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겨울 냄새가 나서 멈춰 섰다. 정확히 말하면 그리운 냄새에 발이 멋대로 멈췄고 몇 초 뒤이 '아, 이건 겨울 냄새야.' 하고 이해한 것에 가깝다. 눈이 내리는 것도 아니고, 오늘은 특벌히 춥지도 않다. 아타미역 앞의 상점가에는 온천 만주 가게와 특산품 가게가 쭉 늘어서 있고 저녁 시간인데도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무의식중에 걸음을 멈췄던 것 같다. 조금 앞쪽에서 한다 렌야가 의아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는 게 보였다. "아무것도 아냐" 하고 고개를 가로젓고 나서 렌야를 따라잡았다. 지금은 저 인파에서 빠져나가는 게 가장 급한 일이었다. 평소 대학교에서 집에 올 때는 역 앞의 샛길을 지났다. 상점가가 내리막길로 되어 있는 탓에 이쪽으로 가다 보면 집까지 가는 길에 오르막길이 하나 더 늘어나게 된다. 그보다 큰 문제는 내가 사람 많은 곳을 싫어해서 금세 진리 빠진다는 점이다. 같은 세미나 그룹에 속하게 된 뒤부터 지금까지 렌야의 모습은 바뀌지 않았다. 벌꿀색으로 물들인, 나보다 가느다란 머리카락에 동그란 눈과 얇은 입술, 밝은 성격 덕분에 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한편 나는 내가 먼저 말을 건네는 걸 어려워해서 어딜 가든 '아싸'로 구분된다. 오랜 거짓말이 끝나는 날에를 읽고나서 이모라는 분이 엄마라는 것을 알았을 때 놀라웠다. 부모가 자기 친부모가 아니었을 때 어땠을까 참 안타깝기도 했다. 어쨋든 사랑은 어려운것 같다고 느꼈다.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북유럽, #오랜거짓말이끝나는날에, #이누준, #알토북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