지와 어머니보다 오래 살았다. 용케 쉰 살까지 살았구나 싶다. 내 주변에 시체가 겹겹이 쌓여 간다는 느낌도 쉰이 되면서 깊어졌다. 소년을 읽으면서 사랑을 하지만 사랑받고 있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고, 혼자만 사랑하는 것 같았다. 소년 책에 빨간 꽃이 그려져있는데 책과 잘어울린다 생각이 들었다.
#소년, #북다, #가와바타야스나리,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컬처블룸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