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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과 함께 서쪽으로
린다 러틀리지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0월
평점 :
배들이 공중을 날아다녔고, 도로 위에 강처럼 물이 흘렀고, 전선들은 사방에서 불꽃놀이처럼 터졌고 집들은 비명을 지르는 사람들과 함께 바다로 휩쓸려 떠내려갔다. 그저 바다를 보고 폭풍이 다가오는 걸 짐작해야 했고, 심상치 않은 바람과 비가 불어닥치면 구름의 상태를 보며 상황이 얼마나 나쁜지 파악해야 했고, 살아남기 위해 재빨리 대처해야 했다. 내가 비쩍 마른 몸뚱이로 부둥켜안고 있던 부두의 기둥은 공중으로 뽑혀 날아갔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나는 도랑에 처박혀 있었고 어떤 부랑자가 내 카우보이 부츠를 벗기려 하는 상황이었다. 어찌 된 일인지는 몰랐지만, 나는 여기저기 검붉은 멍이 들고 피가 나는 것과 바지 멜빵이 튀어 날아간 것 외에는 말짱했다. 그래서 내 주변의 살아남은 세상이 도움의 손길을 찾고 영구차를 소리쳐 부르고 있을 때 나는 얼굴에 말라붙은 핏자국을 닦아 내고 바지춤을 움켜잡고 힘들게 두 발로 일어섰다. 기린과 함께 서쪽으로를 읽으면서 여자와 아저씨는 나중에 늙어서 찾아갔을 때 죽고없지만 인생이란게 참 슬프다는것을 느꼈다. 기린도 잘 데려다줬고 그렇게 이별을 했는데 보람있고 아쉬운 마음도 들었을 것 같다. 표지는 기린과 여러가지 그림이 그려져 있지만 제목과 잘 어울린다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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