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묻은 날은 부슬부슬 엷은 비가 내렸다. 땅속까지 흠뻑 스며들지 않는, 사물을 슬쩍 스치고 지나갔다가 그대로 투명하게 사라지고 마는 듯한 존재감이 옅은 비였다. 어린 시절 살았던 시애틀 포트 루이스와 텍사수 킬린에서 아시안 여성은 보기 드문 존재였다. 사람들의 시선은 엄마의 검은 머리와 동양인 특유의 선이 가는 얼굴 윤곽에 다른 이들을 볼 때보다 몇 초 정도 더 오래 머물곤 했다. 엄마의 어눌한 영어 실력과 말할 때마다 스스로가 외국인임을 여실히 드러내는 강한 억양을 접한 사람들은 즉각적으로 엄마를 향한 관심을 접었다. 엄마의 존재감은 아주 빠른 순간 반짝였다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짧은 순간 투명하게 반짝이다가 그대로 증발하고 마는 저 빗방울들처럼. 때로는 그 짧은 답변을 하면서도 엄마가 필사적으로 상대방과 자기 사이에 투명한 벽을 치고 싶어 한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럴 때는 엄마의 그러한 태도가 수줍음과 영어에 대한 자신감 부족이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엄마는 사람들이 영어로 말을 거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했다. 영숙과 제이드를 읽으면서 한 여자의 삶속에 들어가 있는것 같았고, 한 여자의 삶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표지는 여자가 그려져있는데 영숙과 제이드를 표현한것 같아서 잘그린것 같다.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무상 지원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영숙과제이드, #리프, #오윤희,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컬처블룸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