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작고 환했을 때 산타는 낮이고 밤이고 시도 때도 없이 울어젖히던 내게 자전거 한 대를 선물로 줬다. 산타는 아빠로 밝혀졌고 자전거는 삼천리였나 알톤이었나? 아무렴 손잡이에 앙증맞은 스티커가 붙은 자전거를 타다가 내리막 길에서 자빠진 탓에 나는 떡니에 커다랗게 금이 가 버렸다. 그때 너무 많이 울어서인지 이제 나는 웬만한 일 갖고는 잘 울지 않는다. 비상계단에서 뒤로 자빠진 아빠가 두부 손상으로 세상을 등졌을 때도, 회사로부터 하루아침에 해고 통보를 받았을 때도, 지금처럼 겨울 햇빛이 너무 눈부실 때도 눈 하나 끔뻑 안 한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혀 죽었듯이 이제 그 모델은 세상에 없고, 내가 제일 작고 환했을 때부터 나는 단종을 멸종이라고 부르는 걸 좋아했다. 벌써 9년째 영화판에 몸담고 있는 옹순모는 이제 그 판의 가장자리에, 끄트머리 중의 끄트머리에 가까스로 몸을 걸치고 있는 신세였다. 가업은 안 물려받고 헛물만 켠다는 점에서 우리는 일견 비슷한 처지였지만 그래도 옹순모보다야 내 상황이 좀 더 낫긴 했다. 다음번의 일은 늘 다음으로 미뤄두고서 우리는 차마 스스로를 죽이지 못해 시간을 죽이러 가곤 했다. 빛처럼 비지처럼을 읽으면서 사랑은 단순한것 같다고 생각했다. 표지에 하트가 그려져 있고 음식이그려져있는데 사랑스럽고 잘어울린다.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제품 또는 서비스를 무상 지원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빛처럼비지처럼, #북다, #이선진,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컬처블룸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