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의 진찰실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 박수현 옮김 / 알토북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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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화 한여름 한낮을 걷다 한여름날 오후. 검은 기와를 구울 기세로 내리쬐는 햇살에 옛 수도의 길목에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새벽부터 길에 뿌린 물도 완전히 말라 아스팔트가 하얗게 빛나고 있다. 대로에서 벗어난 후미진 주택가는 조용했다. 호코지 사찰과 가까운 이곳은 민가와 목조 건물, 낮은 아파트가 옹기종기 늘어서 있지만 출퇴근 시간만 제외하면 인적이 드물었다. 그 조용한 오후, 마치 데쓰로는 왕진을 나왔다. 앙상한 가슴에서 청진기를 떼며 데쓰로가 말했다. 사카자키 씨는 얇은 이불 위에 누운 채 야윈 볼을 움직였다. 데쓰로는 어려운 질문을 받은 양 드문드문 섞인 흰머리가 섞인 머리를 긁적였다. 데쓰로가 청진기를 왕진 가방에 집어넣으며 말을 이었다. 사카자키 씨는 쓴웃음을 지었다. 데쓰로는 펜을 들고 진료 기록부에 소견을 적었다. 사카자키 유키오, 74세, 남성, 진단명 위암, 4기. 사카자키의 암세포는 이미 간으로 전이되어 황달 증세까지 보인다. 지난해부터 항암제에 심한 부작용을 보여 본인의 의사에 따라 치료를 중단했다. 지금은 가까스로 조금씩 움직이머 자택에서 생활하는 그를 위해 데쓰로가 왕진을 온다. 왕진이라 해서 특별한 건 아니고 2주에 한 번씩 들러 간단하게 진찰하고 대화를 주고받는 것뿐이다. 스피노자의 진찰실을 읽으면서 환자를 치료한다는 게 어렵다고 느꼈고 대단하고 감사하다고 생각했다. 그 노력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존경하고 감동적이었다.



북유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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